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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플러스 Apr 06. 2023

클라이언트를 위한 일일보고 체계

누군가에게는 최상급의 서비스, 누군가에게는 머리아픈 작업방식



복잡한 프로젝트일수록 클라이언트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해진다. 결국 사람과 사람이 교감하고, 대화를 통해 작업을 이뤄나가야하기에.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또 어떤 것들을 만들고싶어하는지를 파악해야한다. 그래서 때로는 매우 자주, 많은 내용을 상대방에게 전달해야할 때가 있다. 그 방식은 문서가 되건, 시각물이 되건 - 어떠한 형태로든 많은 정보를 담고있게 된다. 다만 문제는 그 내용을 과연 상대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가이고, 그들에게 그 이상의 노력을 들일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1. 내가 일일보고 방식을 선택한 이유


기획을 위한 정보정리부터, 화면설계,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어떤 것들을 왜 정리해야하고, 어떤 서비스들에서 무슨 내용을 사용하고있는지. 일일히 찾아보고, 전달해주는 과정을 반복한다. 처음에 이런 일일보고 방식을 선택하게된 이유는, 클라이언트가 굉장히 특이한 상황에 처해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과거에 다른 개발사와, 대화가 충분하지 못한 협업을 진행했다. 그렇다보니 그들이 무엇을 얻게될 것인지를 명확하게 알지 못했고,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물을 얻게되었다. 그래서 새로운 개발사를 찾게되면서, '하나하나 꼼꼼하게 따지고, 의심하는 방식'으로 그 문제를 해결하려했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 회사에서도 특단의 조치를 내리게됐다. 그게 바로 일일보고 방식이었다.


대부분의 클라이언트들은 IT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않다.  심지어 그들이 특이한 분야에서 일하는 전문가라면, 더욱더 그렇다. 이런 상황일수록 상대방에게, 어떤 이유로 무슨 작업을 하게되었는지를 설명해주어야한다. 다만 이런 커뮤니케이션은 일반적으로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니 매번 자료를 정리하고, 작업물을 바탕으로 다시 하나하나 내용을 설명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만약 이런 과정을 '매일 매일 해야한다면'  어떻게 될까?아마도 작업자에게 굉장히 큰 부담이 갈  것이다. 하루에 할 수 있는  작업양을 정하고, 무엇을 보고할지, 어떤 것들을  질문할지를 나누어야한다. 오늘 작업할 분량을  계획하고, 다시 그것을 전달할  방법에 대해서 미리 고민을 해야한다.


하지만 일일보고 방식은 단점보다 장점이 컸다. 가장 놀라운 변화는, 클라이언트 측의 '의심이 사라지게 되었다'는 점이다. 개별적인 내용을 꼼꼼히 체크해주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를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 신뢰가 쌓이기 시작했다. 처음에 모든 내용을 일일히 체크하고, 구현가능 여부를 물어보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버렸다. 결과적으로 우리 쪽에서 조금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클라이언트에게는 매우 만족스러운 방식으로 기획, 디자인 작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물론 그런 과정을 별도로 다뤄주어야할, 전문 커뮤니케이터가 필요해진다는게 문제라면 문제였다.




2. 작업자와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


일일보고 형태의 작업을 진행하려면, 실무자와의 협업이 매우 중요하다. 한가지 작업을 진득하게 진행하는게 아니라, 하루에도 한두번씩 작업해야할 내용이나 방향을 바꾸기도 한다. 클라이언트 측에 질문을 해야할 지점을 정리하고, 디자인의 기반이 되는 정보정리 시간이 꼭 필요하다. 심지어 일일보고를 하기위해 만들어지는 작업물의 분량도 일정하게 유지해주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들쭉날쭉한 작업분량에, 상대방도 의문을 갖게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더 '어떤 단계를 통해, 다음 작업을 처리할지'에 대해 실무자와 이야기를 나누게된다. 결국 나는 2~3시간마다 그들의 작업진척도를 확인하게되고, 다음 작업에 필요한 정보들을 미리 체크하게된다.


