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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랑랑이 Dec 17. 2015

#4. 다시 걷고 싶다,고향의 거리여!

이영호(李荣浩)의 오래된 거리(老街)

랑랑이의 "오래된 거리"

누구에게나 어린 시절이 있고, 그 시절 살았던 고향에 대한 애틋한 추억이 있을거다. 그런데 웃기게도 평소에는 메마른 우물마냥 파도파도 생각이 나지 않다가도, 외롭거나 힘들때면 갑자기 샘솟듯 터져나오는 그 시절의 추억들. 더이상 돌아갈 수 없는 순수하고 아름다웠던 시간들이 한없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 인터넷도, 핫 뉴스도, 항상 바삐 돌아가는 일상도 아닌, 고즈넉하고 여유넘치는 따뜻한 곳, 고향이란 바로 우리에게 그런 존재다. "뭘 그리 못 잊는건지 나도 모르겠네, 이건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그리움"이다.

내 기억속 고향의 거리는 좁디좁은, 그리고 조금은 울퉁불퉁한 길이었다. 매일 친구들과 걸어서 등하교를 했던 시절, 그 오래된 거리는 내게 수많은 추억들을 심어줬다. 집으로 가면서 매일 지났던 그 골목길 끝에서 항상 우리를 반기던 인심좋은 아줌마, 우리는 매일 아줌마한테서 마라탕(중국식 길거리 음식)을 사먹었다. 이 안에 마약이라고 넣은게 아닐까? 아니면 매일 먹는데 매일 먹고 싶은건 대체 왜일까? 하면서 진지하게 토론까지 했었다.


수업 마치고 집에 들어설 때면 , 집에 아무도 없었던 시절이 있었다. 어두컴컴한 방에 들어가기 두려워 엄마 아빠가 퇴근할 때까지 절대 집에 안 들어갔던 겁쟁이, 바로 나였다. 그리하여 나의 유일한 놀이터가 되어버린 그 거리. 나는 거기서 종횡무진하면서 친구들과 함께 쏘다녔다. 숨바꼭질도 하고, 벽돌로 쌓은 골목길 벽을 무자비하게 공격하기도 했다. 벽 틈새에 뭔가 보물이 있을거라고 믿었던 우리, 길다란 나무막대기로 구멍난 벽을 잔인하게 쑤셔대며 보물을 찾기에 여념이 없었다.


썸타던 남학생과 함께 앞뒤 일정한 간격을 두고 그 길을 걸었었다. 앞에서 걷던 나, 뒤 돌아보면 그 아이도 멈춰서서 나를 빤히 쳐다봤다. 그렇게 한 학기를 걸었던 우리, 어느날 뒤돌아보니 이미 사라져버린 그 아이. 나의 애매모호한 태도에 지쳤던지 결국 다른 여학생으로 갈아탔던 것이다. 한동안 내게 시련의 상처를 준 아픔의 거리로 기억되기도 했던 곳이다.


가끔은 그 거리가 무서울 때도 있었다. 이웃 동네에 사는 무서운 오빠가 길에 떡하니 서서 지나가는 아이들을 괴롭혔다. 덩치 크고 무서운 동네 오빠, 눈을 부릅뜨고 째려보면 혼이 나갈 듯 손발이 덜덜 떨렸다. 그 오빠, 지금은 누군가의 아빠가 되어있겠지. 아참, 비오는 날 아침 일찍 길을 나서다 바바리맨을 만난적도 있었다. 콧노래를 부르며 깡총깡총 뛰는 나를 막아서더니 갑자기 바지 지퍼를 내렸던 그 음란한 아저씨, 몇초간 정적이 흐르고 무슨 말을 할까 고민하다가 결국 아저씨에게 던진 한 마디 " 아저씨, 얼른 바지 올리세요", 그리고 냅다 학교쪽으로 도망갔던 나, 그땐 참 용맹무쌍했었는데...


이젠 고향으로 돌아가도 더이상 볼 수도, 찾을 수도 없는 그 거리。 인심 좋은 아줌마도, 무서웠던 동네 오빠도, 음란했던 그 바바리맨도, 그리고 구멍난 벽도 더이상 찾아볼 수 없다. 기억속에서 점점 희미해 지는 그 오래된 거리, 그래서 더 사무치게 그립고 돌아가고 싶은건지 모르겠다. 고성방가하며 활기차게 뛰놀던 추억속 그 거리, 내 꿈이 시작했던 그 곳으로 한번만 돌아가게 해줬으면 좋겠다~~



오늘은 랑랑이의 "오래된 거리"와 너무나도 어울리는 곡을 들고 왔어요! 바로 이영호/리룽하오의 "라오지에(오래된 거리)"랍니다!


