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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외계인 Oct 03. 2024

폴란드 여행 Part 2, 폴란드남부 슈테크와 지비에츠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5 July 2024


폴란드 남부 여행,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


1일 : 베를린 > 크라쿠프 > 비엘스코비아와 (환승) > 고지스카

2일 : 고지스카 - 슈테크 - 지비에츠

3일 : 고지스카 > 비엘스코비아와 > 크라쿠프

4일 : 크라쿠프 > 베를린


Z양이 아침부터 준비해 준 갓 구운 삥과 스크램블 에그, 커피로 간단히 아침을 시작했다. 이 여행 크루의 장점이자 단점- 다들 여유롭다 ㅎㅎ 기차나 비행기 시간이 걸려있는 게 아닌 이상 우린 기상시간을 따로 정하지 않는다. 눈 뜨는 시간이 기상시간 (그리고 한 명이 일어나 움직이지 시작하면 도미노로 다들 순차적으로 다 일어나는 매직이 일어난다). 


오늘부터 이틀간 우리는 Z양의 가이드에 따라 움직이기로! 자기 고향이 친구들이 놀러 오는 게 신났던 Z양은 이미 가볼 만한 곳 리스트를 쫘-악 뽑아서 갈 곳과 먹을 것들을 정해두었다. 이틀간 Z양의 롤은 가이드 겸 운전기사 겸 통역사 ㅎㅎ


출발하기 전 다른 애들보다 준비를 일찍 마친 나는 애들이 기다리며 마당을 거닐고 있었는데 마침 옆집 아저씨 (aka 공작새 아빠 ㅎㅎ)를 만나 잠시 수다 타임. 아저씨가 병아리도 만져볼 수 있게 손에 놔주셔서 보들이들 데리고 한참 수다를 떨었다. 


이윽고 준비를 마친 친구들이 나오고, 보들이들과 바이바이를 하고 우리는 첫 일정 장소를 향해 출발!





케이블카를 타고 산 정상 전망대로, 

Taras widokowy Skrzyczne


주변에 산이 많아서 지역이라 케이블카를 타고 전망대에 올라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고 하여 그곳으로 향했다. 오후가 돼서 사람이 몰리기 전에 전망대를 제일 먼저 가자는 Z양의 제안에 따라 이동.


케이블카 타는 곳에 다다르고 바로 옆 주차장에 차를 대고 케이블카를 타러 가는데, 이미 멀리 보이는 케이블카. 근데, 영어로 대화를 하니 케이블카라고 하길래 남산 케이블카 같은 케이블카를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스키장 리프트 스타일 ㅋㅋ  






의자에 앉아서 안전바만 내리고 타고 올라가는 케이블카였는데, 정말 고요하고 막힘없이 탁 트인 풍경을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처음에 탈 때 타이밍을 잘 맞춰서 앉아야 해서 좀 긴장했고, 꽤 높이 올라가는데 밑에 그물이나 안정장치가 1도 없어서 좀 무서웠음 하하!


그래도 발 뻗어가며 풍경이라 사진도 찍고, 우리가 다섯이다 보니 둘 셋으로 나눠서 탔는데 서로 멀리서 사진이랑 영상 찍어주고 재미있게 올라갔다. 





산 중턱쯤에서 내려서 다음 케이블카로 한번 갈아타야 하는데, 중간에 내리는 곳에 작게 음료를 마실 수 있는 상점도 있고, 이미 풍경이 너무 멋있어서 사진 300장 찍음 ㅋㅋ 


산 위로 점점 올라갈수록 도시의 소음이 사라지고, 고요한데 새소리만 들리니 너무 좋았다. 얼마나 조용한가 하면, 하이킹을 즐기는 사람들은 케이블카 대신 직접 산을 오르는 게 보였는데, 우린 이미 지상 꽤 떨어져 있는데도 아래서 하이킹하는 분들 대화가 들릴 정도였다. 물론 뭐라 말하는지 정확하게 들리는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꽤 먼 거리였는데 소리 자체가 전달되는데 신기. 엄청나게 고요하고 평화로운 풍경이었다. 이것이 힐링.







