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복작가 Oct 31. 2023

글을 쓴다는 건

글을 쓴다는 건, 내 인생의 앨범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생각을 한다. 그 생각이 머릿속에서 가지런히 정리되는 경우는 드물다. 대부분 이런저런 생각과 섞여 잡념이 되어 정처 없이 떠돌다 흔적 없이 사라진다. 많은 생각들이 어디로 가서 사라질까? 궁금할 정도다. 생각을 앨범으로 남겨 나중에 추억으로 곱씹는 방법은 글을 쓰는 것이다. 생각을 글로 옮기면 기억으로, 때로는 감동으로 잡아둘 수 있다. 생각을 글로 옮기고 글로 표현하면서 생각이 정리되기도 한다. 머릿속에서 떠돌다 흔적 없이 사라지는 일상을 글이 인생의 한 페이지로 붙잡아 둔다.     


글은 매일 쓰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매일 글을 쓰는 방법은 감사일기였다. 그런데 감사일기를 쓴 지가 언제인지 생각도 나지 않는다. 브런치에 글을 마지막으로 발행한 지도 오래전의 일인 것 같다. 최근에 잡념과 정리되지 않는 일상으로 힘들었던 이유 중 하나가 글을 쓰지 않아서였나 보다. 매일 글을 쓰면 글 쓰는 능력도 늘어난다. 처음 글을 쓸 때는 여러 가지 생각으로 잘 써지지 않는다. 글의 소재를 찾고, 문법, 어순, 오자 등을 맞춰서 하고, 다른 사람에게 글을 잘 쓴다는 칭찬을 듣고 싶다는 욕심이 앞선다. 글을 쓰는 것이 재미가 아니라 일처럼 느껴진다. 이조차 매일 글을 쓰면 없앨 수 있다. 매일 글을 쓰다 보면 생각한 것이 글로 술술 풀려 나온다. 얽히고설킨 실타래를 푸는 것과 같은 쾌감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매일 글을 쓴다는 건, 나에게 행복을 주는 일이다.      


하지만 꾸준한 글쓰기를 방해하는 것이 있다. 바로 핑계이다. 최근 브런치를 포함해서 감사일기, 컬럼 등을 전혀 쓰지 못했다. 눈이 아파서, 업무로 바빠서,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 등이 글을 쓰지 못한 이유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러한 이유는 단순한 핑계에 불과하다. 글을 쓰는 시간은 그리 많이 걸리지 않는다. 누구나 항상 하는 생각을 그냥 글로 표현하면 된다. 너무 잘 쓰려고 하지 않으면 글은 내 일상을 글로써 나와 공유하는 것이다. 업무로 바쁘고, 여유가 없다는 등의 이유는 핑계이며, 핑계는 또 다른 핑계를 만든다. 그 핑계에 나를 가두다 보면 글을 쓰는 일은 점점 더 멀어진다.     


다행스럽게도 최근에는 글을 쓰는 방법이 매우 다양하다. 나는 지금도 버스 타고 가는 약 20여 분의 출근길에 이 글을 쓰고 있다. 핸드폰 메모 앱에 주저함이 없이 그냥 글을 써 내려가고 있다. 출근해서 단지 몇 분의 시간을 내어 오자 교정 등 약간의 편집만 하면 브런치에 한 편의 내 글이 발행되는 것이다. 이런 것을 디지털 노마드라고 했던가….     


글을 쓴다는 건, 정말 기쁘고 설레는 일이다. 생각을 정리해 주고 거침없이 써 내려가는 글을 보면서 일종의 쾌감도 느낀다. 글을 쓰면서 잡념도 사라지고 글을 쓰는 짧은 시간 동안 집중하게 되어 행복하다. 그래서 나는 오늘부터 글을 쓴다. 지금 너무 바쁜데 이 시기가 지나서 쓰겠다는 핑계보다 바로 지금부터 다시 쓰기로 했다. 감사일기와 브런치부터 시작해야겠다.

작가의 이전글 거북이가 달리기 경주에서 토끼를 이긴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