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금덩어리, 앰버그리스
오늘의 주제는 무엇인지 힌트를 드려 볼게요.
아래 노래 가사를 잘 음미해 보세요.
파란 바다 ♬ 저 끝 어딘가
사랑을 찾아서 ♪
하얀 꼬릴 세워 길 떠나는 ♫ 나는 바다의 큰 고래 �
- 바비 킴 ‘고래의 꿈’ 중에서 -
이번 글의 주제는 바로
네, AMBER 입니다. 고래와 AMBER, 대체 어떤 관련이 있는지 차근히 설명 드려 볼게요.
먼 옛날 고대 사람들은 나무나, 식물 줄기에 상처가 난 틈에서 흘러나온 resin이 굳어져서 노란색의 딱딱한 고체 덩어리가 되면 그걸 불에 태워서 의식이나 제사에 사용하곤 했습니다. 이 고체 덩어리 자체는 향기가 느껴지지 않지만, 가열해서 연소 시키면, 스윗하면서도 우디하고 스모키한 향이 나는데, 이 향을 앰버(amber)라고 불렀던 데서 amber 의 기원이 시작됩니다. 한국 말로는 ‘호박’이라고도 불리는 이 baltic amber, 즉 vegetal amber는 하나의 fragrance family이자 과거 여러 향수들의 주제로도 쓰였어요.
이후, 현대에 와서 amber note는 ambergris를 가리키기도 하는데요, 오늘은 이 ambergris 에 대해 좀더 자세히 언급해볼 까 합니다.
앰버그리스(ambergris) — 용연향 혹은 grey amber, ambre gris 라고도 부르기도 합니다. 많고 다양한 종류의 고래 중에서 오직 향유 고래 종만이 만들 수 있는 것이기에 그만큼 귀하고 값도 엄청 날 수 밖에 없어요.
향유 고래의 소화기관에서만 만들어지는 특유의 분비물이 있습니다. 향유고래가 물 속을 헤엄쳐 다니다가 이 분비물을 몸 밖으로 뱉어내면, 흰색의 물컹한 덩어리 형태로 바닷물 위를 둥둥 떠다닙니다. 물 위에 떠다니면서 햇빛과 소금물에 노출되는 과정에서 산화되어 점점 검은색이 됩니다. 그리고, 바람을 맞으며 점점 단단해져 갑니다. 실제로 앰버그리스의 가치는 연식이 길수록 높이 평가됩니다.
풍기는 향 또한 차이가 있어요. 밝을수록 애니멀릭하고 비료에 가까운 향이 난다면, 시간이 지나 어두운 색을 띄는 앰버그리스의 경우 좀더 가볍고 스윗하며 포근한 냄새가 난다고 해요. 그리고 앰버그리스는 물 위에 오래 떠 다녔기 때문에 salty 하면서도 watery, marine의 느낌도 함께 느껴진다고 해요.
앰버그리스는 현존하는 천연 원료 중에서 가장 지속력이 길다고 평가 받는 원료 중 하나입니다.
그렇기에 많은 향료 회사에서 천연 앰버그리스의 느낌과 유사한 원료를 인공적으로 만들어 보고자 하는 시도들이 있었어요. 대표적으로 FIRMENICH 에서는, 천연 ambergris의 향을 내는 주요 분자들을 포집, 분석하여 AMBROX 라고 하는 화학물질을 합성해 냈어요.
AMBROX는 현재에도 향수에 많이 쓰이는 향료 중에 하나입니다. 맑고 포근한 향을 은은하게 풍기면서 다른 향의 노트들이 오래 지속되도록 해주는 훌륭한 원료에요.
그렇다면, 이제는 에디터들이 직접 뽑은 대표적인 앰버그리스의 향수들을 여러분께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과거에는 앰버그리스가 이성을 유혹 하는 페로몬의 역할로도 쓰였다고 전해집니다.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자신의 매력을 어필해 보고 싶다면,
앰버그리스 노트의 향수를 뿌려보는 게 어떨까요?
Here goes nothing, who knows?
그럼, 이만 마치 겠습니다.
Au revoir.
Editor. N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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