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Sunday Kim
May 07. 2022
서향 방의 골든 타임은 오후 세시에서 다섯 시 사이.
주홍빛, 핑크빛 햇빛이 방안에 들어오면 온 물건이 예쁘다.
햇빛 때문에 소파가 사고 싶었다. 새하얀 걸로.
2년 동안 똑같은 방 구조가 지겹기도 했고.
가구를 남들보다 오래 보고, 잘 아는 터라 비싼 가구 브랜드 줄줄이 꿰고 있어서 두 달 세 달 고민했다.
근데 여러분도 한 번 고민해보세요.
이케아에서 60만 원 주고 소파를 산 다음 일 이년 뒤 버리는 것과 천만 원짜리 소파를 산 다음 7년 정도 잘 쓰다가 중고 시장에 4백만 원에 파는 것 중 어느 게 더 현명한 걸까?
이 부분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봤는데, 결론은 ‘지금은 아니지. 흔쾌히 그 돈을 쓸 수 있을 때 그렇게 하자.’로.
약간 힘 빠지긴 해도 나의 로망 새하얀 소파를 들이기로 했다.
발갛게 달아오른 햇빛이 드리워질 때 그 색 그대로 머금는 새하얀 소파가 갖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오늘 이케아에 갈 거다.
어제저녁 열한 시에 엄마한테 카톡을 보냈다.
‘이케아 갈까?’
‘엄청 막힐 텐데’
.
‘그래도 가자고?’
주말에 서울 밖을 나서기 망설이는 이유 중 하나는 교통이다.
길에 버리는 시간이 왜 이렇게 아깝고 피곤한지.
남양주는 카페 입구까지 차들이 줄 서 있더라.
그런데, 안 되는 이유를 생각하면, 하고 싶은 게 단숨에 꺾인다.
하고 싶은 이유를 먼저 생각하자.
토요일에 이케아 가는 것도, 새하얀 소파 보는 그 설렘을 생각하며 가자.
소파 하나 사는 것도 이런데,
하물며 내 일과 사랑은 또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