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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에라 Jul 14. 2022

4. 종이신문  vs 온라인 매체 (1) 마감 압박

기자의 생명은 마감시간 지키는 것이다!

4. 종이신문  vs 온라인 매체

필자는 종이신문에서 15년, 온라인매체에서 2년을 기자와 팀장, 데스크로 일했다. 페이퍼 기자와 온라인 매체 기자의 일장인단을 소개한다. 


(1) 마감 압박


기자의 가장 큰 고충은 ‘마감’이다. 날마다 하는 마감만 없으면 정말 기자만 한 직업이 없다. 그런데 이를 바꿔 말할 수 있다. 제 때 마감하고 데스크가 흔쾌히 ‘OK’를 하면 그것 만큼 행복하고 뿌듯한 게 없다. 누가 봐도 인정할 만한 특종, 단독 기사를 마감했을 때 뿌듯함과 성취감은 상당하다. 물론 그건 그날로 끝이다. 다음날 다시 마감해야 하는 압박은 어쩔 수 없다.


윤전기 사용하는 신문사의 마감 압박 커


여하간 신문기자와 인터넷 매체 기자를 모두 경험한 필자 입장에서 마감 스트레스는 확실히 신문에 더 크다. 이유는 마감시간이 정해져 있어서다. 대부분의 매체에서 마감 시간은 빠르면 낮 12시에서 늦으면 오후 2시~5시로 정해져 있다. 필자가 볼 때 기자는 ‘타이밍’의 존재다. 마감시간이 여유가 있으면 절대 미리 움직이질 않는다. 예컨대 마감시간이 오후 3시라면 대개 오전에는 급하게 마감하지 않는다. 심지어 ‘1월 1일 자 신년특집’을 12월 초에 할당받아도 12월 중순까지 일절 움직이질 않다가 마감 2~3일 전에 부리나케 취재와 마감에 돌입한다.


날마다 마감을 기준으로 볼 때 비교해 보자. 신문기자는 특정 데드라인(마감시간)을 넘기면 안 된다는 이유 때문에 상당한 심리적 압박과 스트레스를 받는다. 책임감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기자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자세다. 


마감시간 못 지키면 기자 신뢰 잃어


이걸 지키지 못한다면 바로 신뢰에 타격을 입는다. 그냥 ‘마감 좀 늦었을 뿐인데’라는 변명이 안 통한다. 신문사에서 마감시간은 신문을 찍는 윤전기가 돌아가는 것을 기점으로 역순 해서 정한다. 윤전기 역시 배송과 직결된다. 즉 기자 마감시간이 늦어지면 그만큼 윤전기가 제때 돌아갈 수 없다. 결국 기사를 넘겨야 하는 데스크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때론 욕설도 하기 때문에 마감을 해야 하는 기자는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사실 대부분의 경우 기자가 마감을 하고 싶지 않아서 시간을 끄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런 기자가 어디에 있겠는가. 이유는 하나다. 기사가 잘 써지기 때문이다. 물론 취재원의 협조가 안될 때도 있다. 이 때는 정말 ‘뒷골이 당긴다’고 할 정도로 머리가 아프다.


특히 개인칼럼(기자수첩) 등의 경우 더욱 심하다. 사실 다른 기사는 최악의 상황에 다른 기사로 대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칼럼 등은 대개 여분이 없다. 이 때문에 다른 칼럼으로 대체가 힘들다. 이미 그 기자에게 할당이 됐는데 어떤 연유이든 이를 달성하지 않는다는 것은 회사 내부에도 심대한 신뢰 저하의 문제로 이어진다. 대개 칼럼은 한 달치가 미리 정해지며, 아침에 데스크 등이 다시 한번 확인을 한다. 


필자도 칼럼 마감을 깜빡 잊어서 20분 만에 막은(출고한) 적이 있다. 이미 마감시간이 지난 상황에서 연락을 받았다. 최대한의 배려를 받아 20분 만에 내보낸 것이다. 결국 초판에는 엉성하게 나가고 추가판에서 수정을 했다. 참고로 신문사는 하루에 적게는 2번에서 많게는 3~4번까지 신문을 찍는다. 이때 수정이 가능하다. 다만 필름을 다시 만들기 때문에 수십만에서 150만 원가량의 비용이 소요된다.


마감 여유가 있지만 그만큼 퇴근도 늦어져


반면 온라인매체는 이런 마감시간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마감 5분을 남겨놓고 뒷골 당기는 상황은 오지 않는다. 신문이 돌아가는 것이 아니니깐, 상사에게만 양해를 구하는 것이다. 대부분 ‘보충 취재 중이다’ ‘거의 마무리됐다’ 식으로 양해를 구해서 시간을 확보한다. 이러다 보니 기사 마감시간이 지연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때론 퇴근 후 저녁에 집에서 마감을 하기도 한다. 제시간에 신문을 찍고 그리고 그 신문 배송을 하는 시스템에 실어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마감이 여유롭다는 것은 일장일단이 있다. 스트레스를 덜 받지만 하루 일과가 쉽사리 무너진다. 예를 들어 신문사에 있을 때는 대개 2~3시면 익일(다음날) 기사를 마무리했다. 기사 마감 후에는 다음날 기사를 취재하거나 아니면  자유시간을 가질 수 있다. 


마감 늦어지면 다음날 기사 취재에도 여파


하지만 온라인매체에서는 마감이 늦어지면서 익일 아이템 취재나 마감 후 자유시간이 줄어든다. 더욱이 기자생활을 하다 보면 본인 출고한 기사에 뭔가 아쉬움이 느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면 데스크에게 보고하고 수정을 하곤 한다. 그 시간이 밤늦게 이어질 경우가 있다. 사실상 당일 업무가 계속 이어지는 셈이다. 반면 신문사에서는 이런 기사 수정이 쉽지 않아 상대적으로 시간을 알뜰하게 쓸 수 있다.


신문기자와 온라인 매체 기자 둘 중에 누가 편하냐고 묻는다면 스트레스 측면에서는 온라인 매체에 손을 들고 싶지만 루틴 한 삶 측면에서는 신문기자를 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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