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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울무사 Sep 20. 2021

왕이를 만난 날 SLBM을 발사하다

독일이 강하면 유럽이 불안하고 한반도가 강하면 아시아가 평화롭다

어제 왕이 부장이 불편한 하루를 보냈겠군요.  어깨에 힘을 주고 서울에 왔을 텐데 하필이면 정의용 장관과 오찬을 하는 그 시간에 북한이 탄도 미사일 두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지요. 그리고 오후에는 우리가 세계에서 7번째로 SLBM을 잠수함에서 발사해 단 한번에 멋지게 성공시켰지요. SLBM 뿐 아니라 떡 본 김에 제사지낸다고 군의 숙원 사업들을 한 꺼번에 다 해치웠습니다.


 방어 미사일에 불과한 사드를 배치했다고 길길이 날뛰며 지금까지도 제재를 이어오고 있는 중국이 그보다 훨씬 강력한 SLBM 발사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반응 밖에 보이질 못하는군요. 반면 중국 안에서는 난리랍니다.


우리 군이 절치부심하며 국방력 증강에 올인한 데에는 사드 때의 설움도 크게 작용했다고 봅니다. 우리가 힘이 없으니 미국이 시키는대로 사드를 배치했고 억울하게 중국으로부터 얻어 맞는 데도 참을 수 밖에 없었지요. 


그게 박근혜 정부 때 일이지만 문대통령 임기 초까지 그 상황이 그대로 밀려왔지요. 


북한은 미사일을 쏴대고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는데 중국이 정말 거들떠도 안보는 듯한 태도를 보였지요. 그때 중국이 했던 짓 생각하면 아직도 이가 갈립니다. 정권 초기 그 수모를 겪은 이 정부를 보고 친중파 운운 하는 사람들 보면 뭘 몰라도 너무나 모르는 것 같아 좀 한심해 보입니다.


제 눈에는 그때 문통이 입에 칼을 물고 절치부심하는 모습이 선했지요.  그때 그런 글을 썼던 기억이 납니다.  제 예상대로 문통은 지난 4년간 엄청난 속도로 국방력 증강을 밀어부쳤습니다. 


오전에 왕이를 청와대에서 만나고 오후에 SLBM 발사 현장을 대통령이 참관했는데 그것은 우연의 일일까요?  적어도, 중국에서 누가 온다 하니 이날은 피하자라고 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겠군요. ㅎ


엊그제 올린 글에서 대통령이 왕이 접견을 하지 않는 게 좋겠다 했는데 그 전날 중국과 대척점에서 싸우고 있는 호주의 외교, 국방장관 접견이 있는 것 보고 만나긴 만나겠구나 싶었지요. 그러구 나서 아주 멋진 이벤트를 해치웠네요.


소위 보수정권이라는 이명박 박근혜 정권 10년간 온갖 방산비리로 들끓던 그 사람들이 대통령 하나 바뀐 것 뿐인데 단기간에 해내고 있는 일들을 보면 정말 기적처럼 보입니다. 다른 것은 몰라도 국방력 강화가  문통의 최대의 업적이 될 것입니다.


예전에 어떤 분이 이런 말씀을 한 적이 있지요. 독일이 강해지면 유럽이 불안해지지만 한반도는 힘이 있어야 아시아의 평화를 지킬 수 있다라는 것입니다. 매우 역설적으로 들리지만 곰곰히 따져 보면 일리가 있는 얘기입니다. 


독일은 강해지면 그 힘을 주체 못해 유럽의 국제질서를 뒤흔들곤 해왔지요.  유럽사람들이 얘기하는 독일문제가 바로 그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한반도는 힘이 강했을 때가 아니라 힘이 약했을 때 늘 분란이 일어나곤 했지요. 청일전쟁 러일전쟁이 그거 아닌가요? 우리가 약하면 주변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설치는 놈이 생기고 그러다 지들끼리 쌈박질을 벌이곤했지요.


그걸 못하게 하려면 우리가 힘이 있어야 합니다. 적어도 어느 누구도 우리를 함부로 할 수 없게 하는 힘.  그 힘이 바로 한반도 평화, 나아가서 아시아 평화를 지키는 요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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