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을 챙기는 문화에 속한 혜택으로, 우리는 두 번째 새해를 맞이 합니다. 연말부터 바빴던 관계로 한참을 미뤄온 새해의 감성팔이를 이 틈을 타 해봅니다. 작년 설과 비교하자면, 모든 것이 좋아졌습니다. 삼재니, 아홉수니, 말도 안 되는 얘기라 코웃음 치다가도, 힘든 상황을 용케 이겨내고 마무리 짓는 상황이 오니, 괜한 안도감이 드는 것이 아이러니합니다.
제가 이렇게 2022년을 평온하게 시작할 수 있는 이유를 생각해보자니 제 덕이랄 게 하나도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매년 아주 조금씩 나아지려 노력할 뿐, 한 살 더 먹었다고 갑작스레 유난히 성숙하고 지혜로운 어른으로 탈바꿈한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모든 건, 지금까지 쭉 제 옆에 머물러 주었던 분들과 제 삶에 새로이 등장한 인물들, 그리고 앞으론 보지 않아도 될 사람들 덕분입니다.
지난 한 해에는 끝내야 할 것들을 잘 마무리했고, 소중한 것들은 정성스레 시작할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너무 최악이라 생각됐던 상황은 오히려 제가 이것저것 공부할 수 있게 했으며, 이로써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소스가 돼 주었습니다. 또, 고이 담아둔 마음을 꺼내어 그 위로 내려앉은 시간들을 후후 불어 내니, 짐작하지도 못한 선물을 받게 되었습니다. 수 백, 수 천억을 준대도 맞바꿀 일 없을 만큼 소중합니다.
올해는 이런 이유들로 작년보다 더 잘 가꿀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괴로움을 이겨내 재가 된 것들은 비료가 될 테고, 제게 온 선물들은 해가 되어 저를 나날이 튼튼하게 해 줄 것입니다. 이제 이것저것 싹만 틔우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