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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mzam Dec 03. 2021

충분한 노력에 대하여(1)

제가 처음으로 제대로  사교육을 받았던 것은 중학교 입학을 앞둔 겨울방학이었습니다.  전에는 학습지로 대충 영어, 수학 정도를 공부했고, 동네 서점에서 문제집   사다 푸는  시험 준비의 전부였습니다. 사교육 시장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기 시작할 때쯤이던 2004, 주변 친구들에 비하면  늦게 사교육에 발을 담그게 되었습니다. 저녁 어스름까지 놀다  묻는  탈탈 털고, 저녁밥을 먹으러 집으로 돌아가던 제가 적잖이 충격을 받았던  이때부터 입니다. 그렇게 처음으로  학원에는 저와 같은 순수한 자기주도 학습자는  되지 않았고, 되려 유명 학원에서 선행학습까지 마치고  애들 밭이었습니다. 당시에는 당연히 학생 인권이고 뭐고 없어서, 선생님은 1등부터 꼴찌까지 이름과 점수를 순서대로 불렀고, 항상 월등한 점수 차로  마지막에 호명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상위권 친구와 저를 대놓고 차별 대우하는  겪고 나선  바닥(고작 동네 학원이었다만,)에서 살아남으려면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때 처음으로 열등감이라는 감정을 느꼈는데요. 이후엔 시험을 앞두고 새벽까지 야자를 하고, 전과목에서 달린 손가락의 개수보다는 적게 틀려야 한다는 강박이 생겼습니다. 적당한 열등감은 개인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던 것은 열등감과 노력, 성과가 어느 정도는 비례하는  체감한 후입니다. 소위 말하는 강남 8학군 친구들에 비하면 제가  노력은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겠습니다만, 전국을 통틀어 본다면, 그래도 상위 5% 노력은 했을 거라 자부합니다. 이후에는 딱히 누군가로부터 잔소리를 듣지는 않았음에도, 열등감인지, 두려움인지 동기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로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알아서 열심히 했습니다. 그렇게 대학도 자연스러운 수순처럼 in 서울 하였고, 숱한 어른들의 말처럼 앞으로  인생은   알았어요. 웬걸. 미리 결과를 말씀드리자면, 저는 지금도 경쟁적으로 노력합니다. 포인트가 약간은 달라졌지만요.


제가 나온 대학교는 학부제라서 취업에 유리한 상경계, 상경계와 비슷한 궤의 학과들, 당시 유행했던 일부 과를 전공하기 위해서는 새내기 때부터 학점을 챙길 수밖에 없는 구조였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상경계 냄새가 나는 학과로 진학할  있었지만, 이걸로는 부족해 다음 해엔 경영학과를 복수 전공하고, 그다음 해엔 교환학생을 다녀왔습니다. 이에 더해,  차례 공모전 수상,  차례 대외활동 수상,  차례 인턴 경험을 하고, 4.0점을 넘는 학점과 봐줄 만한 어학성적을 만든 상태로 취업 전선에 참전했습니다. 그렇게 맞이한 2016 , 여러 대기업에 원서를 쓰고, 인적성과 면접을 보러 다녔습니다. 모든 프로세스  가장  곳까지 갔던 것은 K로펌과 S전자였습니다.   먼저 합격 결과가 나온 K로펌에 최종 입사를 하였는데, 이마저도 서류 제출  진행하는 semi 면접, 인적성, 1 면접(인성면접, 영어 Reading, Writing test), 2 면접(임원면접, 영어 Listening, Speaking test) 거쳐 힘겹게 들어간 곳이었습니다. 이때 인생 시궁창으로 들어가는  짐작조차 못했던  한탄스럽습니다.


제가 장황하게 나열한 것들은 결국, '그래도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할  있음!' 어필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이제 나열할 것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도 노력으론 인생이 피지 않았음!' 얘기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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