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고민을 조금 더 할걸 그랬다
우리는 반짝반짝 (트리) 나무 언제 사?
이사 가면 하자,..라는 핑계로 지난 2년을 보내고 올 연말도 아이들 눈치가 슬금슬금 보이기 시작할 때, 뒷 일은 잘 생각 안 하는 남편은 나무 그까짓 거 하나 사라고 아이들 편에 서서 부추긴다.
- 그깟 나무 하나 사는 게 문제가 아냐
이것저것 달기도 해야지 시즌 지나면 치워 넣어야 하는데 어디다 보관할 건데? 난 뭐 안 해주고 싶냐!
쏘아붙이고 나니 모든 건 다 때가 있는데..
트리 만드는 것도 어린 이 시절에나 재미나지 조금 더 크면 과연 아이들에게 무슨 재미가 있을까? 싶은 거다
여기저기 트리 판매로 한창인 지금, 스리슬쩍 만 봐도 내가 생각하는 트리 사이즈에 꾸밈이면.. 견적이.. 와아 소리가 나고
1회성으로 (집에 체리, 살구, 레몬 등 나무는 좀 있으니) 꾸며볼까 해도 뒷정리가 영 자신이 없다.
- 주일날 성당에서 트리 장식하잖아? 그때 신나게 해 보면 어떨까?
이렇게 꼬셔볼까? 몇 날을 홀로 고민했다.
12월 1일부터 아이들은 크리스마스 선물 맞이 Calendario dell’avvento 하는데 올해는 플레이모빌로 준비하러 공식사이트에 들어갔더니
그래! 왜 이걸 잊고 있었지!
몇 년 전 사려다 장난감 하나에 거진 십만 원 돈을 들이는 게 맞나.. 번번이 고민만 하다가 결제로 이어지지 못했고 그렇게 한동안 잊고 있었던 크리스마스 산타.
물가상승 대비 이 녀석도 지난 몇 번 동안 꽤 몸 값이 올랐지만 이번엔 정말 큰 맘먹고 자신 없는 나무 값 보단 올해는 무조건 이거라도 분위기를 내자!
12월 만을 애타게 기다리는 아이들 선물과 산타할아버지, 멈칫하다간 올해도 내 손은 차마 결제를 못할 거 같았기에 단숨에 결제했다.
띵동! 구입해 줘서 고맙다. 배송 시작했다. 안내 메일과 연이어 띵동!
20% 추가 할인 한다는 뉴스레터까지 도착했다.
늘 이렇더라, 하지만 괜.. 괜찮아..
이틀 먼저 더 크리스마스를 즐겨보는 거야
아이들 하교 픽업 가는 길,
환호성 지를 아이들 생각하니 20%쯤이야.. 마인드 컨트롤 해보지만 젠장..
어떻게 먹은 맘인데,
내가 꼭 사고 나면 추가 세일하더라.
고민은 배송만 늦출 뿐이라더니 난 고민을 조금 더 할 걸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