드디어 전망대에 올라서 한참 구경했다. 어느에서 방향을 보느냐에 따라 풍경이 달라져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 나름 산 정상에는 전망대뿐 아니라 큰 레스토랑 겸 펍도 있었고, 작은 기념품 가게도 있었다. 천천히 전망을 구경하고, 테라스에 잠시 앉아 햇볕 쪼이며 광합성을 하며 쉬어갔다. 






구경 할 만큼하고, 쉴 만큼 쉬고 다시 내려오는 길. 케이블카를 타려고 타이밍에 맞춰 의자에 앉았는데- 헙... 가방을 떨어뜨렸다 (!) 다행히 아직 발이 뜨기 전이라 급하게 가방을 주웠는데 그걸 보신 직원분이 케이블카를 멈춰주셨다. 가방을 주워서 너무 다행이긴 했으나, 나 때문에 케이블카 전체가 한 10초 정도 정지. 이런 민폐가;;; 앞에 탔던 친구 셋은 왜 케이블카가 멈췄는지 의아했다고 한다. 내려서 설명해 줬다- 나 때문이라고 ㅋㅋ


다시 아래로 내려와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전, 이 지역에 그릴 치즈가 유명하다고 해서  한 조각씩 먹고 가기로. 친구들의 고향방문에 꽤 들떠있던 Z양이 쐈다 ㅎㅎ 구운 지역 치즈를 달달한 크랜베리 소스와 먹는. 과일로 만든 소스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도 맛이 제법 괜찮았다.






점심을 먹으러 가기 전, 근처에 스키점프 경기장이 있다고 해서 구경을 갔다.


스키점프대를 가까이서 본건 처음이었는데, 규모가 엄청났던! 근처를 잠시 산책하고 차로 컴백. Z양이 미리 알아둔 폴란드 전통 레스토랑으로 점심을 먹기 위해 향했다.









폴란드에 왔으니 폴란드 음식 먹어야지


주차장까지 드넓게 펼쳐진 꽤 규모가 큰 레스토랑. 실내에는 아기자기하게 폴란드 전통 장식품도 있고, 실내 전체가 나무로 되어있는 귀여운 레스토랑이었다. 레스토랑이 제법 크고, 주변에 딱히 대중교통 시설이 없어 차로 오는 거 아니면 오기 힘든 장소인데도 꽤 사람이 많았다. (그리고 점점 더 많아졌다)






메뉴는 우리가 잘 아는 피에로기 부터 고기, 생선까지 종류가 다양했는데- 베를린에서 늘 해산물을 그리워하는 나는 송어구이로 선택! 너무 맛있었는데, 가시가 많아서 먹는데 고생을 좀 했다 ㅎㅎ 


다들 스테이크 종류를 다 다른 부위로 다른 고기 종류로 주문했는데, 그래도 폴란드에 왔는데 피에로기는 하나 먹어야 한다며 과일이 들어간 피에로기를 디저트로 시켜 나누어 먹었다.









후식은 맥주로, 지비에츠 맥주 뮤지엄


점심을 먹은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폴란드의 유명 맥주 브랜드 지비에츠 뮤지엄이 있다고 해서 잠시 들러보기로 했다. 꽤 늦은 점심을 먹은 탓에 거의 마감시간이 다 되어서야 뮤지엄에 도착했는데, 원래는 뮤지엄 다 구경하고 마지막에 입장권에 포함된 시음권으로 맥주를 마시는 코스인데- 곧 마감이라며 먼저 맥주를 마시고 구경을 해달라고 직원이 양해를 구했다 ㅎㅎ






점심을 먹을지 얼마 되지 않아 배가 꽤 부른 상태였는데, 역시 맥주배는 따로 있는 걸로 ㅎㅎ


더운 날씨에 갑자기 시원한 실내로 들어와 청량한 맥주라니! 다들 꿀떡꿀떡 잘도 마셨다. 어차피 뮤지엄을 엄청나게 꼼꼼히 볼 성격들이 아니라서, 맥주를 마시며 잠시 앉아서 도란도란 수다 타임.






