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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dernez May 05. 2019

too much in a perfume

overdose [ˈoʊvərdoʊs] : 과다 복용[과잉 투여]하다

향수에도 '투머치'라는 개념이 있을까? 물론 있다. 보통, 한가지 향료를 과다하게 사용한 향수를 overdosed perfume이라고 하는데, 그런식으로 탄생한 향수들이 늘고 있는 추세이기도 하다. 예전 향수들이 '밸런스'를 추구했다면, 요즘 추세는 '개성'이기때문에 많은 니치향수들이 한가지 원료에서 영감을 받아 그 원료를 메인으로 조향되는 이유가 그 중 하나이다. 그 중에서도 지금까지 간간히 회자되는 향수를 몇가지 골라보았다.


클래식 향수 중에서도 클래식이라고 불리는 디올오 소바쥬. Hedione이라는 가볍고 깔끔한 자스민 플로럴향이 나는 향료가 overdose 되어있는 향수이다. 깨끗한 자스민향을 선두로 씨트러스한 탑노트와 오크모스의 조합이 그 시절에 신선한 충격을 가져다준 향수이기도 하다. 원래 남자향수로 출시되었지만 여자들에게 훨씬 더 인기가 있었다는 전설 아닌 전설도 있다. 


살짝 낯설수도 있는 꼼데가르송블랙페퍼. 이 향수를 처음 맡았을때, 이건 뭔가... 했었다. 정말 그냥 100% 후추 추출물을 맡는듯했었는데, 조금 더 맡아보면 강한 페퍼노트 뒤에 우디향과 은은한 머스크가 느껴진다. 보통 페퍼는 향수에 톡 쏘는듯한 프레쉬함을 주기위해 시트러스나 플로럴향과 블렌딩되어 조합되는데, 이렇게 overdose되어 나오는 향수는 꽤나 드물다. 너무 후추후추(?)해서 거부감이 들 수도 있으나, 도전정신으로 한번 시향해보기를 권한다. 


향수에 대해 조금 안다 하는 사람들은 안다는 Escentric MoleculesMolecule 01. 소문에 의하면 100% Iso E Super라는 향료를 쓴 향수라고 알려져있다. 하지만 한가지 향료를 썼다하기엔 너무나 다채로운 매력이 있는 향수라 조금 의아할수도 있을것이다. Iso E Super라는 향료는 본래 우디나 머스크쪽으로 분류되는데, 살에 닿으면 사용자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표현된다는 점이 특이하다. 어떻게보면 굉장히 단조로운 향수라고 생각될수도 있는데, 한가지 향료로 이런 효과를 낸다는 것은 그만큼 잠재력이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가지 단점이라면, 한국에서 찾아보기 힘들다는 정도?


번외로, 발망Vent Vert가 있다. 1947년에 출시된, 이제는 빈티지 향수로 분류되는 향수. Overdose인지는 확실하지는 않지만, 갈바넘이라는 향료를 굉장히 매력적이게 표현한 향수이다. 갈바넘노트 또는 그린노트라고 불리는 이 향은 많은 향수들에 쓰였으나(예를들면 샤넬의 No.19), 아직까지 Vent Vert를 넘는 향수는 없다고한다. 




이처럼, 꼭 많은 향료들이 들어가야 좋은 향수이지는 않다. 향료와 향료 간의 조합효과도 테스트해야하고 향수협회의 규정에도 따라야하니, 생각보다 조향하는 데에는 많은 규제들과 한계가 있다. 한가지 향료의 매력을 최대한 끌어내는것이 overdose 향수의 매력이자 조향사들에게는 하나의 도전이기도 하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많은 니치향수들이 이런 방식의 조향을 추구하고 있기에, overdose 또는 투머치가 하나의 향수트렌드가 되지않을까 조심히 예상해본다. 




editor. LUC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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