나는 총 세명의 프로젝트 담당자들과 작업을 하고있다. 그러니 한명의 실무자와 대화를 나누고 나면, 다음 사람, 또 다음 사람으로 옮겨가 진척상황을 확인하게된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다보면 놀랍게도, 2~3명이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동시에 체크하는게 가능해진다. 남는 시간에는 필요한 자료를 찾고, 다른 제안서를 쓰거나 - 기존 자료들 중에 빠진 것들을 체크해본다. 이런 식으로 거의 한달 정도를 일하다보니, 이제는 제안서를 틈틈히, 간단하게 쓰는 방법도 배우게됐다. 그리고 개별 작업자들에게 다음 단계에 무엇이 필요할지, 미리 체크하고 퇴근하는 버릇이 생겼다. 어찌보면, 상황에 맞게 적절히 변화하고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처음에는 일일보고라는 형식 자체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기도했다. 매일 작업을 하면서, 어떻게 그들에게 질문해야할 지점들을 매번 정리하고, 전화를 통해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그 지점에 대해서 의문을 갖기도 했다. 정작 '그런 역할을 해야하는 상황'이 되니, 자료를 정리하고 매번 브리핑을 하듯 전화통화를 하게됐다. 상대방도 의문이 드는 지점을 질문하고, 나 역시 필요한 내용을 전화로 이야기하고, 문서로 다시한번 정리하는 습관이 생겼다. 현재는 일부 클라이언트에게만 이 방식을 사용하고있지만, 추후에는 범위를 늘려나갈 수도 있을 것 같다.




3. 제안서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일일보고 방식


클라이언트와의 소통을 책입지는 입장에서, 일일보고가 커다란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앞으로는 제안서를 작성할 때, 일일보고 체계에 대한 내용과 실제 진행사례를 담아서 이야기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하게됐다. 클라이언트들의 외부작업을 맡기게 될 때,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소통의 문제이기 떄문이다. 그들이 걱정하는 지점을 미리 나서서 '해결해주는 방향'으로 제안을 한다면, 이런 지점도 충분히 어필 포인트가 될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진행중에 발생할 수 있는 방향성의 차이나, 소통이 부족해 생기는 재수정작업 등의 문제를, 이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지는 않을까?


물론, 일일보고를 한다고 해서 모든 커뮤니케이션 문제가 해결되는건 아니다. 우리가 매일 이야기를 전달해도, 상대방이 충분한 피드백을 주지 못한다면, 여전히 작업속도는 늦춰질 수 밖에 없다. 게다가 클라이언트가 적극성을 갖고 커뮤니케이션에 응답해주지 않는다면 - 일일보고는 그들에게 귀찮은 과정일 뿐이다. 그러니 일일보고라는 형식은 상대방의 성향이나, 의향이 있는가에 따라서 선택해야하는 지점일 것이다. 단지 일반론을 들어 이야기하자면, 그들의 가려운 지점을 긁어줄 수 있는, 한가지 무기가 될수도 있다는 것 뿐이다. 대부분의 클라이언트들은 자신이 만들어내려는 결과물이 제대로 나오고있는지를 자세히 알고싶어하니까.

일일보고 방식을 선택하기 위해 내부 인원들을 훈련시키고, 계획을 세우는 것에 대해서도 고민해보아야한다. 처음에는 커뮤니케이터 역할을 하는 사람이 이 부분을 처리하겠지만, 언젠가는 작업자가 이 역할을 대신해야한다. 그래야 팀장급 인원들이 다른 작업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초중반의 커뮤니케이션을 누군가가 대신하더라도, 중후반의 작업진행은 작업자의 소통수준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누군가가 '무엇을 궁금해할 것인지'를 체크하고, 그 지점을 일일히 해결하는 것. 그 역시도 훌륭한 수업과정이 될 수 있다. 다만 '개인에게 너무 많은 부담을 줄 수 있는

방식'이라는 것도 기억해두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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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은 일일보고 방식이 가지는 훈련적인 장점이 더 눈에 들어오는것 같다. 게다가 클라이언트 측의 만족도가 높다는걸 생각하면, 이 방식의 단점은 - 작업자와, 소통하는 사람이 힘들다는것 정도인듯 하다. 계약시 충분한 금액만 들어올 수 있다면, 이정도 문제는 충분히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나중에 VIP 고객을 응대하는 방식으로, '옵션'으로 갖고있다가 사용한다면 꽤나 괜찮은 방식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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