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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외계인 Oct 03. 2024

폴란드 여행 Part 1, 크라쿠프 그리고 고지스카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4 July 2024


매년 일 년에 한 번씩은 꼭 함께 여행하는 나의 여행 크루. 회사에 만난 동료들이지만, 지금은 매년 함께 우당탕탕 우정여행을 가는 친구들이다. 작년에 여행을 너무 많이 다녀서, 올해는 사실 여행 계획이 없었는데... 


역시나 매년 여행 계획을 추진하는 데 총대를 매는 N양이 올해도 역시 총대를 멨다 ㅎㅎ




마침 우리가 여행을 계획한 7월에 어디로 갈까 장소를 물색하던 중, 작년에 미국 여행 때문에 우리 여행에 함께하지 못한 Z양이 마침 자기가 폴란드 부모님댁에 있을 예정인데, 괜찮으면 자기 고향 동네로 놀러 오라고 우리를 초대해 주었다. 우리가 가려고 하는 날짜에 마침 부모님이 여름휴가를 가셔서 3박 4일 여행에 그 친구 부모님 댁에서 2밤을 보내기로 했다. 스페인에 머물고 있는 J군도 합류해 그렇게 급 폴란드 원정대가 결성되었다 ��




우리의 3박 4일 일정은,


1일 : 베를린 > 크라쿠프 > 비엘스코비아와 (환승) > 고지스카

2일 : 고지스카 - 슈테크 - 지비에츠

3일 : 고지스카 > 비엘스코비아와 > 크라쿠프

4일 : 크라쿠프 > 베를린



이름들도 생소한 폴란드의 작은 도시들. 베를린에서 크라쿠프까지 직항이 있어 일단 크라쿠프로 이동하고, 거기서 버스를 타고 비엘스코비아와로가면 Z양이 차로 우리를 픽업하러 오기로 했다. 그녀의 부모님이 사시는 곳은 폴란드 남부의 작은 마을 고지스카, Godziszka. 


우선 스페인에 거주 중인 J군이 베를린 팀으로 합류하고 거기서 다 같이 비행기를 타고 크라쿠프를 향했다. 근데 직항이 하루에 한대 밖에 없어서 (...) 우리의 비행시간은 아침 6시 반 즈음. 별로 이르다고 생각지 않을 수도 있지만, 공항은 최소한 2시간, 적어도 1시간 반에는 가야 하고- 베를린 도심에서 공항까지 대략 또 1시간. 그렇다 보니 집을 3시 반 정도에는 나가야 하는 엄청난 상황이 발생했다. 다행히 공항까지 가는 기차가 새벽 내내 있어서 무사히 갈 수 있었지만, 나의 피로는 어쩔...!


그 와중에 남자아이들 두 명은 또 거의 시간 딱 맞춰서 공항에 아슬아슬하게 도착. 새벽 비행이라 공항에 사람 별로 없을 것 같다고 늑장 부리길래 사람 꽤 있다고 인증샷찍어서 보내줌 ㅋ





그 악명 높은 라이언에어 드디어 처음으로 타봤는데,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이지젯과 별 차이가 없... 물론 그 와중에 수하물 추가 비용 아껴보겠다고 가방에 잔뜩 짐을 구겨 넣은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독일 무리와 라이언에어 직원 간의 실랑이가 있긴 했으나 ㅎㅎ 생각보다 스무스하게 크라쿠프에 도착할 수 있었다.






크라쿠프에서 아침을...


사실 먼 거리가 아니라 비행시간이 1시간-1시간 반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크라쿠프 공항에 도착했으나 아직도 이른 아침 하하하! 다행히 마침 공항에서 시내로 나가는 첫 기차 시간이라 첫 기차를 타고 공항에서 크라쿠프 시내로 이동. 


우선은 다들 아침을 안 먹은지라 아침 먹을 수 있는 브런치 카페를 찾아 출발했다. 사실 이 크루와 여행을 하면 거의 세부적인 계획은 세우지 않고 랜덤하게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서 (ㅎㅎ), 브런치 카페도 걷다가 눈에 띄는데 들어가기로 합의 보고 일단 기차역을 나와 시내 방향으로 출발!


기차역에서 시내 방향으로 이동하려면 도로 위로 뻗어있는 작은 다리를 건너야 한다. 왠지 귀여운 다리라 다리 위에서 한 장.




아직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문을 연 곳이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시내를 정처 없이 (!)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발견한 꽤 분위기 있는 카페 발견. 사람이 적당히 있고, 밖에 앉을 수 있는 자리가 넓어 선택했는데- 실내 인테리어가 꽤 예뻤지만, 우선 밖에 자리를 잡은 우리는 이 사실을 계산할 때 알았다 ㅎㅎ







내가 주문한 스크램블 에그. 소름 끼치게 맛있지는 않았지만, 서늘한 아침 날씨 비어있던 배를 따듯하게 채워주기에는 충분한 한 끼였다. 이곳에 꽤 오래 앉아 있었다. 비행기에서 좌석이 둘둘로 갈리는 바람에 이야기를 많이 나누지 못해서 오랜만에 우리끼리 이야기꽃을 피웠다. J군은 스페인에 살고, 나는 지금은 다른 직장에 다니고 있어서 우리끼리도 사실 제법 오랜만에 만난 셈이다. 서로 한참 근황 이야기, 회사 이야기, 근래 다녀온 여행이야기 등으로 이야기꽃을 한참 피우다가 버스를 타러 가기 전 시간이 남아 크라쿠프 시내를 돌아다녀 보기로 했다. 어차피 크라쿠프는 마지막 밤을 여기서 다시 보내러 돌아올 예정이라 오늘은 맛보기 산책.








