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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랑랑이 Mar 23. 2016

#9. 잃어버린 용기에 대한 노래

[중국 나가수4] 쑤윈잉(苏运莹)의 야자(野子)

중국 나가수 시즌4의 첫 번째 티꽌 경연(踢馆赛) 무대에서 도전 가수로 출연한 쑤윈잉(苏运莹)양, 아쉽게 4위 진출에 실패하면서 나가수 무대에 정식으로 합류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대중음악의 밝은 미래를 보는 것 같아, 설레는 마음으로 중국 남쪽 바다 끝에서 온 이 밝은 소녀, 그리고 그의 노래에 대해 한번 적어보려고 한다. 

가수 쑤윈잉 


바닷가 소녀 - 쑤윈잉 

이름    : 쑤윈잉/소운영(苏运莹)
닉네임 : 쑤쑤(苏苏), 아잉(阿莹)
국적    : 중국
민족    : 여족(黎族) (소수민족 중 하나)
별자리 : 양자리
출생지 : 하이난 성(해남성) 싼야
출생    : 1991년 4월 8일
직업    : 가수
학력    : 베이징 현대 음악 학원
소속사 : BRAVO MUSIC(梦响当然)
대표작 : 야자(野子)、반딧불이(萤火虫)
수상    :  "Sing My Song" 시즌 2 준우승(中国好歌曲)


중국 소수민족 여족(黎族)

91년생인 여족 출신 여 가수 쑤윈잉, 해남도에서 태어난 그녀는 어릴 때 놀이터가 바로 그곳의 넓디넓은 바닷가였다. 그곳에서 여족 민요를 부르는 사람을 종종 보면서 자란 그녀, 어느덧 자신도 점점 거기에 빠지면서 노래 부르는 것 자체를 사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쑤윈잉의 어머니 또한 어린 딸에게 노래를 많이 가르쳐줬다고도 한다.  그 후 이 바닷가 소녀는 베이징에서 음악을 배우게 되었다. 처음엔  민요 전공을, 대학교 2학년 때부터는 대중가요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런 그녀를 처음 대중들 앞에 서게 한 건 바로, 2015년 CCTV "Sing My Song" 오디션 프로그램이었다. 그리고 모든 심사위원들을 놀라게 한 그의 자작곡 : 야자(野子). 사실 그 무대에서 처음으로 이 소녀를 보는 순간, 정말 독특하고 통통 튀는 소녀구나 란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그런 그녀의 곡을 듣는 순간 깨달았다. 아! 이건 독특함을 벗어나 미쳤다고 표현하는 게 더 맞겠다 싶었다. 미친 목소리, 미친 가사, 미친 창법, 미친 바이브레이션, 그리고 미치도록 자유로운 그녀만의 표현방식! 결국 그 프로에서 당당하게 2위를 얻은 쑤윈잉, 사실 그때도 내 마음속 1위는 그녀였지만 말이다. 

야자의 도입부는 조금 평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 곡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후렴구 부분이다. 여태까지 쑤윈잉처럼 이렇게 기본적인 스킬, 기교를 무시하고 제멋대로 후렴구를 부르는 가수는 처음이다. 적어도 내겐 정말 신선한 충격이었다. 가사 또한 제멋대로였다. 처음 보는 이해 불가한 단어 조합들, 그리고 그 단어 위로 제멋대로 날아다니는 음표들...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러면서 신기하게 통쾌한 느낌이 들었다! 그녀의 노래는 자유로움에 깊이 절어있었다. 그 어떤 기교가 아닌, 그냥 영혼으로 부른 노래였다. 

그런 그녀가 그의 대표곡 <야자>를 가지고 또 한번 무대에 올랐다. 바로 이번 중국 나가수 4의 경연 무대다. 

쑤윈잉 


야자(野子) : 용기에 대한 이야기 


野子 【yězi  】 

해남도에서는 이 단어를 "不安分"이라고 해석한다.  본분을 지키지 않는다 즉 자유로운 영혼을 말하는 것 아닐까 싶다. 대부분 처음 이 제목을 보는 사람은 "子"자를 3성으로 읽는다. 나도 처음엔 그렇게 이해했다. 그런데 쑤윈잉은 인터뷰에서 본인이 직접 말했다. 子자는 성조가 없단다. 결국 이 노래에서의 핵심은 바로" 野"자란 말이다. 전혀 훈련이 되어있지 않은 야생의 느낌, 그래서 더 자유롭게, 그리고 미친 듯이 꿈을 향해 돌진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다. 제목부터 생명력이 강한 "날 것"이란 냄새가 물씬 풍기는 곡이었다. 

