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어린갓 Nov 14. 2018

그랜저 IG 광고 시리즈는 세 쌍둥이

어린 광고 리뷰 17. 그랜저 IG

운전면허증이 제 지갑 안에 갇힌 지 2년이 지났습니다. 그 오랜 시간 동안 제 운전면허증은 세상의 빛을 보지 못했습니다. 앞으로도 보지 못할 것도 같지만, 용기 내서 연습이라도 해야겠죠?


이렇듯 운전을 할 줄 알아야 함에도, 운전에 관심이 없는 저로서는 자동차에도 크게 관심이 없습니다! 하지만, 자동차 광고라면 관심이 있죠. 11월 초에 등장한 그랜저 IG 광고 3편은 동승석에 새로 부착된 릴렉션 컴포트 시트 기능을 소개하고 있는데요. 17번째 리뷰는 그랜저 IG 광고 시리즈 3편입니다.



릴렉션 컴포트 시트 활용법 #1. 스트레스 편

http://www.tvcf.co.kr/YCf/V.asp?Code=A000361073

릴렉션 컴포트 시트 활용법 #2. 잔소리 편

http://www.tvcf.co.kr/YCf/V.asp?Code=A000361074

릴렉션 컴포트 시트 활용법 #3. 투정 편

http://www.tvcf.co.kr/YCf/V.asp?Code=A000361072





이 광고는 시리즈일까?

이번 그랜저 IG 광고는 투정 편, 스트레스 편, 잔소리 편으로 총 3편의 광고 시리즈를 선보였습니다. 일단 세 개의 광고 모두 릴렉션 컴포트 시트의 기능을 소개한 광고인데요. 한 번 광고 내용을 살펴봅시다.


투정 편은 엄마와 딸이 나오는군요. 딸이 새 휴대폰을 사달라고 징징댑니다. 운전하는 엄마는 덜컥 야마가 돌아서(?) 조수석 시트를 뒤로 눕힙니다. 아드레날린이 솟구쳤던 딸은 그랜저 IG의 굉장히 릴랙스하고 컴포트한 시트를 경험한 나머지 잠이 들고 맙니다! 스트레스 편은 중년 커플이 나오는군요. 아내가 먹으라는 홍삼 왜 안 먹냐고 징징댑니다. 운전하는 남편은 덜컥 야마가 돌아서(?) 조수석 시트를 뒤로 눕힙니다. 아드레날린이 솟구쳤던 아내는 그랜저 IG의 굉장히 릴랙스 하고 컴포트한 시트를 경험한 나머지 잠이 들고 맙니다! (잔소리 편은 생략)


세 편의 광고는 모두 동승자가 운전자에게 말을 속사포로 쏟아붓는 내용, 즉 같은 크리에이티브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른 건 모델들과 뭐라 외쳐대는 이야기 소재뿐입니다.

네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은 광고에서 중요한 게 아니다(이미지 출처 : tvcf.co.kr)


광고 시리즈의 각 편들이 모두 하나의 특장점만을 소구 할 수는 있습니다. 다만, 시리즈라면 각 광고 편마다 '광고 내용'이 달라야지, '뭐라 하는 내용'을 바꿨다고 크리에이티브가 구별되는 것은 아닙니다. 잔소리하는 내용, 투정 부리는 내용은 광고에 있어 그리 중요한 게 아니기 때문이죠. 이 광고 시리즈에서 중요한 건 '날 짜증 나게 하니 릴렉션 컴포트 시트를 이용해 재워야겠다' 등의 제품을 사용하게 할 명분입니다. 근데 이 명분이 세 편의 광고가 모두 똑같아 버리니, 크리에이티브도 달라질 리 없습니다. 투정 편, 스트레스 편, 잔소리 편은 '뭐가 됐든 화났고 사자후를 외쳐대는 편'으로 합체가 가능합니다. 허리가 아픈 부모님을 위해서라거나, 불면증에 시달려 잠을 못 자는 가족을 위해 동승석에 드러눕혀주고 크르릉 코를 골게 하는 내용을 추가하는 등 컴포트 시트를 이용해야 할 여러 이유를 제시해 주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자라(이미지 출처 : tvcf.co.kr)