카페 골목을 나와 큰 길로 나오자 큰 광장이 펼쳐졌다. 그리고 거기에 크라쿠프에서 유명한 마켓이 있다고 해서 잠시 들러봤다. 그러나 늘 그렇듯이 너무나 관광객들 대상으로 한 상품들.. 사실 그다지 살 건 없어서 한 5분 구경하다가 너무 혼잡해져서 밖으로 나왔다.








어딜 갈까 하다가 멀지 않은 곳은 캐슬이 있다고 해서 경치 구경할 겸 출발. 시간이 오후로 향하면서 날씨가 점점 더워져서 땡볕에 캐슬을 오르며 후회도 살짝 했지만, 오르고 나니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졌다.









진짜 동화책에서 튀어나온 듯한 풍경. 반대편으로 가니 또 전혀 다른 시내 풍경일 펼쳐진다. 날씨가 점점 더워져서 그늘에서 잠시 더위를 피하며 선크림도 다시 서로서로 발라주고 ㅎㅎ 풍경을 한참 구경하다가 다시 시내로 내려와 버스 터미널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우리 크루는 참 잘 걷는다.)









오래된 듯, 힙한 크라쿠프. 역사를 간직한 듯한 건물 사이사이 재미있는 그래피티나 독특한 인테리어를 뽐내는 곳이 꽤 많았다. 개인적으로는 생각보다 볼 것이 많은 괜찮은 도시라고 생각됐다.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Z양을 만나기로 한 비엘스코비아와로 가기 위해 기차역 근처 버스 터미널로 향했다. 버스는 Z양이 예매하는 것을 미리 도와주었다. 버스를 타고 2시간 정도 걸리는 비엘스코비아와는 크라쿠프로 다시 돌아오는 날 어차피 구경을 하기로 해서 오늘은 바로 고지스카로 향하기로. 


버스에서 내려 비엘스코비아와에 도착하니 Z양이 터미널에서 우리를 맞이해주었다. 부모님 차에 마침 딱 맞는 우리 크루의 인원 ㅎㅎ 그래서 Z양의 차를 타고 바로 그녀의 고향 고키스카로 출발! 


폴란드 지명을 발음하고 기억하는 것은 나에게는 꽤 어려운 일이라 (ㅎㅎ) 돌아다니면서 구글맵에 표시해두고 나중에 지명 이름을 다시 찾아보았다. 그래도 크라쿠프나 고지스카는 좀 쉬운 편, 비엘스코비아와같은 지명은 어떻게 읽어야 할 지도 난감하다.


오늘부터 이틀 밤은 Z양의 고향 집에서 머무르며 주변의 작은 도시들을 여행하기로 했다. 다 같이 만난 건 정말 오랜만인 탓에 타자마자 차가 왁자지껄 ㅎㅎ 지명도 생소한 고지스카, 폴란드의 작은 시골마을이었다.


친구 부모님의 작은 이층집. 그리고 집 앞뒤로 작은 가든이 있고, 뒤 정원에는 원래 예전 집이었던 오랜 된 건물을 창고로 개조해서 사용하고 있었다. 






완전 시골이라 그런지 옆집에 공작새가 산다ㅋㅋ 오스트리아에서 일하면서 주말마다 이곳으로 온다는 옆집 아저씨는 공작새, 닭, 병아리, 개- 정말 안 키우시는 동물이 없다. 아무리 시골이라 그래도 그렇지, 공작새를 바로 옆집에서 보게 될 줄이야. 하하하






일단 다들 메고 있던 짐 보따리를 풀고, 늦은 점심으로 바로 뒷집에 사시는 Z양 이모님이 만들어주신 폴란드 음식 먹었다. (음식 이름은 까먹음) 그런데 꽤 한국 음식과 맛이 비슷해서 놀랐던 기억이..



든든히 배를 채우고 저녁 바비큐 재료를 간단히 준비해둔 뒤, 동네 구경도 할 겸 배도 꺼트릴 겸 동네 산책 출발!







꽤 너른 벌판과 주변이 산으로 되어있어 너른 벌판을 가로질러 산 문턱에 있는 작은 숲으로 가서 다시 마을로 돌아오는 꽤 험난한 (?) 루트로 산책을 했다. 








꽤 긴- 동네 산책을 마치고 바로 바비큐 준비 돌입! 장작을 가져와 불을 피우고, 음식재료들을 옮기고, 음악을 세팅하고- 각자 역할을 분담해 착착착! 소시지를 구워 먹었는데 너무 맛있었던! 소시지와 너무 찰떡궁합은 지역 맥주와 샐러드를 친구가 미리 준비해 줘서 너무 즐겁고 맛있는 저녁을 보냈다.








사진은 못 찍었지만, 깜깜해지자 살면서 처음으로 반딧불이를 보았다. 바로 옆에 뭔가 반짝이는 게 날아다녀서 뭔가 했는데, 반딧불이란다. 사람이 꽤 많이 거주하는 마을인데도 공기가 깨끗한가 보다- 반딧불이를 꽤 여러 마리 만나볼 수 있었다. 예뻤음-


해가 지자 날이 꽤 쌀쌀해져서 실내로 자릴 옮겨 와인 몇 병 클리어한 뒤, 다들 새벽 일찍 일어나 산 넘고 물 건너 오다 보니 피곤해서 첫날밤은 다들 일찍 잠자리에 들기로. 


오늘의 마지막 보너스 컷은 친구네 귀여운 냥이님 1. (친구네 부모님께서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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