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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에라 Jun 20. 2022

2. 기자 (1) 누가 적성에 맞나
<3> 성실

경쟁이 치열하다. 인정받으려면 남보다 한발 더 뛰어야 한다.

모든 업종이 마찬가지겠지만 기자도 부지런함이 생명이다. 온라인 매체 등장 이후 언론사가 급증하면서 ‘단독’ 기사를 찾는 게 쉽지 않다. 게다가 보도자료는 ‘홍수’라고 표현될 정도로 폭증하고 있다.


하루 받는 보도자료가 산더미


하루에 받는 보도자료가 50개를 넘고, 처리해야 할 자료가 10개 이상인 날도 발생한다. 처리할 자료가 10개라고 치면 하나에 15분만 잡아도 2시간이 훌쩍 넘는다. 물론 홍보팀을 믿고 정리(복사&붙여넣기)만 한다면 그렇게까지 오래 걸리지 않겠지만 추가 확인 및 취재를 한다면 시간은 훨씬 걸린다. 보도자료 처리에만 족히 3~4시간이 걸릴 수 있다. 이는 기사 취재 및 작성에 큰 어려움으로 이어진다.


이런 촉박한 시간으로 인해 점차 완성도 높은 기사가 사라진다. 과거에는 언론사가 많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정부나 국회 연구보고서 등을 처리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쓸 거리 및 취재거리가 널려 있는 셈이다. 마땅히 아이템이 없으면 이런 자료나 보고서들을 뒤지다 보면 괜찮은 취재 아이템이 나온다. 보도자료로 정리되지 않은 논문 수준의 보고서들이다. 이들 보고서를 파다 보면 보석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자료들도 최근에는 온라인 매체를 중심으로 출간과 동시에 실시간 중계를 하듯이 소개된다. 취재는커녕 짧게 처리하는데 바쁘다. 타 매체에 물먹지 않기 위해서다.


게다가 행사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언론사들이 챙기는 행사는 비록 같은 내용으로 기사를 쓰더라도 어쩔 수 없이 챙겨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행사장에 기자들이 많은 이유다. ‘꼭 가야 하나?’ 싶다가도 혹시나 큰 게 터지는 게 아닐까 싶어 가야 한다. 만약 행사가 반나절 등 장시간 행사라면 전날에 미리 다음날 취재기사를 써 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제때 마감을 못해 곤욕을 치른다.


언론사 수익성을 위한 협찬도 부담 커


언론사들이 수익성을 위해 출입처 협찬을 늘리는 것도 기사 부담 가운데 하나다. 특집 등의 형태로 출입처에서 제공한 자료로 기자들이 기사를 만들어야 한다. 출입처에서 주는 자료는 대개 엉성한 경우가 많다. 적당히 주면 잘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심지어 필자는 타 매체에 제공했던 자료 그대로 받은 적도 있다. 대부분 출입처에서는 미사여구를 동원해 최대한 과장해 작성한다. 그대로 기사로 내보낼 수 없으니 이 또한 정리에 시간이 소요된다.


이 같은 상황 때문에 한 때 기자를 '3D(Difficult, Dirty, Dangerous)'를 넘어 희망이 없는(Dreamless) 4D 업종이라는 자조석인 말로 표현되기도 했다.


결국 기자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부지런해야 한다. 매체가 늘어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고 낙종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남들보다 한발 더 그리고 일찍 뛰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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