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실박사 브런치]추석의 정의 및 남좌여우
가을의 한가운데 달이라고도 하는 한가위, 추석
정부는 추석 연휴를 포함해 향후 4주간을 잘 넘겨야한다고 했다. 그래서 코로나19 유행을 안정화시킬 수 있다면, 10월부터는 거리두기 조정이 가능해질것이라고 밝혔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가윗날만 같아라‘라는
말이 생각나는 추석이 얼마 안남았다.
음력 팔월 보름을 의미하는 추석은 연중 으뜸 명절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인 유교문화권이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에 추석 차례를 준비하는데 정성을 다한다. 왜냐하면 마음을 다해 차례를 지내는 것은 조상을 잘 모시는 상징이기 때문이다. 후손에게 복을 잇기 위해서라도 추석 차례의 의미는 무척 크기에 정성을 다해 준비한다.
추석을 표현하는 말들
추석은 가배(嘉俳), 가위, 한가위, 중추(仲秋), 중추절(仲秋節), 중추가절(仲秋佳節)이라고도 한다. 가위나 한가위는 순수한 우리말이며 가배는 가위를 이두식의 한자로 쓰는 말이다. 의미를 크게 두고 있는 명절인만큼 추석준비를 위해 집집마다 시간도 많이 걸리고 정성도 많이 들어간다. 뿐만 아니라 차례를 지내는 절차나 예법 하나하나에도 큰 의미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인사를 비롯해서 차례를 지낼때의 여러 가지 예절을 다시한번 미리 숙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추석의 어원
추석(秋夕)을 글자대로 풀이하면 가을 저녁, 나아가서는 가을의 달빛이 가장 좋은 밤이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달이 유난히 밝은 좋은 명절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따라서 ‘추석’이란 대단히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용어라 할 수 있다. 추석날 밤에는 달빛이 가장 좋다고 하여 월석이라고도 한다. 중추절이라 하는 것은 가을을 초추(初秋), 중추(中秋), 종추(終秋)로 나누었을 때 추석이 음력 8월 중추에 해당하므로 붙은 이름이다.
추석에 차례를 지낼 때 남녀 손의 위치
큰절을 할 때 남자는 왼손이 위로 올라간다. 그리고 여자는 오른손이 올라간다. 이것을 ‘남좌여우(男左女右)’라고 한다. 왼쪽이 남자를 나타내고 오른쪽이 여자를 나타낸다는 뜻이다. 절을 할 때 길사시와 흉사시의 손의 위치가 다르다. 학자마다 의견이 조금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차례나 기제사는 자손이 번창해서 조상을 섬긴다는 의미로 길사로 보는 견해가 많은 편이다. 그래서 추석 차례시에는 ‘남좌여우’ 즉, 남자는 왼손이 위로 올라가고 여자는 오른손이 올라간다.
남좌여우 유래
우리의 민속이나 수상手相・풍수風水 등에서 흔히 이야기하는 ‘남좌여우男左女右’는 음양론에 바탕을 두고 있다. 왼쪽은 양이고 오른쪽은 음이다. 즉, 남자는 왼쪽이 소중하고 여자는 오른쪽이 소중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래서 세배나 차례를 지낼 때 남자는 왼손이 위로 가도록 하고, 여자는 오른손이 위로 가도록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손과 손의 사이에 간격을 두지 않고 두손을 가지런하게 포개야 한다.
서로간의 예절을 다시한번
몸이 힘든 것보다 마음이 힘들어서 명절 증후군을 앓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도 그럴 것이 화상으로라도 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 아이들의 진학, 성적 문제 등이 대화의 주제가 되기 쉬운데 이것 역시 가족 누군가의 스트레스를 악화시킨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뿐만 아니라 동서 가족의 경제력이나 직업 등의 비교가 누군가의 속을 뒤집어 놓을 수 있음을 기억하자.
