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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랑랑이 May 17. 2016

#10. 빛없는 빛 속에서 한줄기 빛을 찾기

천리(陈粒)의 광(光)

매주 라디오 방송을 하다 보니 블로그를 쓸 시간이 턱도 없이 부족해지는 것 같다. 그 와중에 또 외국어 하나를 더 익히고 싶어 안달이 난 이 B형 인간의 욕심은 대체 어떻게 다스려야 할지...


뒤돌아 보면 고작 한 달밖에 안 지났는데, 길지 않은 이 시간 동안 어쩐지 끝이 안 보이는 긴긴 터널을 지나고 있었던 느낌이 들었다. 내가 하고 있는 영역에서 인정을 받을수록 끝없이 느껴지는 그 부담감 때문이랄까? 그래서인지 이런저런 일만 계속 늘여놓고 정리가 되는 거라곤 하나도 없이, 한 달이란 숫자가 내 눈앞에서 맹랑하게 도망가 버렸다.

뭔가 새로운 계기가 필요할 때다. 그래서 찾아 보았다, 내게 한줄기 빛이 될만한 노래를 말이다. 그리고 의외로 얻은 수확, 바로 가수 천리가 부른 "광"이란 노래!


가수 천리의 앨범 "여야"


가사부터 들어볼까?

제목  광(光)
앨범  여야(如也)
작곡  천리(陈粒)
작사  천리(陈粒)
노래  천리(陈粒)
번역  랑랑이

光落在你脸上
可爱一如往常
你的一寸一寸
填满欲望

빛이 네 얼굴에 쏟아질 때
귀여움은 그대로인데
넌 어느덧 서서히
욕망으로 가득 채워지고 있는걸.

城市啊有点脏
路人行色匆忙
孤单 脆弱 不安
都是平常

도시는 어지럽혀지고
행인들 저마다 서두르고 있네.
외로움, 연약함 그리고 불안감,
이런 느낌 드는 건 원래 자연스러운걸.

你低头不说一句
你朝着灰色走去
你住进混沌深海
你开始无望等待

넌 머리 숙여 말없이
그 회색 한 뭉치를 향해 걸어가네.
넌 흐릿한 깊은 바닷속으로 들어가
그 의미 없는 기다림을 시작하네.

你低头不说一句
你朝着灰色走去
你住进混沌深海
你开始无望等待

넌 머리 숙여 말없이
그 회색 한 뭉치를 향해 걸어가네.
넌 흐릿한 깊은 바닷속으로 들어가
그 의미 없는 기다림을 시작하네.

快乐缺点勇气
浪漫缺点诗意
沉默一句一句
都是谜题

즐거워지기엔 용기가 부족하고,
낭만적이라 하기엔 감성이 모자라네.
침묵이 전하는 한마디 한마디,
전부 수수께끼가 돼버린 걸.

都清醒都独立
妄想都没痕迹
我们一声不吭
慢慢窒息

모두 맑은 정신으로 홀로서기를 하네.
망상의 흔적 하나 없이.
그렇게 우리는 말없이
서서히 죽어가네.

你低头不说一句
你朝着灰色走去
你住进混沌深海
你开始无望等待

넌 머리 숙여 말없이
그 회색 한 뭉치를 향해 걸어가네.
넌 흐릿한 깊은 바닷속으로 들어가
그 의미 없는 기다림을 시작하네.
你低头不说一句
你朝着灰色走去
你住进混沌深海
你开始无望等待

넌 머리 숙여 말없이
그 회색 한 뭉치를 향해 걸어가네.
넌 흐릿한 깊은 바닷속으로 들어가
그 의미 없는 기다림을 시작하네.

Note : 의역 부분 포함.

가수 천리

아직은 그다지 유명하지 않은 싱어송라이터 천리(陈粒),  "샤미"뮤직에서 7.5만 명의 팬을 보유하고 있는 그녀에 대해 아직 모르는 사람이 많다. 그녀가 서서히 자신만의 마니아 팬들을 늘여가고 있는 와중에,  팬들의 반응 또한 눈길을 끈다. 한편으론 마음속 "여신"이 하루빨리 유명해지길 바라면서도, 또 한편으론 내가 애지중지 소중히 여겼던, 나만 알고 있었던 보물이 너무 빨리 사람들의 눈에 띄는 건 또 억울한 모양이다.

천리가 부른 "광", 한국어로 번역하면 빛이란 뜻이다. 그런데 노래 제목과 가사 첫 부분만 빼면  그 어디에도 밝은 빛이라곤 한줄기도 찾아볼 수 없는 곡이다. "빛이 네 얼굴에 쏟아질 때, 넌 욕망으로 서서히 가득 채워진다 밝은 빛, 그리고 인간의 탐욕과 욕심이 이렇게 연결될 수 있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천리가 부른 "광"을 듣다 보면 지금의 내 모습과 신기하게도 오버랩 된다. 내 앞을 가로막고 있는 그 회색 한 뭉치, 그것을 뚫고 나가면 뭐가 보일지 아무도 모른다. 꽃이 피는 탄탄대로, 혹은 까마득히 높은 낭떠러지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지금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일. 흐릿한 바닷속에 잠겨 서서히 죽어가느니, 그냥 눈 한번 딱 감고 그 한 뭉치를 향해 돌진을 해 가야만 한다. 어둠 속을 뚫고 지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빛 볼 날이 오겠지. 어정쩡한 빛 말고, 진짜 빛 말이다.

오늘은 아무래도 천리의 "광"을 들으며 잠을 청해야 할 것 같다. 가수 막문위를 닮은 듯한 보이스, 그런데 어찌 보면 자유롭다 못해 여자 망나니 같은 목소리라고 할까나? 마음 가는 대로, 제멋대로 부르는 천리가 마음에 든다. 사면이 안개로 자옥할 때, 어디가 길인지 모를 때는, 파워포인트로 만든 자세한 액션 플랜보다는 이렇게 제멋대로인 망나니 정신이 더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천리 - 광

가수 천리가 궁금하다면 :

http://blog.naver.com/ranrandambee/220543518945

[중국 노래/음악 추천]기묘능력가(奇妙能力歌) by 천리(陈粒)



동영상 출처 : 유튜브
이미지 출처 : 바이두
번역 : 랑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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