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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조이 라이프 Oct 13. 2024

들어가는 말 : 꾸준함을 연습할 수는 없을까

끈기 없는 다능인의 꾸준함 연습기

꾸준함을 연습하면 누구나 자신을 사랑하게 된다. - 윤조이 라이프



나는 정말 끈기가 없는 인간일까?

  늘 스스로를 무엇 하나 꾸준히 하지 못하는 끈기 없는 인간으로 평가해왔습니다. 20대에 들어선 후 10년 간 다양한 일들을 해왔지만, "그래서 너 대체 누군데?"라고 묻는다면 아직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만한 수준의 정의가 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


What's your color? I wanna know.
I could be red or I could be yellow
I could be blue or I could be purple
I could be green or pink or black or white
I could be every color you like

[스텔라장 - 'colors' 中]


  중국어 제로 베이스였던 저는 중어중문학과에 진학 후,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해 약 1년 간 창업멤버로서 중국 고객 대상의 서비스를 기획하고 운영했습니다. 중국어 과외를 하며 조금씩 생활비를 벌기도 했고요. 제품제조 플랫폼에서 기획자이자 마케터로 있는 동안 생긴 통계와 데이터에 대한 관심은 데이터 분석 석사로 이어졌습니다. 현재는 이 때 배운 데이터 전공과 기획자, 마케터 경험을 모두 살려 대기업의 데이터 PM(Product Manager)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1년 8개월 간 재미있게 지속 중인 웨이트 트레이닝 경험을 살려 브런치에 글을 쓰고 (관련 책을 출판해보려 합니다), 트레이너 자격증도 취득하며 또 다른 목표를 향해 전진하고 있습니다.


조각조각이어도 괜찮아

    위에 적은 내용만 해도 총 7가지 키워드가 있습니다. ’중국어’, ‘스타트업’, ‘Product Manager’, ‘마케터’, ‘데이터 분석’, ‘웨이트 트레이닝’, ‘작가’. 요즘엔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 흥미를 가지고 디깅(Digging)하며 커리어를 만들어 가는 사람을 '다능인(多能人)'이라고 부르더군요. 조각조각인듯한 시간들이지만 각 조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맨땅에 헤딩하고, 쓰러지고, 그러다 다시 훌훌 털고 일어나고는 했던 제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그 순간 순간의 시간들에 재미를 느꼈고, 몰입했던 것 같아요.


   분야의 경계 없이 가능성을 넓혀 가는 일은 누군가의 시선엔 그리 바람직하지 못한 일일 수 있습니다. ‘저러다가 죽도 밥도 안되지’, 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요. 조금만 뒤로 물러서서 제 20대를 조망해보니 도전했던 각각의 일마다 휴식기는 있었어도 결국 ‘현재’라는 지점까지 이어져오고 있었습니다. 알고보니 저는 쉽게 포기하는 사람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와 일을 저만의 템포로 지속해 나갈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나만의 이야기를 나만의 방식으로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아쉽게 생각하는 포인트가 있습니다. 이 도전의 조각들이 스스로가 만족할만큼 나라는 사람을 충분히 표상하고 있는가하면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먼저, 제가 납득할만큼 충분한 시간을 투자해보지 못했다는 것에 있고, 둘째로 그 속에서 얻은 지식과 경험 그리고 지혜와 철학이 저만의 언어로 표현되지 않았음에 있습니다.


  30대를 앞둔 이 시점에서 지난 10년 간 각 도전의 조각들을 어떻게 시작했고 지속해 갔는지, 또 그 속에서 얻은 저만의 철학이 무엇인지 정리해 두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브런치 매거진('꾸준함을 연습할 수는 없을까')을 통해 최소 1년 반 이상 애정을 가지고 이어온 9가지 일과 각 일들을 지속하기 위해 제가 한 일들을 돌아보고자 합니다. 앞으로의 10년도 이 9가지 일들과 함께하고 싶은데요. 이번 회고를 통해 각각의 일을 조금 더 규칙적으로, 꾸준히 해나갈 수 있는 저만의 방법을 발견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저처럼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고, 잘하기도 하는 다능인이라면 비슷한 불안을 겪었거나 겪고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 분야에 정착하지 못하는 끈기 없는 인간이 아니라 다양한 도전을 나름대로 꾸준히 해 나가며, 그 속에서 유일무이한 경험과 철학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저와 비슷한 바람을 가진 분이시라면 앞으로의 글들을 기점으로 함께 성장해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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