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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주우 Jul 04. 2016

금수저 일기 3

밥값을 해보자

출근하자마자 시작한 나름의 프로젝트는 회사 홈페이지 제작이다. 


http://metiof.com/


어디서 주워들은 건 있어서 워드프레스라는 툴을 이용해 온갖 검색과 책을 뒤져가매 만드는 중이다. 제조업 기반의 소규모 공장이라 하더라도 성장을 꾀하고 있는 회사라면 홈페이지는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우리 회사 제품을 B2C 딴에서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을지 의심스럽지만 비교적 접근이 수월한 오픈마켓 형태의 쇼핑몰도 꾸려보고자 스토어팜을 개설하고 통신판매업 신고도 마쳤다.

http://storefarm.naver.com/metiof


두 사이트 모두 당장의 매출 발생 목적보다 개인적인 경험치 축적의 이유가 조금 더 크다. 보고용(?)으로 생색내기 좋다는 포석도 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제품 소개는 공란이다. 나도 아직 우리 제품에 대해 잘 모를뿐더러 분류가 되어 있지 않아서 아버지와 함께 카테고리 분류를 하면서 작업을 해야 할 것 같다. 이게 핵심인데...


사실 현장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 제품 제작에 필요한 금형을 만들 줄 아는 것도 아니고 제품에 대한 이해는커녕 이름도 모르고 거래처 정보도 다 파악하지 못했다. 거대한 고철로만 보이는 프레스 기계 앞에 서면 그저 멍해질 따름이다.



어떤 인생을 살아왔건 간에,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자 하면 '나는 많이 부족한 인간이다'라는 명제를 인정하고 난 후에야, 다음 스텝을 밟을 수 있을 것이다.


아무튼 밥값은커녕, 홈페이지 도메인, 호스팅 서버 구축과 테마 구입으로 되려 돈을 깎아 먹는 중이다. 이 행위의 결과로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을까?


새삼 드는 생각이지만 밥값 한다는 게 이토록 어렵다.


누구 말대로 이제 실전이다.


+사족

'최대한 객관적으로 홈페이지를 평가해보자'라는 마음가짐과 함께 찬찬히 살펴보니 조직의 내부 구성원이 아닌 외주를 맡겨 개발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작은 부분이라 하더라도 스토리를 입히고 독자 입장에서 생각을 해야 겨우 누군가 시간을 들여 살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콘텐츠가 나올 것이다. 오늘도 반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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