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가이아 Jun 11. 2023

휴식은 저항이다

그리고 <게으름은 존재하지 않는다>


1. 예전에는 이 짤을 보면서 '어떻게든 미루는 나'를 질책했다면 이젠 점점 '탁월한 유연함으로 미룰 수 있는 능력'을 상찬하고 싶어진다. 완벽히 성실한 사람들보다 창의적으로 게으른 사람들에 더 끌린달까. (먼산)


2. 오래 미뤄두었던 Tricia Hersey의 <Rest is Resistance: A Manifesto>를 읽기 시작했다. (그렇다. 기말에 한참 바쁠 때가 뭔가 새로 시작하기엔 최적의 시간이다!) 전체 내용이 다소 지루할 수도 있어 보이지만, 필자의 의도대로 쉬면서 설렁설렁 읽어가며 쉼에 대해 다각도로 생각해 볼 참이다. 책 소개를 옮겨놓는다.



"이 책은 영적 에너지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흑인 해방, 우머니즘, 소마틱스, 아프리카 미래주의에 중심을 두고 있습니다. 허시의 서정적인 목소리로 전달되는 매혹적인 스토리텔링과 실용적인 조언, 그리고 신학, 행동주의, 공연 예술에 대한 깊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 '휴식은 저항이다'는 잠이 부족하고 정의를 갈구하며 그라인드 문화*의 억압적인 지배에서 해방되기를 갈망하는 사람들을 위한 행동 촉구이자 선언문입니다."


https://thenapministry.com/


* 그라인드 문화는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려면 열심히 일하고 생산적이어야 한다는 믿음입니다. 이는 허슬 문화와 유사하며 많은 근로자가 생계를 위해 오랜 시간 헌신하는 것을 의미하는 그라인딩에서 유래했습니다. 


https://slang.net/meaning/grind_culture


3. <Rest is Resistance: A Manifesto>와 함께 접하게 된 책은 Devon Price의 <Laziness Does Not Exist>이다. 추후에 휘리릭 훑어볼 생각이다. 



"많은 미국인과 마찬가지로 Devon Price 박사도 생산성이 자존감을 측정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믿었습니다. 프라이스는 대학과 대학원을 조기 졸업하는 등 처음부터 뛰어난 성취를 이룬 사람이었지만, 그 성공에는 대가가 따랐습니다. 프라이스가 과로로 인한 심각한 빈혈과 심장 합병증 진단을 받은 후, 이 모든 생산성의 어두운 면을 살펴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게으름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청교도들로부터 시작된 '게으름의 거짓말'의 심리적 토대와 디지털 업무 도구가 일과 삶의 경계를 허물면서 게으름이 어떻게 계속 확산되고 있는지를 탐구합니다. 프라이스는 심층적인 연구를 통해 오늘날 사람들은 역사상 그 어떤 인류보다 훨씬 더 많은 일을 하고 있지만 우리 대부분은 여전히 자신이 충분히 일하지 않는다고 느낀다고 설명합니다.


더 많은 일을 하라는 사회의 압력을 극복하기 위한 실용적이고 접근하기 쉬운 조언과 연구자, 컨설턴트와의 인터뷰,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는 실제 사람들의 경험담으로 가득 찬 『게으름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지금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책"(The F*ck It Diet의 저자 Caroline Dooner)입니다." 


https://www.simonandschuster.com/books/Laziness-Does-Not-Exist/Devon-Price/9781982140113


4. 뛰어남과 생산성, 가르침과 배움 등에 대해 종교생태학자 유기쁨 선생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 지 꽤 되었다. 앞으로는 좀 더 자주 조언을 구하기도 하고 내 설익은 생각도 내놓아 보기로 했다. 이것 때문에 요즘 즐겁다. ㅎㅎㅎ


5.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좋고, 지금의 일을 할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한다. 하지만 일만 하기 위해 태어난 것은 아니다. '너는 게으른 인간'이라는, 어쩌면 시대를 관통하는 강력한 이데올로기에 속지 않으면서 쉼이 되는 멍때리기와 대화를 이어가고 싶다. 


'그렇게 해서 먹고 살 수 있겠어?'라는 내면의 두려움을 잠재우긴 힘들겠지만, 바로 그렇기에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를 붙잡아주고 또 물들여야 하는 것 아닐까?


6. 이와 맞닿아있는 생각을 담은, 좀 더 무거운 글을 쓴 적이 있다. 마지막에 이런 대목이 있다. 


<연대 Solidarity 에 대한 짧은 생각>


일상은 질주한다.

그 무서운 속도를 어떻게 늦출 수 있을까.

아마도 혼자는 힘들 거야.



#가르치는_일의_기쁨과_슬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