이 곡이 탄생된 비화는 이러하다. 아직 대학생이었던 쑤윈잉, 어느 날 창가에 앉아 바깥 풍경을 구경하고 있던 그녀 눈에 띈 건 바로 창밖의 나무들이었다. 거센 광풍에 나뭇잎들이 하나둘씩 흩날리는데, 그 속에서 끄떡도 하지 않는 나무. 나뭇잎은 바람에 휘날릴 수 있어도, 땅 속 깊이 뿌리를 박은 나무는 절대 흔들리지 않는 이 경이로운 장면을 보고 그녀는 생각에 잠겼다. 마음을 굳게 먹고 꿋꿋이 버틴다면, 그 어떤 역경이나 고난도 결국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  중국 대중가요계를 들썩이게 한 가작 <야자>는 이렇게 나무 아래에서 살며시  태어났다. 

가만히 들어보면, <야자>는 결국 용기에 대한 노래다. 후렴구에서 미친 듯이 떨고 있는 쑤윈잉의 목소리를 듣고 있으면 저도 모르게 바람에 여기저기 흩날리는 그 나뭇잎들이 생각이 난다. 나뭇잎이 땅에 떨어지는 그 순간, 아마 그녀도 두려움에 떨고 있었으리라! 내 마음이 아무리 강하다고 한들 힘든 고난과 역경 속에서 결국 힘없는 잎사귀처럼 한줌 거름으로 땅속에 묻혀버리지 않을까란 두려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두려움 속에서 떨면서 용기를 외치고 있는 그녀. 그녀의 용기에 사람들은 박수를 쳐주고, 결국 마음까지 내준다. 

가수 쑤윈잉 나가수 무대에서 

제목 : 野子

앨범 : 心宇宙
발행 : 2015年1月2日 
작곡 : 쑤윈잉
작사 : 쑤윈잉
노래 : 쑤윈잉

번역 : 랑랑이 

怎么大风越狠
我心越
幻如一丝尘土
随风自由的在狂舞

바람은 더 거세지는데
내 마음은  더 설레기만 해.
한 줌의 먼지처럼 
바람 따라 자유롭게, 미친 듯이 춤을 추지. 


我要握紧手中坚定 
却又飘散的勇气
我会变成巨人
踏着力气 踩着梦

꿋꿋했지만, 점점 사라지고 있는 이 용기를
손에 꼭 잡고 있겠어.
용기를 딛고  꿈을 밟고 올라가
거인이 되겠어. 

怎么大风越狠
我心越荡
又如一丝消沙
随风轻飘的在狂舞

바람은 더 거세지는데
내 마음은 더 설레기만 해. 
흩어지는 모래처럼 
바람 따라 하늘하늘 미친 듯이 춤을 추지.  


我要深埋心头上秉持
却又重小的勇气
一直往大风吹的方向走过去

흔들림 없는, 무겁지만 보잘것없는 이 용기를 
마음속 깊이 심어두겠어(바람에 날려가지 않도록) 
바람과 맞서 나가겠어.


吹啊吹啊 我的骄傲放纵
吹啊吹不毁我纯净花园
任风吹 任它乱
毁不灭是我尽头的展望

불어라, 불어라, 내 교만과 방종이여,
아무리 불어도 나의 순수한 화원을 망치지는 못할 거야.
바람에 어지럽혀져도 
저 끝에 보이는 희망은 끄떡도 안 할 거야.


吹啊吹啊 我赤脚不害怕
吹啊吹啊 无所谓 扰乱我
你看我在勇敢地微笑
你看我在勇敢地去挥手啊

불어라, 불어라, 맨발이라 두렵지 않아.
불어라, 불어라, 날 혼란에 빠뜨려도 상관없어. 
 지금 용감하게 미소 짓고 있는 날 봐. 
지금 용감하게 손 흔들고 있는 날 봐. 

是你吗 会给我一扇心房
让我勇敢前行
是你呀 会给我一扇灯窗
让我让我无所畏惧

너였니?  내게 마음을 내준 사람.
그래서 난 용감하게 나아갈 수 있었어. 
너였구나, 내게 밝은 빛과 창을 내준 사람. 
그래서 난 아무것도 두렵지 않아. 

*반복

怎么大风越狠 我心越荡
我会变成巨人
踏着力气 踩着梦

바람은 더 거세지는데
내 마음은  더 설레기만 해.
용기를 딛고  꿈을 밟고 올라가
거인이 되겠어. 


꿈을 향해 돌진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 노래를 바친다! 나뭇잎은 흔들려도 나무는 절대 흔들리지 않는다! 

나가수 무대 : 가수 쑤윈잉이 부른 "야자"(野子)

솔직히 무대의상은...그다지 맘에 들지 않는다. 헤어스타일은...노코멘트 하겠다. 


꿈을 향해 열심히 달리고 있었던 시절이 있었는데, 어느 순간 주위 사람들, 주위 환경 그리고 현실 앞에서 고개를 숙여야만 했다. 잃었던 초심을 다시 잡게 하는 긍정적인 에너지, 이게 바로 <야자>- 이 곡의 의 힘이지 않을까? 


동영상 출처 : 유튜브 
이미지 출처 : 바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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