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셩혜 Jan 31. 2024

하와이 오아후에 나무 한 그루 심고 오다

오아후 최고 액티비티, 한 번쯤은 쿠알로아 랜치

하와이 여행을 준비할 때 어떤 액티비티를 할지 고민을 많이 한다. 이 부분은 어떤 여행지를 선택하든 따라오는 고민이다. 하와이 여행을 준비하다 보면 ‘쿠알로아 랜치’를 한두 번쯤 들어보게 된다.

고민 끝에 쿠알로아 랜치를 가기로 선택했는데 이 안에 또 여러 가지 옵션이 있다는 사실. 무비 투어, 정글 투어, UTV 투어, E-bike 투어 등등 투어 종류만 예닐곱까지 될 것이다.     


작년 여름에 ‘말라마 하와이’를 체험할 수 있는 투어가 생겨 참여했는데 그사이 또 뭔가 하나 더 생긴 것!


바로 ‘코아 플랜팅 투어’이다. 쿠알로아 랜치 인기 투어를 모두 묶고 거기에 하와이 여행 문화인 ‘말라마 하와이’까지 실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되겠다.


무비 투어, 정글 투어, UTV 투어가 합쳐진 데다 코아 나무 심기까지 한다. 하와이에 나무를 심는다고! 진짜 유니크하지 아니한가! ‘내가 하와이에 나무를 심는다니 말이다.’      

이 투어는 쿠알로아 랜치에서 인기 있는 투어를 모두 집합시켰고, 프라이빗 투어로 진행되며, 전문 가이드가 따라붙는다. 가이드가 직접 UTV 운전하기 때문에 편하게 투어를 즐기기만 하면 된다. 직접 UTV를 운전하지 않아 ‘익사이팅한 즐거움이 좀 떨어지겠지?’하고 생각한다면 오산.  

UTV를 타고 신나게 출발하며 만나는 첫 번째 뷰 포인트에서는 모자섬, 몰리이 연못, 시크릿 비치를 포함한 카네오헤 지역을 조망할 수 있다.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 여행을 한 듯한 기분이다.      

그렇게 쌩쌩 달린 UTV는 이번에 영화 속으로 이동했다. <콩 스컬 아일랜드> <쥬라기 월드> 세트장으로 데리고 갔다. <쥬라기 월드> 세트장에는 이곳에서 촬영한 영화 속 장면을 모두 사진으로 인화해 전시하고 있는데 쥬라기 시리즈 팬들은 오랫동안 이 사진에 빠져드는 듯하다.      

워낙 많은 할리우드 영화를 촬영한 로케이션답게 곳곳에 영화 안내가 되어 있다. 이동 중에는 쿠알로아 랜치에서 키우는 소, 말, 돼지도 볼 수 있다. 우리 같은 관광객이 너무나 익숙한 탓일까 지나가는 UTV에 눈길 한 번 두지 않는다.   

쿠알로아 랜치의 백미라 할 수 있는 카아아와 밸리로 넘어가니 날이 다시 화창해졌다. 시원하게 산과 바다가 만나는 풍경에 넋을 놓는다. 곳곳의 풍경이 그림 그 자체다.

그렇게 달리고 달려 코아 나무 심는 장소에 도착.  

코아 나무는 하와이가 원산지인 나무이다. 나무가 1m 자라는데 최소 70년은 걸린다고 한다. 코아 나무는 강하고 단단해서 가구 제작에 많이 사용되지만, 기념품을 만들 때도 사용되는 재료 중 하나이다. 카누를 만들 때도 코아 나무가 이용된다.      

코아 나무로 된 장식품만 봤지 이렇게 코아 묘목을 심는 건 처음 있는 일. 오랜만에 나무 심기라 떨리기도 하고, 하와이에서 나무를 심는다니 설레기도 하고. 땅을 잘 파고, 묘목을 넣어주고 다시 흙으로 덮고 물까지 준다. 흔들림 없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케이지도 둘러준다. 다음에 다시 쿠알로아 랜치에 오면, 이 나무 얼마나 자라 있을까? 몇 년 뒤, 몇 십 년 뒤를 상상하게 되었다.     

코아 나무까지 심고 나면, 이제 마지막 지점을 향해서 달린다. 쿠알로아 랜치를 찾는 이들이 많이 보고 싶어 하는 그곳. 공룡 뼈가 가득한 바로 그 장소. 미리 공룡 인형 하나 준비하면 설정샷 찍고 재미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다.      

세 시간 동안 진행된 투어는 즐겁고 신나는 것과 함께 뿌듯함까지 안겨주었다. 마지막에는 투어에 참여했다는 인증서까지 챙겨준다(아! 세심한 쿠알로아 랜치!)     

큰 기대 없이 시작한 투어였지만,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인당 비용이 150~200$ 사이이지만, 여러 가지 투어가 하나의 패키지로 되어 있고 나무 심기까지 생각하면. ^^

UTV 타고 이동하지만, 일행이 5인 미만일 경우 한 대로 이동하기 때문에 먼지도 많지는 않고(없다는 건 아니다. 있긴 있지만), 출발할 때 넥워머를 나눠주기 때문에 잘 착용한다면 먼지로부터 조금은 보호할 수 있다. 그래도 먼지가 찝찝하다면 하차 지점에 얼굴, 손, 발 씻을 수 있는 공간이 있으니 참고하자.

쿠알로아 랜치 투어를 마치고 나오면서 ‘재미있었다’가 아니라 ‘보람 있다’라는 말이 먼저 튀어나온 순간.

그건 그 어느 투어보다 뿌듯했기 때문 아닐까 싶다.


하와이 자연을 돌보고 온 날, 몇 세기를 걸쳐 온 이 청정 자연이 오랫동안 지속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여느때보다 간절해졌다.


매거진의 이전글 오아후 숲을 걷는 시간, 마노아 폴스 트레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