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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밍이 Jan 14. 2021

십 만전자 시국에 '나'로 살아도 괜찮을까요?

서른두 살이 느끼는 혼란과 주관


'나'로 살아도 괜찮은 걸까?


"삼성전자, '십 만전자' 가나? 장중 9% 급등"...

 지금까지의 내 인생을 돌아보고자 하니,

 고단했던 수능을 지나 평범한 대학생이 되었고 집이 넉넉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수많은 꿈들을 꿔 보지도 못한 채 20대를 공무원에 대한 소망으로 보내버렸다.


어릴 적엔 공부도 곧잘 한단 이야기도 많이 들었었고, 예쁨도 많이 받고 자라며

'나는 어른이 되면 훌륭한 사람이 될 거야. 대단한 사람이 될 거야. 특별한 삶을 살거야.'라는 생각을 하며 성장해왔다.


 언제부터였을까? 내 꿈이 평범한 사람이 되는 것으로 변한 게.


 공부로 시간을 보내고 학원에서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며 돈을 버느라 시간을 보내며 나는 28살에 꿈에 그리던 한 국가기관의 평범한 말단 공무원으로 입사하게 되었다. 서울 사람이었지만 인천으로 발령이 나면서 자연스레 본가에서 독립을 하게 되었고 어느덧 3년 차가 되었다.


 공무원 월급은 빤하니 말할 것도 없을뿐더러 가족들에게서 독립을 하게 되면서 저축은 나에게 힘든 숙제였다. 나이는 어느덧 32살. 문득 나는 예전에 나와 다를 바 없는 어린 나인데, 내 나이는 점점 커져만 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년 전만 해도 32살은 되게 나이가 많은 사람 같아서 결혼도 했을 것 같고, 집도 차도 있을 것 같고, 풍족한 인생을 보내고 있을 것 같았는데.. 나는 아직도 어린아이 같았다.


 삼성전자가 저렇게 주가가 치솟는다는데, 집값이 이렇게나 올랐다는데, 나 정말 이대로 괜찮은 걸까?

책 읽기, 영어 공부하기를 좋아하고 사람을 좋아하고 커피를 좋아하는 철없는 '나'로 살아도 괜찮은 걸까?

내가 가진 건 몇 푼 안 되는 적금과 삼성전자 4주뿐인데.



사실상 특별한 삶은 없다


 그래서 나는 실패한 삶을 산 것일까? 내가 간과한 부분이 있다는 걸 나는 최근에서야 깨달았다.


 "그래서 지금 특별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은 누군데?"


나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 보았을 때 나온 대답은 "없다."였다.


 사실상 세상에 특별한 삶은 없다. 내가 꿈꿨던 특별한 삶이라는 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그저 남들과 똑같은 평범한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특별한 것을 하지 않아도 내 인생은 특별하다.

 한 사람 한 사람의 24시간은 모두 특별한 순간들이며, 오전 10시쯤 비추는 해가 주는 행복이,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는 즐거움이, 침대에 누울 때 전기장판으로 느껴지는 따스함이 매일매일 나를 특별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물론 나보다 더 많은 주식을 가지고 부동산을 가진 친구들이 부러운 것은 사실이다. 부정하진 않겠다. 그렇지만 물질적인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나에게 주어진 순간에서 '나'라는 사람이 느끼는 특별한 행복감이다. 그러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정확하게 아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나는 브런치를 통해 다른 누구보다도 '나'에 대해 명확히 하고 싶다. 서른두 살의 목표는 여기서 시작되었다.



P.S. 돈? 주식? 부동산? 어떻게든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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