맥주를 모두 비우고, 뮤지엄 구경 시작. 예전에 맥주를 양조하던 기계들부터, 이전 맥주 병과 레이블 컬렉션도 있고, 중간에 빈티지 볼링을 직접 칠 수 있는 곳도 있었다. 아주 큰 규모는 아니지만, 생각보다 볼 것이 꽤 많고,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었던 뮤지엄!














뮤지엄을 구경을 찬찬히 마치고 (서로 사진도 열심히 찍어주고 ㅎㅎ), 기념품 가게로. 귀여운 아기자기한 기념품들이 꽤 많았는데 나는 맥주를 담아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작은 파우치를 샀고, 다른 친구들 역시 크고 작은 기념품들을 취향에 맞게 주문했다.



뮤지엄을 나서는 길 보이는 이동식 펍. 지비에츠 맥주는 색과 일러스트레이션이 참 귀엽다. 










조용한 호수 산책, 지비에츠 호수


다들 꽤 배가 부른 상황이라 뮤지엄에서 멀지 않은 호수로 이동해 자연 구경도 하고 산책도 하기로 결정. 참 평화롭다는 말이 잘 어울리는 곳이었다. 중간중간 주말에 놀러 오는 용도로 쓰이는 작은 집들도 보이고, 여유롭게 배를 타고, 낚시를 즐기는 풍경들.






생각보다 사람이 많이 없어서, 중간에 음악을 틀어 들으며 다 같이 산책을 했다. 날씨가 좋아서 산책로를 벗어나 잠시 호수 가까이로 내려갔는데, 풍경이 더욱 아름다워 마음까지 평화로워지심. 그러나- 역시 더운 날씨에 물가는 모기의 어택을 피할 수가 없다. 모기가 꽤 많아 모기퇴치 스프레이를 열심히 뿌렸는데 (벌레 극혐자), 나중에 보니 그래도 그 새 와서 왼쪽 손등의 피를 빨고 갔다는...



다시 차를 타러 돌아가는 길. 나는 내가 꿈을 꾸나 했다- 그 이유는...








갑자기 어디서 사슴님 등장. 정확한 종류는 모르겠으나 순록처럼 보였는데 덩치가 어마어마하게 컸다. 그런데 울타리나 막아주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서 처음에는 신기해서 가까이서 보다가 무서워서 다들 빠르게 몸을 피했다. 하하!


호수에 갑자기 순록이라니...



하루 종일 열심히 돌아다닌 탓에 다들 피곤해서 오늘 저녁은 동네 피자 가게에서 피자를 픽업해서 먹기로 결정! 중간에 마트에 들러서 각자 먹고 싶은 간식과 마시고 싶은 음료, 맥주 등을 사고 다시 친구 집으로 향했다.



이때 마침 UEFA 유럽 축구 선수권 대회 기간이었는데, 마트에서 장을 보는 사이 이미 경기 시작. 독일과 스페인 경기였는데, 원래대로라면(?) 다들 독일에 살고 있으니 독일을 응원했겠지만, 우리 크루에 스페인 친구가 있기에 (ㅎㅎ) 오늘은 스페인을 응원하기로.



중간중간 스코어를 확인하면서 갔는데, 원래 스페인이 1:0으로 이기고 있어서 친구 집 도착하기 전에 경기 끝나겠구나 했는데, 그 사이에 독일이 동점골을 넣어서 연장까지 갔다. 친구 집에 도착하니 마침 연장 전반 경기가 시작되어 급 축구 중계 관람. 연장에서 극적으로 스페인이 한 골을 더 넣으며 스페인의 승리로 경기가 끝났다.



다들 독일에 살고 있는지라 내심 독일이 져서 (게다가 올해 주최국이라 더 기대가 컸다) 아쉬웠지만, 결국 그해 유럽 축구 대회는 스페인이 우승을 차지했다 ㅎㅎ



그 후에 이어진 프랑스:포르투갈 경기까지 피맥과 함께 관람하고 다들 피곤해서 기절.

Z양 덕에 보냈던 꽤 알찬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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