가까운 관계일수록 조심스러운 화제는 피하기
가족 친지관계일수록 경쟁적 갈등의 소지가 있는 주제는 되도록 대화중에 꺼내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실 머리로는 알면서도 입으로 어느새 새어나와 상대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경우가 있다. 그렇기에 어쩌면 이세상의 가장 먼 거리는 머리에서 입 또는 손까지의 거리가 아닐까 싶다.
추석같은 명절이 지난 후, 이혼 건수 증가
통계청 조사에 의하면 매년 명절을 보낸 직후, 이혼 신고 건수가 크게 증가한다고 한다. 이것을 일컬어‘명절이혼’이라고도 한다. 명절을 준비하고 보내면서 그동안 쌓였던 불평과 불만들이 명절 후에 터져서 결국 이혼까지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게 하려면, 시댁과 아내 사이의 중간다리인 남편의 역할이 무척 중요하다. 고부갈등을 겪고 있는 아내가 극복할 수 있도록 남편의 노력도 함께 따라야 한다.
명절증후군을 극복하는 큰 힘
아내의 수고를 인정해주는 남편의 한마디는 힘이 세다. 명절준비로 몸이 천근만근으로 피곤해도 ‘고생이 많지?’ 라고 남편이 진심어린 한마디는 아내들에게는 그 어떤 안마기보다 시원함을 준다. 한발 더 나아가서 적극적으로 명절준비를 같이 준비하는 신세대 남편들도 점점 늘어난다. 신세대 남편들은 ‘내가 뭐 도와 줄까?’라고 표현하지도 않는다. 왜냐면 명절준비는 아내의 일이 아니라 부부가 함께 해야 할 당연한 일로 여기기 때문이다.
부부의 배려
고생하는 아내에게는 남편 등 가족의 격려와 배려가 가장 큰 선물이다. 결국, 모두가 즐거운 명절이 되기 위해서는 모든 가족이 조금씩 일을 나누고 서로에게 조금 더 많은 배려를 함으로써 함께 치르는 축제라는 명절의 본뜻을 되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올 추석에는 며느리를 포함해서모든 이에게 ‘달빛이 가장 좋은 밤’그리고 ‘행복이 밀려드는 날’로 기억되면 좋겠다.
명절증후군의 원인
이것은 명절 때문에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아서 생기는 것으로 우리나라 고유의 문화에서 발생하는 일종의 문화증후군(culture-bound syndrome)으로 볼 수 있다. 사회문화적으로 볼 때 명절 때 모든 일의 부담이 여성에게만 전가되는 현실이 명절 증후군의 중요한 원인이 된다.
남편과 시부모도 명절 증후군
사실 알고 보면, 명절증후군은 이 땅의 며느리들만의 전유물은 아닌 듯싶다. 남편 역시 마찬가지로 명절이 다가오면 마음이 영 편치 못한 이유는, 명절 때면 극도로 날카로워지는 아내의 기분을 어쩔 수 없이 맞추는 것이 무척 부담스럽고 뿐만 아니라 몸은 방에서 과일을 먹고 TV를 보고 있어도, 거의 신경은 밖의 아내에게 쏠려 있기 때문이다.
부모와 아내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
밖에 나가서 아내를 도와주자니 부모님의 따가운 눈총이 아프고, 방에 앉아 있자니 후속타로 나올 아내의 신경질적인 잔소리가 뻔 하기에 가시방석이다. 명절 당일에 일이 터지지 않더라도 집에 돌아온 후에 아내와의 냉전 상태가 며칠씩 가는 경우가 많아 이제 명절이 다가오는 것이 자꾸 부담스럽게만 느껴진다고 하는 남편이 많다.
명절다운 명절을 보내는 방법
명절이 바로 이렇게 위험한 날이 되어가는 이유는, 사소한 일에도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아내와 자꾸 다투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자기도 역시 기분이 우울해지기 십상이다. 올해는 코로나블루까지 겹쳐서 대화 속에서 자칫 오해를 일으키는 말과 행동으로 인해 관계가 절단 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으니 특히 상대에게 관심을 갖고 배려해보자. 그러다보면 가족모두 함께 하지 못하더라도 이번 추석에는 가족 모두 보름달처럼 웃을 수 있는 명절이 될거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