바로 전에 썼던 네이버 시리즈 광고 4편 모두 해당 앱 하나만을 얘기하지만, 그 앱을 보기 전까지의 광고 내용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광고 시리즈로서의 각 편마다 개성이 있죠. 하지만, 이번 그랜저 IG 광고 시리즈는 그 내용에 있어 차별화의 선이 모호합니다. 네이버 시리즈 직장인 편에서는 직장인 입장이 아니면 상사를 피하고 몰래 만화를 본다는 크리에이티브가 불가능하지만, 그랜저 IG는 그냥 아무나 운전석과 조수석에 앉혀도 크게 문제가 없습니다. 결론은 시리즈는 맞으나(다르긴 다르므로) 각 편의 내용이 서로 차별화되지 않았다고 할 수 있겠군요.




유머를 조금 의도한 것 같다

이 광고 시리즈는 유머를 조금 활용했습니다! 어디에 활용했냐고요? 바로 눕자마자 잠이 드는 것에 유우-머를 사용했습니다! 이것이 왜 유머일까요? 극도의 흥분 상태에 있던 동승자가 컴포트 시트를 사용하자마자 편-안하게 잠이 들어버렸단 것은 과장 표현이기도 하고, 잔소리 편에서 잠들어 버리는 남편의 표정 때문입니다. 눈을 까 뒤집고 잡니다. 거기에 자세히 보면 동승석에 탄 세 명 모두 몸을 부들부들 떨다가(?) 잠이 듭니다.


그런데 무엇 때문인지 이러한 과장의 표현이 크게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부들부들 떨다가 잠들어버리는 장면은 제대로 촬영되지 않았고요. '재웠다'라는 내용 전달은 충분히 되긴 하지만, 그 이상의 어필이 부족합니다. 연기자들의 부족한 연기력도 있겠지만, 어떻게 지내냐는 친구의 말에 대신 대답해줄 그랜저의 품격 때문에 너무 웃길 수는 없었나 봅니다.

딥 슬립을 가장 잘 표현한 연기자(이미지 출처 : tvcf.co.kr)




동승자를 재워서 삶의 질이 상승?

이건 소소한 이야기지만, 광고에서 나타나는 모델의 은은한 미소는 제품에 대한 만족감과 더불어 삶의 질 향상을 간접적으로 알려주는 연출  방법입니다. 주로 주택, 보험, 자동차, 항공 등 비싼(고관여) 제품 광고에서 주로 등장하죠. 이 광고 시리즈 마지막에서도 그 은근히 만족한 표정이 드러납니다. 그런데 이 광고는 그랜저 IG를 타서 만족한 게 아니라 옆에 있는 웬수(?)가 입을 다물고 꿈나라로 가버려서 만족한 느낌이... 드네요. 본래 의도와 달리 미소의 대상이 틀어져버렸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내 옆에 잔소리 대마왕만 없어도 삶은 충분히 윤택해질 수 있다(이미지 출처 : tvcf.co.kr)



아쉬운 광고

동승석이라는 표현을 한 것으로 보아, 운전석에는 이 시트가 설치가 된 것 같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이번 그랜저는 운전자보다는 동승자가 더 편할 수 있도록 상품을 구성한 것이겠죠.

자동차를 구매하는 사람은 동승자가 아니라 운전자입니다. 이번 광고 시리즈로 볼 때, 아무래도 같이 데리고 다녀야 할 소중한 사람이 있는 소비자가 타깃이 된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난 운전도 하고 불편하지만, 옆에 타는 소중한 사람은 편안해야 하는 사람들. 예를 들어 열심히 공부하느라 지친 딸, 몸이 불편하신 부모님, 잠시라도 눈을 붙여야 하는 남편 또는 아내가 있는 사람이 이번 19년형 그랜저 구입을 고려해 볼만 합니다. 만약 저였다면 잔소리를 잠재우기 위해 뒤로 눕히는 내용보다는 조금 더 감성적으로 다가가지 않았을까 싶네요. 뻔하긴 하겠지만 말이죠. 이번 그랜저 IG 광고 시리즈는 한 번 구매할 때 신중히 고려해야 하는 고관여 제품으로서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시도를 했지만, 크게 와 닿는 점이 없어 아쉽습니다. 그래도 광고하고자 하는 릴렉션 컴포트 시트의 존재감은 큽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카피 두 놈이 서로 딴 얘기를 해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