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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랑랑이 Nov 25. 2015

갈비뼈 부러진 B형 여자, 탱고에 도전하다!

끄적끄적 일상

요새 수면 부족 탓인지 머리가 잘 안 돌아간다는 느낌이 든다.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도 마음에 드는 시나리오 소재가 떠오르지 않고, 회사에서도 가끔 뇌 부하가 너무 많이 걸려서인지 신경질이 날 때가 많다. 아직 하늘에 솟아오르지도 못했는데 이미 슬럼프가 온 건가?


역시 몸이 튼튼해야 정신도 건강해지나보다. 그래서 내일은 과감하게 운동을 시작해보려 한다. 물론 헬스장이나 요가 센터가 아닌...좀 특별한데서 말이다. 나는...아주 어울리지 않게...스포츠 댄스에 한번 도전해 보고 싶다. 탱고와 모던 중에서 고민 아닌 고민을 하고 있다. 강사님은 정열적인 탱고를 배우는게 조금 더 쉽다고 하신다. 의외였다. 난 오히려 잔잔한 모던 댄스가 더 쉽다고 생각했는데 말이다. 뭐 어쨌든 뭘 고르든 초보자인 나에겐 다 마찬가지일 것 같긴 하지만...머리를 계속 이쪽 저쪽으로 꺾는 탱고를 내가 과연 감당해 낼 수 있을지 걱정이다. 안그래도 잘 안돌아가는 머리가 이번 기회에 아주 철저하게 뻗어버리는게 아닌지...그리고 난 마음속에선 마른 장작이 활활 타고 있을지 몰라도 겉으론 아주 차분하고, 지적인 B형 여성이라 이 저돌적인 무용을 잘 표현해 낼 수 있을지...이 외에도 고민할게 너무 많다. 예컨데, 의상이나 신발 문제...이런 고민을 할 때가 아닌데...



한국에 처음 왔을 땐 한국 고전 무용을 잠깐 배워본 적 있었는데, 너무 재미있었던 기억이 난다. 한 나라의 문화를 배우기 위해선 그 나라의 무용을 배우는게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나다. 그것도 그 나라만의 고전 무용을 통해서 말이다. 그래서 망설임 없이 바로 등록을 해 버렸다. 기본 훈련 수업은 사실 지루하고 지루하고 또 지루했다. 보기엔 쉬어보이는 동작도 한치의 흐트러짐이 없을 때까지 수십번 반복하고 또 반복해야만 했다. 한국의 고전 무용을 배우면서 많이 차분해지고 하루 하루 다듬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마지막 수업은 아쉽게도 출장 때문에 참석을 못 했지만, 내겐 아주 의미 있었던 추억으로 남겨졌다.



이번엔 180도 다른 스타일의 무용이다. 음, 걱정이 되긴 하지만 한편으론 왠지 약간의 기대도 된다. 나란 사람이, 절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탱고를 배운다면 어떨까? 어쩌면 무의식적으로 나도 몰랐던 내 안에 숨겨진 또 다른 나를 끄집어 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 숨겨두었던 B형 여자의 똘기를 확인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동영상 속 여자분, 내가 정말 좋아하고 롤 모델로 생각하는 여장부 phyllis sues다.

50세에 자신만의 의류 브랜드를 만들고, 70세부터는 외국어(이태리어, 불어 등)를 배우기 시작했으며, 80세부턴 탱고 그리고 85세엔 요가에 도전하기 시작한 그녀. 그야말로 무지개처럼 빛났던, 그리고 지금도 빛나고 있는 인생이다. 그녀가 탱고를 추는 영상을 아주 감명깊게 봤던 기억이 난다. 이미 90의 문턱을 넘은 그녀, 하지만 그녀에게 나이는 그저 의미 없는 숫자일 뿐,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데에 전혀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그녀가 할 수 있다면, 갈비뼈가 부러진 적 있는 나지만, 그래도 한번쯤 도전해 볼 만하지 않을까란 생각을 조심스레 해 본다.


phyllis sues 탱고 영상


http://phyllissues.com/

홈페이지


사람들이 phyllis sues에게 젊음의 비결이 뭐냐고 물었을 때, 그녀의 대답은 아주 심플했다.

운동, 끊임없는 공부 그리고 경청.



이 세 가지 중 나는 지금, 내게 가장 어려운 운동이란 걸 도전해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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