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스웨덴에 다시 갔다 왔다
최근에 브런치에 거의 글을 쓰지 못했다. 사실 쓸 이야기가 없다기보다는 사람의 습관이란 무서운 게 어느 순간부터 글을 쓰지 않으니 글을 쓰기가 쉽지 않았다. 책상에 앉아야지 오늘은 카페 가서 글을 써야지 마음속으로 되네여도 앉기까지는 천리길만큼 멀었다 그 와중에 나는 스웨덴들을 두 달가량 다녀왔다. 사실 그다지 달갑진 않았다 스웨덴을 싫어하지도 않고 좋아하는 편이지만 그래도 애증이라면 애증이고 무엇보다 다닐 만큼 다니고 살만큼 살았다는 생각에 그다지 끌리지 않았다. 그리고 스웨덴은 3년 만에 무언가가 드라마틱하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무엇보다 살인적으로 오른 비행기값이 나를 망설이게 했다.
이번의 스웨덴은 사실 여행이라기보단 뵙지 못한 친지들 그리고 엄마의 병환으로 급하게 정리하고 온 집과 나의 짐 새 비즈니스를 위한 미팅 그리고 임시보호한 개를 지인의 입양이 확정되어 이동봉사까지 있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나는 프리랜서고 장기로 해외를 나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사실은 두 달간 그냥 휴가면 좋으련만 체류비에 2인 비행기값 그리고 내가 키우는 우리 양이 비행기 임시보호하는 두두까지 두 마리의 강아지와 함께 출국하려니 돈이 꽤 많게 들었다 그래서 스웨덴에서도 계속 컴퓨터로 나는 일했다.
각설하고 3년 만에 간 스웨덴은 생각보다 많이 변해있었다 곳곳은 공사를 하고 스웨덴도 나름 심각한 주택난을 해소하기 위해서인지 새 아파트들도 많이 생겼다. 우리는 쇠데르말름에서 지냈는데 쇠데르말름은 10년 전만 여행을 갔을 때만 해도 그냥 힙스터플레이스 였다. 지금은 그냥 도시중심가였다. 스톡홀름은 어느새 내가 살던 때 보다 좀 더 회색빛의 도시가 되어 있었다. 도로에 자동차들도 늘었고 늘어난 차만큼 예전엔 보기 힘들던 비매너 운전자들도 늘었다. 공사를 하고 있는 탓인지 아니면 차 때문인지 몰라도 나무가 줄고 회색이 늘어난 느낌 그래서인지 사람들도 좀 더 경직되어 보였다
코로나가 휩쓸고 간 뒤 리오프닝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정말 많고 이전에는 볼 수 없는 풍경인 유명한 맛집은 줄도 서 있었다. 체감상 관광객도 많고 현지인들도 많았다. 유럽에 온 김에 스웨덴뿐 아니라 몰타와 폴란드 그단스크도 돌았다. 우습게도 유럽에서 태어나 스톡홀름에서 나고 자란 내 동거인은 여행을 딱히 좋아하지도 않고 나 홀로 여행은 더더욱 안 좋아하는지라 유럽여행을 가본 횟수가 나보다 훨씬 적다. 몰타와 그단스크는 내가 좋아하는 몇 안 되는 유럽의 여행지중 하나라 선택하였다. 솔직히 말하면 스웨덴여행보다는 두나라를 여행하는 것을 더 좋아했다. 다른 나라를 가는 시간을 제외하고 나는 계속 낮에 일하고 친구들이나 친지들을 만나는 삶이라 여행이라기보다는 다시 살러가는 느낌에 가까웠다.
그래도 오랜만에 스웨덴에 가서 좋은 건 그래도 살다와서 오로지 나만의 친구들이 거기 있고 아직도 내가 살다 간 흔적이 곳곳에 있다는 거다 냉정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파트너의 친구들과 절친히 지내는 사람들도 종종 있겠지만 나는 파트너의 친구는 어디까지나 파트너의 친구 나의 친구는 내가 내가 생활하며 내가 일하며 만난 오로지 나로 이어진 나의 친구들을 친구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스웨덴에서 오로지 나만의 친구들이 있기 때문에 오랜만에 그 친구들을 다시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게다가 스톡홀름은 강아지와 함께 다니기에는 너무 좋은 도시이다. 이전에도 썼듯이 기차나 지하철 버스를 켄넬 없이 함께 탈 수 있음은 물론이고 카페, 레스토랑, 심지어 옷가게까지 웬만한 곳은 강아지와 함께 다닐 수 있다. 그리고 여기서는 개나 아이를 싫어하는 것을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는 문화라 모든 사람들이 개에게 친절하였고 몇몇 상점들은 산책하는 개들이 지나가다 물을 마실 수 있게 물그릇을 입구에 놓아두기도 했다. 우리 강아지 양이는 다른 개와 잘 어울리는 편이 아닌데 내 친구네 개와는 같이 뛰고 잘 지내서 좋았다. 사람과 섞여 생활하다 보니 개들의 예민도도 낮아지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물가가 많이 올랐다 하지만 슬픈 건 스웨덴이 오른 만큼 한국은 더 올라서 올랐어도 부담스럽지 않았다. 심지어 몰타나 그단스크는 한국보다 훨씬 쌌다. 스웨덴은 이전엔 장바구니 물가는 스웨덴이 비싸도 외식은 한국이 싸다라고 했는데 지금은 한국이나 스웨덴이나 큰 차이가 없었다. 그리고 스웨덴에 한국문화원이 생겼다. 스칸디나비아 지역에는 한국문화원이 없었는데 올해 신설했다고 한다. 그곳에서 좌식으로 다도도 할 수 있고 한국음식 강습도 할 예정이라고 한다.
스웨덴에서 가장 좋았던 것 중 하나를 꼽으라면 외곽에 있는 성 일부 작은 섬이 있는데 섬 전체가 반려견놀이터다 드넓은 곳에서 강아지와 함께 오프리쉬로 놀 수 있다 날씨가 좋고 강아지가 있다면 아주 추천한다 단점은 지하철로 가기는 조금 어렵다 나는 친구의 차를 이용했는데 요새는 우버도 펫택시 서비스를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어서 강아지와 여행하기 편리하였다 끝으로 성에서 찍은 강아지섬 사진을 올리고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