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희 변호사_법무법인 디라이트
변호사라는 직업의 장점이자 단점은 계속 배워야 한다는 거다. 어려서부터 호기심이 많은 편이어서 뭐든 새로운 게 나오면 사는 편이었다. 새로운 과자나 아이스크림이 나오면 꼭 사 먹어야 직성이 풀렸고 돈을 아껴 쓰지 않는다는 핀잔을 듣기 일쑤였다. 그래서인지 변호사가 되면서 기술이나 지식재산권을 주로 했다. 늘 새롭게 등장하는 기술이나 콘텐츠 등을 배우고 익히는 것이 재미있었고 최신 트렌드에 맞추어 사는 삶이 즐거웠다.
그런데 요즘 들어 이게 힘에 부친다. 특히나 스타트업 분야의 업무를 하며 보게 되는 빠른 변화에 정신이 없다. 그중에서 특히나 변화가 빠른 분야가 콘텐츠·미디어 분야다. 이제 긴 글, 딱딱한 글은 외면받기 십상이다. 최근 법률분야 기고를 하면서 아예 작가를 섭외했다. 변호사는 법률적인 지식을 제공하고, 글은 작가가 독자의 눈높이에 맞추어 작성한다. 혹시라도 지루할까 봐 중간중간 이미지도 들어간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동영상 콘텐츠까지 합하여 7번 정도 연재를 했는데 전체 조회수가 10만 회를 넘었다. 콘텐츠만 그런 것이 아니다. 미디어의 발전은 더더욱 빠르다. 웬만한 신문사에 기고하는 것보다, 친구나 팔로워가 많은 페북 이용자가 공유나 포스팅을 해 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언론과 광고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정말 다양한 미디어들이 등장했다. 좋은 콘텐츠를 가지고 있어도 이제 어떠한 미디어를 활용해야 할지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https://brunch.co.kr/magazine/crisisescape
최근 퍼블리나 폴인과 같은 콘텐츠 서비스를 시용하기 시작했다. 꼭 필요한 내용을 길지 않게 정리해 주니 너무 좋다. 굳이 서점까지 갈 필요도 없고 두꺼운 책을 읽으며 나에게 필요한 부분에 줄을 치며 정리하느라 시간을 쓸 필요도 없다. 여러 전문가의 생각을 요약해서 정리해 주니 실무용으로는 딱이다. 그런데 아쉬운 것은 대부분의 미디어에 법률 콘텐츠는 거의 없다는 거다. 모든 국민의 일상에 깊숙이 관여되어 있는 법률에 대한 콘텐츠는 왜 이리 없을까?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변호사, 교수 등과 같은 법률전문가들이 이러한 트렌드에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네이버를 검색해 봐도 임대차, 고용, 이혼, 상속 등 수많은 일상적인 법률 이슈들에 대한 제대로 된 콘텐츠는 적고 홍보용 게시물이 홍수를 이룬다.
독점이 부여된 곳에는 당연히 책임이 따르게 된다. 점점 더 공부하는 게 버거워지지만 내가 선택한 일이니 어쩌겠는가? 그리고 기술과 미디어에 친숙한 후배들이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재미있는 법률 콘텐츠들을 많이 만들어 주었으면 어떨까 하는 기대를 가져 본다.
(법률신문 2019. 3. 25)
칼럼 링크 : https://www.lawtimes.co.kr/Legal-Opinion/Legal-Opinion-View?serial=1517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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