이영호의 "오래된 거리"  

국적    : 중국

민족    : 회족

별자리 : 게자리

출생지 : 안후이 성 벙부 시 (安徽省蚌埠市)

출생    : 1985.7.11

직업    : 가수, 음악 프로듀서

소속사 : (유)베이징 일양 뮤직 문화 발전

대표작 : 모델(模特)、이백(李白)、작곡가(作曲家)、희극지왕(喜剧之王)

수상    : 25회 금곡상 최우수 신인상

팬이름 : 고래(鲸鱼)


이영호란 가수에 대해서 처음 알게 된건 사실  중국 나가수 시즌 3(2015) 때문이었어요. 아마 중국 시청자들중 저와 같은 사람들이 많을거에요. 물론 최종 본선까지 가지는 못했지만, 시청자들에게 강력한 인상을 남기기엔 충분했죠. 주걸륜을 닮은 창법과 시니컬한 표정, 거기에 유능한 싱어송라이터란 점이 관중들에게 매력 포인트로 다가왔었죠. 이영호의 이력을 보니 그동안 조미, 진곤 등 많은 가수들의 앨범 프로듀싱에 참여했었더라고요. 2013년에 첫 앨범 "모델"을 발행하고, 2014년엔 "작곡가"란 곡으로 톱 가수 왕비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기도 했었답니다. 참고로 이영호는 대만 금곡상 신인 가수상을 받은 첫번째 중국 본토 가수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죠. 그 정도로 중국 본토뿐만아니라 대만 등 지역에서도 인정을 받은 실력파 뮤지션이런 거죠. 이영호의 여친은 바로 귀여운 대만 배우/가수 양승림(杨丞琳)이랍니다. 아참, 그리고 이영호는 한족이 아닌 소수민족 회족이네요. 돼지고기를 안 먹는 ...^^

이영호

"라오지에(오래된 거리)"2010년 발행한 앨범 "샤오황"의 수록곡이에요. 주걸륜의 "상해 1943"의 분위기와 상당히 비슷한 곡이죠. 전반적인 곡의 분위기는 잔잔하면서도 약간 서글픈 느낌이랄까요? 특히 도입부에 잔잔하고 담백한 하프 반주부터 듣는 사람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자연스레 노래에 집중하게 하는 힘이 있더라고요. 서정적인 멜로디도 좋지만, 가사도 너무 좋아요. 화려하고 거창한 미사여구가 아닌, 모든 사람들이 들어도 "아, 저게 내 이야기구나!"라고 생각할만큼 평범하고 단순한 가사라, 너무나도 공감이 가고...저도모르게 그때 그 시절 내가 뛰놀던 그 "오래된 거리"로 다시 돌아가게끔 하죠. 저렇게 무표정한 얼굴로, 사람들의 감성 세포를 툭 건드리다니! 이영호를 볼 때마다, 자꾸 밤을 걷는 외로운 선비같다는 느낌이 드는건 왜일까요? 시크하고 딱딱한 외모속에, 여리고 약한 마음을 꽁꽁 숨겨둔 느낌이 들어서 자꾸 궁금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듯...


이영호 - 오래된 거리

제목  : 오래된 거리(老街)

영문  :  Old street

앨범  : 소황/샤오황(小黄)

발행  : 2010.09.09

노래  : 이영호(李荣浩)

작곡  : 이영호(李荣浩)

작사  : 이영호(李荣浩)

번역   : 랑랑이


一张褪色的照片

好像带给我一点点怀念

巷尾老爷爷卖的热汤面

味道弥漫过旧旧的后院


流浪猫睡熟在摇晃秋千

夕阳照了一遍他咪着眼

那张同桌寄的明信片

安静的躺在课桌的里面


快要过完的春天

还有雕刻着图案的门帘

窄窄的长长的过道两边

老房子依然升起了炊烟


刚刚下完了小雨的季节

爸妈又一起走过的老街

记不得哪年的哪一天

很漫长又很短暂的岁月


现在已经回不去

早已流逝的光阴

手里的那一张渐渐模糊不清的车票

成了回忆的信号


忘不掉的是什么我也不知道

想不起当年模样

看也看不到 去也去不了的地方


也许那老街的腔调是属于我的忧伤

嘴角那点微笑越来越勉强


忘不掉的是什么我也不知道

放不下熟悉片段

回头望一眼 已经很多年的时间


透过手指间看着天

我又回到那老街

靠在你们身边渐行渐远


*반복*


빛 바랜 사진 한장,

내 그리움을 자극하네.

골목길 끝에서, 할아버지가 팔았던 따뜻한 온면

그 냄새가  뒷뜰에 한 가득 퍼졌었네.


흔들그네위에서 깊은 잠에 빠진 길냥이,

석양이 비추니, 눈을 가늘게 떴네.

내 짝꿍이 부쳐온 그 엽서는,

책상안에 조용히 잠들어있네.


봄의 끝자락,

무늬가 새겨진 문 발(*문 가리개)

좁디좁은, 길고긴 길 양 쪽에 늘어선

낡은 집 지붕위엔 밥 짓는 연기가 피어올랐네.


보슬비가 내리다 그친 날,

아버지, 어머니가 함께 걸었던 오래된 거리,

그게 언제였더라,

길고도 짧은 세월이었네.


이제 더이상 돌아갈 수 없는

이미 흘러간 시간들,

손에 쥔 차 표 한장도 점점 희미하게 보이더니,

곧 추억의 징표가 돼버렸네.


뭘 그리 못잊는건지 나도 모르겠네.

그때 그 모습, 이젠 기억도 안나고,

더이상 볼 수도, 갈 수도 없는 곳인데 말이야.


아마도 그 오래된 거리속 분위기가 나만의 슬픔을 보여준 건지도 모르겠네.

입가의 미소도 점점 억지웃음으로 변하고 있네.


뭘 그리 못잊는건지 나도 모르겠네.  

잊을 수없는 그 익숙했던 장면들,

뒤돌아보면 이미 오랜 세월이 지났는데 말이야.


손가락사이로 보이는 저 하늘,

나는 또다시 그 오래된 거리로 돌아가,

그대들에게 기대어, 조금씩 멀어져가네.


 *반복*



이미지 출처 : 바이두

동영상 출처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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