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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호 Sungho Kim Nov 19. 2022

영어를 못하기에 대화를 못하는 것이 아니다.

조화유의 미국생활영어를 아시는지?

오래전 그 책이 큰 히트를 쳤던 때가 있었다. 당시 영어에 대단히 큰 관심이 있었던 나도 열권 이상의 전권을 구입해서 몇번씩 반복해서 봤던 기억이 있다.

그책에 나오는 표현 중에 지금도 기억나는 문장이 있는데 "When pigs fly" 라는 표현이다.

불가능을  표현하는 말로서 우리말로 치자면 "아~ 어느 세월에~" 정도의 의미가 될 것이다.

이책 말고도 꽤 많은 종류의 유학파나 교포, 아니면 영어를 가르치던 쌤들의 책을 자주 보고는 했다.

서점에 가면 의례히 그쪽 코너를 기웃거리며 신간을 다 흝어보던 때였다.


그래서 그런 책들에서 익혔던 수많은 표현들이 도움이 됐을까? 잘 모르겠다. 어딘가 내 안에 남아 영어지진아였던 내 영어 감각을 끌어올리는데 기여를 했을 수도 있겠지. 하지만 내가 정작 크게 도움을 받은 것은 실생활의 변화때문이었다.

7년의 국내기업 생활을 마감하고 이동한 곳이 외국인회사였고 거기서 접한 수많은 영문이메일과 서류 그리고 외국인 경영진이라는 존재. 그리고 외국에 있는 계열사들과의 의사소통. 이런 새로운 환경이 도움이 된 것이지.

확장된 기회를 통한 두려움의 경감이 가장 큰 이유였을 것이다. 그전까지 마음 속에 가지고 있었던 영어라는 대상에 대한 두려움이 온기를 가진 사람과의 대화로 변화되는 경험이었다.


특정한 표현을 모른다고 대화가 안되지 않는다. 사무실에서 점심시간에 아바의 노래를 틀어놓고 한소절 따라부르는 것만으로도 서로 웃으며 대화가 가능하고 커피 한모금 마시며 짓는 미소만으로도 대화가 된다. 왜냐하면 대화는 능숙한 표현보다 감정의 교감을 바탕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싱가폴에서 일하던 상사가 날 보기 위해 출장왔을때 같이 남대문에서 밥을 먹고 그녀의 한복쇼핑을 도와주고 식사때 유독 좋아하던 김을 선물로 사준 것만으로도 우린 많은 감정적 교감을 나누는 멋진 대화를 했다. 영어를 익히는 것의 끝에는 결국 나와 다른 문화권의 사람이 있고 그와 나누는 대화가 본질이 된다.


영국으로 출장을 갔을 당시, 회사의 절박한 필요를 풀기 위해 갔다. 한달 이내에 감사보고서를 받아내야 했다. 그전에 백방 노력했지만 한국과 다르게 감사인은 꿈쩍하지 않았다. 요구하는 것을 가져오기 전까지 그가 급할 이유는 없었다.

이태리에서 맛있는 과자와 특산품을 가져갔다. 그들과 첫 만남에서 "오늘 난 당신들의 산타클로스로 여기 왔어요." 하면서 선물을 내놓았다. 그들에게는 업무미팅이었지만 돌연 그 미팅이 크리스마스 파티처럼 변했다. 한해동안 수고 많았습니다. 우리 회사도 잘 도와주어 고맙구요.

이제 당신들도 내게 산타할아버지가 되어주지 않을래요? 라는 말을 했을때 파트너는 소리내어 웃었고 그로부터 일주일동안 나와 직원 한명이 회계법인 회의실에서 아침부터 늦은밤까지 상주하며 모든 요구사항에 대응하면서 10일만에 감사보고서를 받아냈다. 그로인해 자금조달이 무사히 진행되었고.


영어를 잘했기에 그런 곤란한 비즈니스미팅이 순조로이 진행된 것은 결코 아니었다. 오히려 상대와 사람과 사람으로 대화하려는 접근이 문제를 풀었다고 생각한다. 여러분은 주변에서 그런 경우를 본적이 없는가? 분명 영어를 잘하는 것은 아닌데 할말 얼추 다하며 대화를 넙죽 넙죽 잘하는 그런 사람을.

우리 주변엔 그런 사람이 드물기는 하지만 분명히 있다. 꼭 고급 영어를 해야만 그럴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그런 이유로 난 영어를 잘하려고 영어에만 집착하기 보다 사람과의 관계와 대화에 더 집중하길 권한다.


영어를 못하기에 대화를 못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의 교감에 서툴기에 영어가 더 어렵다는 말이 결론쯤 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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