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13회 소식을 보며 상을 받은 뒤로 꽤 시간이 흘렀다는 걸 새삼 실감했어요. 책이 출간된 지도 벌써 한 달이 지났고, 시간은 늘 생각보다 빠르게 지나가는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자꾸 마음속으로 ‘하루하루를 잘 보내자’고 다짐하면서도, 그 다짐이 뜻대로 되지 않아 아쉬움에 조바심을 내보지만 괜히 마음만 분주한 하루를 보낼 때가 더 많은 요즘이에요.
책을 읽고 후기를 전해 들을 때면 아직도 누군가 ‘작가’라고 부르는 게 익숙함과 낯섦이 동시에 밀려와요. 관련 학과를 나온 것도 아니고, 작법 수업을 따로 받은 적도 없는 평범한 직장인이었으니까요.
그저 글이 좋다는 마음 하나로, 칠 년 전 회사를 그만두고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어떤 방식으로 써야 할지 몰랐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글은 무엇일까?'를 생각하며 많은 작가들의 책을 읽었어요. 그렇게 원하는 바를 얻게 되면 한작가의 모든 책을 읽어나갔고요. 그리고 퇴직금을 모아 여행을 떠나기도 했고,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공장에서 일하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어요. 그렇게 겪고 쌓은 순간들이 지금으로 이끌어 준 것 같아요.
브런치에는 참 많은 분들이 꾸준히 그리고 빛나는 글을 써 내려가고 있다는 걸 느껴요.
오 년 전 첫 번째 브런치북을 만들고 그로부터 사 년이 흐른 작년 연말 좋은 소식을 마주할 때까지
저는 매해 수상 여부와 상관없이, 누군가가 글을 읽지 않더라도 계속해서 글을 남겼어요.
(대부분의 글들이 조회수 몇십에 그칠 땐 힘이 빠지기도 했지만요.)
어쩌면 모두가 같은 마음일 거라 생각해요.
계속해서 쓰고 남기는 일이 때때로 의미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멈추지 않으면 분명 어떤 지점에서 자신의 순서를 마주하게 된다고 말하고 싶어요.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제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했어요.
‘배우지 않았더라도, 내가 글을 잘 쓰지 않더라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자.
그리고 누군가가 나를 보며 시작하거나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해보자.’
마치, “저 사람도 하는데 나라고 못할까?” 하는 마음으로요.
13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를 준비하며, 또 그와 관계없이 묵묵히 글을 남기고 있는 여러분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끝으로, 『과잉무지개』 브런치북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출간된 종이책에는 브런치북에 담지 못했던 이야기들이 조금 더 깊고 다르게 담겨 있어요.
그 여운이 마음에 남았다면, 종이책으로도 한 번 만나보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