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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육아연구가 맘다움 Aug 25. 2022

아군인 듯 적군 같은 육아서적

좋은 말도 잔소리로 느껴질 때는 어떻게 해야 되나요?

육아 멘토라는 단어를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 누가 있을까? 육아를 하는 엄마들이라면 아마도 오은영 박사님을 떠올리지 않을까 싶다. 현재 국내에서는 워낙 독보적이기 때문인데 반대로 반감을 가지는 엄마들도 사실 존재하기 때문이다. 반감을 가진다 라는 의미는 박사님이 얘기하시는 대로 할 순 없다, 그건 오은영 박사님이라 가능한 것이다 일반 사람들은 불가능하다고 볼멘소리가 나오기 때문이다. 그만큼 육아가 어려운 영역이라는 반증이기도 하다고 생각된다.


도움을 받고 싶은 마음에 책도 찾아보고, 육아 관련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강연을 찾아 듣기도 하는데 내 아이를 위해 또는 나를 위해 하는 행동이지만 보고, 읽고, 듣고 나면 다 맞는 말이고 도움이 되는 것임에도 내가 할 수 없을 것 같을 때가 많다. 책에서 말한 대로 프로그램에서 본 대로 내가 똑같이 해서 내 아이의 반응도 좋았다면 금상첨화 이겠지만 현실에서 막상 시도해 보았을 때 괴리감이 나타나거나 내가 못할 것 같은 생각이 제일 먼저 들 때 '에이, 저건 전문가들이나 가능한 거지'라고 생각하는 그런 결과가 나와버린다.


육아 전문서적들에 담긴 내용들이 육아를 하는 엄마들에게는 아군인 듯 적군 같은 느낌을 주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옳은 방법이지만 내가 실천을 할 수 없다는 데서 느끼는 자괴감이 오기 때문이다. 하고 싶지만 안될 때 느끼는 감정들과 전문가들이 알려주는 대로 하지 못하면 내가 너무 부족한 엄마인 것 만 같이 보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다 알려줘도 왜 못하니? 이게 안돼?' 이런 말을 듣는다면 기분이 어떨까? 그런 감정을 육아 전문서적이나 강연을 듣고서 느낀다면 과연 나를 위한 내용들일지라도 그게 달가울 사람은 없지 않겠나 싶다.


무수히 많은 사례와 상황들에 맞춰진 전문가들의 해결책들이 넘쳐나는 요즘 그 속에서 방법을 찾고 해답을 얻기도 하지만 그렇게 많은 정보들을 알고도 왜 내가 느끼는 어려움은 해결을 하지 못하나 라는 고민을 한 번쯤 해본 사람이라면 지금 내가 하는 이야기에 공감할 거라 생각한다.


첫 아이가 22개월이 되었을 무렵 자신의 행동을 제지받거나 안된다는 표현을 들으면 스스로 이마를 치거나 스스로를 때리는 시늉을 한 적이 있었다. 처음 접했을 땐 놀라서 그러지 말라고 알려줬고, 그게 반복되는 것을 느꼈을 땐 검색을 해보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찾아봤다. 똑같은 경험을 하신 분들의 대처방법이나 전문가들의 조언들까지 다 따라 해 봐도 달라지는 것은 없었고 시간이 가면서 자연스레 사라지는 현상이었지만 그 순간을 겪을 때 내 마음과 심정은 내가 찾아보고 알게 되었던 정보들은 참고용, 조언 정도로 정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과 함께 엄마인 나의 기준이 분명해야 내 아이를 양육하는 데 있어서 혼란이 가중되지 않겠다 느꼈다.


왜냐면 육아서적도 너무 다양하고, 육아 전문가분들도 많고 육아 관련 영양분 섞인 방대한 내용들을 알고 활용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기에 거를 건 거르고 취할 취할 아는 기준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하는 말이다. 남들이 이렇게 하면 해결이 된다고 말하는 것 들을 아이에게 적용했을 효과가 없었을 우리 아이는 달라지지 않지? 이거 문제 있는 건가?라는 생각으로 확장되는 동시에 엄마들의 더 큰 걱정거리로 번져가기 때문이다. 가끔은 별일 아닌 자연스러운 현상들임에도 너무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경우도 생긴다.


'모르면 약이요 아는 게 병'이라는 말이 있듯이 아무것도 모르면 차라리 마음이라도 편하니 좋겠지만, 뭔가를 좀 알고 있으면 되려 걱정거리가 많아 해롭다는 뜻으로 하는 말인데 어떤 것이 정답이다라고는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어느 쪽이든 과하다면 해로운 것은 사실이라 생각한다. 아는 것이 힘이다라고 이야기할 수 도 있고, 모르는 게 약이라면 또 약이 될 수 있으니까. 처음 아이를 낳고 모든 것이 처음인 경우라면 더더욱 이 부분에 대한 줄다리기는 잘해보기를 나는 추천한다. 엄마가 처음인 자신을 위해서도 세상이 아직 온통 낯선 것 투성인 아이를 위해서도 중요한 부분이 될 수 있다. 요즘 시대 아이 키우기가 너무 편해졌다 말하지만 우리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적당히가 반드시 필요한 시기라면 되려 지금이 내가 컸던 그 시절보다 아이를 키우기가 더 까다로워진 게 사실이다. 


왠지 선의의 잔소리 꾼들이 나를 둘러싼 곳에서 아이를 키워나가고 있는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

아이는 이렇게 키워야 한다, 이럴 땐 이렇게 해줘야 좋다 등등 곳곳이 지뢰밭인 기분으로 살아가는 것이 어떤 건지 느껴진다고 한다면 뭘 그렇게까지?라고 내 표현이 과하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지만 도움받기 위해 들춰 보는 육아서적들을 보고 있자면 나는 가끔 그런 생각이 들었었다. 아이를 위한 것이라도 엄마가 힘들어져 역효과를 가져다주는 것이라면 나 스스로 과감히 버릴 줄 아는 용기도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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