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처음 장을 보며 느낀점
한국에서 나의 식탁은 야채 가득한 식사였다. 우리 가족은 고기보다는 과일과 야채가 주식이고, 재래시장의 넉넉함과 싱싱함을 선호하기 때문에 제철과일과 야채를 박스로 구매하곤 했다. 그랬던 내가 일본에서 밥을 하려고 보니 시작부터가 난관이었다. 일본에서 만난 야채들은 종류에 따라 판매되는 양과 가격이 다를 뿐만이 아니라, 어느 지역에서 구매를 하는지에 따라 가격의 편차가 심하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몇 가지 달랐던 첫인상들을 써보자면 이렇다.
한국에서는 바나나 한 다발에 평균적으로 8-10송이가 들어있지만 일본에서는 싱싱한 한 다발에 고작 3-4송이씩 밖에 판매가 되지 않고, 계산해 보았을 때 한국보다 1.5배 더 비싼 가격으로 판매가 되고 있다.
우무의 종류도 한국에서 보았던 종류보다 훨씬 많은 종류가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조약돌처럼 생긴 우무를 콩과 함께 간장에 살짝 졸여 심심한 야채밥 위에 얹어 먹으니 반찬이 따로 필요 없었다.
두부도 종류가 다양하다. 두부는 한국과는 달라 단단한 두부가 아니다. 단단하다고 표기는 되어있지만 한국의 연두부라 살짝 데워 그 위에 깨소금과 간장 몇 방울 떨어뜨리면 심심하지만 고소한 두부 맛을 느낄 수 있어 좋다. 그나마 단단한 두부를 원한다면 구운 두부를 사는 방법도 있는데 왠지 일본의 연두부에 익숙해질 것 같다. 조금 독특한 두부 중에는 흑임자 두부(아직 먹어보지 못했지만) 같은 이색적인 두부도 있다.
무는 한국 무와는 다르게 길이가 늘씬하고, 수분이 많고 달달하기 때문에 무생채를 만들기에 적합하다. 이런 일본 무를 보는 옛날 어른들의 조크에 왜 다리가 튼튼한 사람을 ‘조선무 같다’라고 했는지 이해가 되어서 잠깐 웃고 지나갔다 (하체가 튼튼해야 오래 산다고 했으니 튼튼한 것도 나름의 맛이 있다고 생각하는 튼튼한 다리 소유자).
어젯 밤엔 남편과 30분 걸어가면 있는 마트로 산책을 할겸 장을 보러갔다. 쇼핑을 다 마치고 우리 손에 들린 장을 보니, 혼자 쇼핑하러 온 일본인들보다 (두사람이니깐 그리고 양배추가 크니까 라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합리화 해본다) 두배 정도 되어보였다. 처음이라 그때 그때 필요한 과일이나 야채를 사러 산책겸 다니면 좋겠다는 얘기를 하며 집으로 향했다.
식사조차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일 수 있겠지만, 글보다 몸으로 먼저 부딪치고 입으로 그 맛을 느끼면서 이 나라에 대해 조금 더 알 수 있는 좋은 계가기 될 것 같다. 재배되는 농작물이 무엇이, 왜 한국과 다른지, 왜 특정 수입품이 한국보다 비싼지 등 기본적인 거지만 조금만 알아보면 알 수 있는 것 들 - 식사 문화, 도시 계획/디자인 -을 알아가는 게 지금 내가 해야 할 것이 아닌가 싶다.
2022-02-04
東京、日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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