관성의 법칙이 적용되는 구역이기 때문에
데미안에 이 구절은 참 유명하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트려야 한다.
말공부와 마음공부 앞에서도 이 문장은 유효하다.
그러나 새는 하나의 알을 깨고 나오면 태어날 수 있는 반면
사람의 말과 마음은 알을 한 번 깨는 것만으로는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날 수 없다.
파충류가 자라면서 허물을 벗듯이 내 안의 알을 끝없이 깨어가야 한다.
예전에 심리상담전문가 과정을 들은 적이 있다.
나이가 지긋하신 박사님이 자격증 수업을 이끄셨는데
청중의 수준을 고려해 심리학이라는 학문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 빗대어 심리학에 대해 잘 알려주셨던 기억이 있다.
그중에서 성격에 대한 설명을 하시며
예전에 가부장적이던 성격을 바꾸어 부인에게 잘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말씀을 하셨다.
성격을 노력해서 바꾸었다고 해도 빈도수가 줄었을 뿐
순간순간 자신의 기존의 성격이 나올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부인에게 사과를 하곤 한다고 했다
현실적이고 진솔한 말이었다.
그때 그분의 말씀은 나에게 많은 힘이 되었다.
'왜 이렇게 안 바뀌지?' '그렇게 노력했는데 왜 또 돌아온 거지?' '나는 이렇게 살아야 하나 봐'
'나는 안되나 봐'라는 생각에서 벗어나게 해 준 시간이었다.
그때는 심리학을 지금보다 더 잘 모르던 때라 심리학을 평생 해오신 분도 저렇게 노력하는데
도 닦는 마음으로 하는 것이 말공부, 마음공부구 나를 생각하게 해 준 시간이었기도 하다.
지금도 순간의 감정에 휩싸일 때면 그분의 태도가 떠오른다.
말공부, 마음공부는 베이킹 기술처럼 한번 정확하게 익히면 그 기술을 계속 보유하는 것이 아니라
노력을 해서 바뀌었다고 하더라도 또다시 부족한 부분으로 돌아갈 수 있음을 알고
좋은 마음이든, 안 좋은 마음이든 또다시 생겨날 것을 대비하는 마음까지 마음공부라는 것.
늘 자신과 타인을 경계하고, 자신과 타인을 포옹하며 살아야 하는 것이 말공부, 마음공부이고 안다고 해서 행함이 쉽지 않은 것이 말공부, 마음공부라는 것을 마음에 새겼다.
도를 닦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다양한 독서와 자기반성이다. 이 방법을 통해 살면서 만들어지는 딱딱한 허물을 깨어가는 엄마로, 아내로, 친구로 , 가족으로 살아내야 지. 이 의지를 기억하며 육아를 향하여 비장하게 집으로 향해본다. (요즘 한창 떼쓰기가 늘어난 둘째와 함께하는 현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