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게임을 하는가?> 책 리뷰
1. <우리는 왜 게임을 하는가?>는 여러 면에서 매우 흥미로운 책입니다. 이 책이 왜 집에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거실 테이블에 있었습니다. 뭔가 주제나 형식이 만만해 보여서 집어 들었다가 끝까지 읽어버렸습니다. 어떻게 하면 쉽고 재미있게 쓰잘데기 없는 것의 본질에 대해 배울 수 있는지를 제대로 알려주는 책이었습니다. 졸라 재미있으면서도 유익하고 통찰도 있었습니다.
2. 이 책은 기본적으로 게임이란 무엇인가를 인문학, 심리학, 과학적 관점에서 고찰한 보고서입니다. 언 듯 가벼워 보일 수 있지만 어느 분야나 그렇듯 게임이라는 분야도 의외로 심오하고 딥한 만큼 웹툰이라는 형식으로 가볍게 터치하고 있습니다. 게임이라는 분야의 전반적인 소개와 역사를 포함하면서 제작자와 유저의 입장을 함께 아우르는 통찰에 해학과 위트가 곁들여진 책입니다.
3. 아직까지 게임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이 책은 왜 게임이 수많은 사람들의 대중적인 즐길 거리임에도 터놓고 담론을 나누기 어려운 지에서부터 출발합니다. 그러나 나는 담대하게 다뤄 재끼겠다 뭐 이런 거 아니겠습니까? 게임 괴담에서 출발해 최근의 게임 커뮤니티의 성장 동향에 대해 설명합니다.
4. 그런 다음 더 나은 게임 환경으로 나아가기 위한 디지털 상호작용에 대해 설명합니다. 가상 공간에 기꺼이 참여하는 게이머들의 동기와 게임 세계를 만들어 나가는데 있어 극복해야 할 제약은 무엇인지 설명합니다. '그저 즐기는 게임일 뿐이잖아?'라고 우습게 여기는 사람들도 많지만 실제로 최근 출시되는 게임을 제대로 즐기려면 익숙해지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적잖은 학습을 해야 합니다. 공부는 그렇게 하기 싫어하는데 공부보다 어쩌면 더 진입장벽도 높고 익히기 어려운 게임을 왜 그렇게 열심히 하는지 저는 모르겠습니다만, 왜 그런지 저자는 알기 쉽게 설명해 줍니다.
5. 게임을 통해 가상 세계의 주인공이 되도록 돕는 제작자의 노하우에 대한 설명과 고찰도 매우 흥미롭습니다. 게임 활동이 너무 지치지도 않고 흥미가 떨어지지 않도록 균형 잡힌 보상을 해주는데 필요한 조건들과 한계, 그리고 심리적 기반에 대한 설명도 유익했습니다. 다양한 게임을 예로 들며 각 게임의 성공 요인과 실패 요인, 각 회사와 제작자가 중점을 두는 방향의 차이 등에 대해 알게 되어 그 치열함에 놀랐습니다.
6. 무엇보다 게임을 만들어 내고 유저에게 선택을 받으며 기꺼이 과금을 하게끔 만들어 내는 제작자들의 수완과 깊은 고뇌의 지점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세상에 쉬운 일 없습니다. 게임 만들기는 그 어려운 일 중에 최고 난이도 중 하나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저 만들어 놓은 게임 중에 스트레스 없이 쉽게 할 수 있는 것만 찾던 저 같은 돈 안되는 유저 입장에서는 게임이라는 세계의 깊고 오묘함이 너무나 맛나게 여겨졌고, 책으로 배울 수 있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직접 게임을 하면서 시간과 노력과 돈을 들이는 대신 간접적으로 대리만족할 수 있어서 최고의 책이었습니다.
7. 이 책의 취지는 게임 전반에 대해 저자가 오랫동안 살펴보며 얻은 통찰과 덕력과 디테일을 온 세상에 널리 알리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하여 게임 산업에 종사하거나 종사하고자 하는 분들이 시행착오를 줄이고 한 단계 더 발전된 훌륭한 게임을 만들어내도록 돕는 데에 있는 것이리라 생각됩니다. 게임을 즐기는 유저도 게임 이론의 여러 가지 양상을 알고 더 풍성하게 즐기도록 도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를 통해 게임이 더 진화하는 데 본의 아니게 일익을 담당하도록 하는데 있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8. 저는 마, 이 책을 즐겁게 읽고 나니 역시나 단순 퍼즐 게임이나 계속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낄 자리도 아니고 그럴 체력도 시간도 여유도 없습니다. 유희의 종류는 많으나 복잡한 게임을 즐기는 것은 저에게 적절치 않다는 생각입니다. 게임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 바쳐야 할 에너지가 너무도 크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도와준 책입니다.
9. 어느 세계든 속을 들여다보면 딥딥딥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단순히 바쁘고 시간이 부족해서 못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제대로 깨달았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저자인 하얀쥐님께 새삼 감사를 드리는 바입니다. 게임을 전혀 안 하시는 분도 이 책은 그저 만화를 즐기는 마음으로 호로록 훑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의외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