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울무사 May 30. 2022

보수 정권에서 무력 충돌을 걱정해야 하는 이유


무력충돌 가능성을 우려하는 정세현 장관 얘기에 공감한다. 이번 정부에서 제안 우려되는  게 바로 이 점이다. 이명박 정부 초기부터 쌓인 불만이 2010년 연평도 포격 사건으로 터졌다. 그 당시 쓴 기사들을 보면 북한이 방북자나 북경 등에서 접촉한 남측 인사들에게 남북 관계가 이런 식으로 계속 가면 국지전이 발생할 수 있다고 여러 차례에 걸쳐 경고하는 대목이 나온다.


북한이 지금 왜 전술핵 실험을 서두르고 있는가. 그것은 딱 하나 만약에 있을 수 있는 국지전을 대비하는 게 아닌가 싶다. 핵무기를 쓰겠다는 것이라기 보다 국지적 도발을 먼저 하고 이쪽에서 반격을 못하도록 전술핵으로 협박하는 것이다. 


ICBM을 개발하는 것이 미국과 전쟁을 하기위한 것이 아니라 한반도 유사시 미국의 개입을 차단하기 위한 것과 같은 이치다. 이를 군사적으로는 전략적 억지라고 한다.


중거리핵은 일본과 주일미군 기지, 전술핵은 한국의 재래식 반격에 대한 억지력인 것이다. 이렇게 갖춰놓고 주도권을 쥐겠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 때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최근 방북했던 인사에게 들었다며 AN-2기에 특수부대원들을 싣고 서해 5도 중 한군데를 무단점령하고 핵공갈로 남쪽이 대응하지 못하게 하는 시나리오가 돌고 있다고 해 깜짝 놀란 적이 있다. 그 내용을 당시 기사 내용에 넣기도 했다.  그래도 그때는 너무 극단적인 얘기라 설마 하는 생각이 더 강했는데 취임 전부터 아예 작정하고 북에 적대적인 발언을 쏟아내는 걸 보고, 북의 최근 움직임을 보니 이러다 일 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불쑥불쑥 드는 것이다.


북한의 말과 행동이 거칠어 짜증날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냉정히 생각해보면  체제 자체가 허약하기 때문이다. 또 남쪽에 대해 기분 나쁜 소리를 해대도 북한에게 남쪽과의 관계는 마치 보험과 같은 관계다.


중국과 국경선을 맞대고 있는 데서 오는  스트레스를 우리는 이해를 못한다. 동맹이라 하지만 늘 좋을 수는 없는 것이다. 남북관계가 어느 정도 유지되면 북중관계가 소원할 때 남북 채널로 압박을 가할 수 있고 또 남쪽의 도움으로 쉬어갈 수도 있다. 문 정부 때 남쪽을 욕하다가도 중국과 뜻대로 안될 때 두차례나 남북친서 교환을 통해 중국에 압박을 가하는 모습을 관찰 할 수 있다.


그런데 보수 정권이 되면 그게 불가능해진다.  중국으로 부터 오는 스트레스에 남쪽으로부터 오는 스트레스까지 겹쳐 죽을 지경이 된다. 시간이 지나도 남쪽 정권이 못알아들으면  본 때를 보여주려는 심리 상태가 발동한다. 보수 정권 들어서 2~3년 차부터 무력 충돌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메카니즘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것을 잘 살펴 강할 때 강하더라도 저쪽의 어려움을 살피는 유연한 태도가 필요한데 지금은 기대 난망이다. 이러다가 정권 초부터 충돌이 일어날지 모르겠다.  대체로 정권 중반 쯤 넘어가면 내부에서 위기의식을 느낀 온건파들이 들고 일어나면 균형을 잡으려는 시도를 하게 마련인데 지금은 그걸 기대화기에는 너무 이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