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어린갓 Nov 21. 2018

워크넷 광고 시리즈는 많이 다른 삼남매

어린 광고 리뷰 18. 워크넷

청년 실업, 경력직만 구해서 경력 못 쌓는 신입, 경력 단절, 100세 시대의 이른 명예퇴직까지. 청년들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고 생각보다 이른 나이의 정년퇴직 후 시작된 두 번째 인생에서 헤매고 있는 집안의 가장들까지. 아직까지 취업의 길은 멀기만 한 것 같습니다. 고용노동부에서는 이를 위해 청년, 주부, 중장년들의 일자리를 위해 여러 취업, 창업 패키지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이 패키지들은 모두 워크넷이라는 사이트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이번에 고용노동부에서 워크넷 광고 시리즈 3편을 제작했는데요. 이번 워크넷 광고 시리즈 3편은 크리에이티브가 모두 달라 따로 리뷰하겠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3JnwydQXM

대한민국 모든 경력단절 엄마에게, '엄마 편'

그녀 편 : https://www.youtube.com/watch?v=XXeRKk-82WE

사오정 편 : https://www.youtube.com/watch?v=p43NNM3xlLg



엄마 편


한 사람이 지치게 되는 과정을 잘 나열

워크넷 광고 엄마 편은 대학을 나오고 취업을 해 자신의 삶을 살고 있던 어느 한 여성이 결혼과 육아로 점차 꿈을 잃어가고, 다시 자신의 꿈을 위해 일을 찾는 모습을 그렸습니다. 이 광고는 시리즈 세 편 중 가장 제 마음을 울렸는데요. 결혼생활과 육아의 모든 상황을 쭉 나열하면서 자신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님을 서서히 깨달아가는 과정을 굉장히 잘 그려내었습니다. 거기에 아이가 '엄마는 꿈이 엄마야?'라는 순수한 것만 같은 질문으로 확인사살(?)을 시켜주죠. 아이를 위해 헌신하는 모든 엄마들을 모두 대변할 수 있는 광고 크리에이티브를 만들어내었습니다. 엄마들도 모두 꿈이 있었을 텐데 말이죠.


내레이션 또한 슬프지만 덤덤하게, 새는 발음 없이 훌륭하게 소화해냈습니다. 문장이 계속 '~고'로 똑같이 나기 때문에 자칫 단조로워질 수 있었던 것도 문장마다 억양을 달리 해 지루함을 줄였죠. 영상도 큰 불편함 없이 느껴졌고 광고 모델도 연기를 잘하네요. 진짜 엄마인 걸까요?

육아로 인해 꿈을 잃어가던 엄마가 아이의 질문으로 일에 대한 용기를 얻었다(이미지 출처 : 워크넷 유튜브)



육아에 대한 지나친 나열을 조금은 자제했어야

육아에 대한 모든 상황을 나열한 것에 대해서 약간은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이 크리에이티브는 꿈이 점차 없어져가는 엄마를 표현하는 데는 좋았지만, 힘든 상황이 너무 육아에만 치중되어 있고 엄마의 표정 또한 점점 좋지 않아 집니다. 내 아이가 내 꿈을 갉아먹는 존재인 것처럼 표현된 것이 조금은 존재합니다. 삐뚤게 이 광고를 바라본다면 '아이 키우지 말란 거네'란 반응도 나올 수 있을 것 같네요. 김장과 전 부치기를 통해 시집살이의 고단함도 표현했지만, 삶에 치이는 과정을 육아가 아닌 한 두 가지의 다른 요소도 넣어보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육아가 아닌 요소는 김장과 전 부치기 뿐이었다(이미지 출처 : 워크넷 유튜브)




그녀 편


감동 → 유머는 처음 보는 구성 방식

그녀 편은 엄마 편과 맥락이 비슷한 것 같지만, 마지막이 다릅니다. 취업의 문턱에서 절망만 해가는 남자가 우연히 한 여자를 만나면서 점차 꼬인 인생이 풀리는 내용을 담아냈습니다. 마지막엔 남자가 여자에게 다가가 점차 입술이 가까워지는데... 알고 봤더니! 그녀는 공룡이었습니다. 워크넷 마스코트가 공룡이거든요. 처음에는 엄마 편과 같이 감동 코드로 가려는 건가 싶었고 오, 이것도 잘 만들었구나 하는 순간 으잉? 정말 예상치 못한 반전이었습니다. 남자는 사실 고용노동부의 취업 패키지와 사랑에 빠졌던 것이었습니다.

종을 뛰어넘는 사랑(이미지 출처 : 워크넷 유튜브)


취업이 안 되는 남자의 이야기를 (처음엔) 감동으로 풀어내 주인공에게 이입을 하게 만들 정도로 내용을 굉장히 잘 구성하였습니다. 로맨스 영화인 것처럼 영상의 색감도 따스하고, 연출도 훌륭했거든요. 그런데 마지막 하이라이트인 고백 장면에서 유머스러운 반전을 넣은 건 나름 충격이군요. 급하게 기승전 광고로 끝맺음하는 것도 조금 아쉽습니다. 보통 유머스러운 분위기로 흘러가다 감동으로 끝나는 이야기 흐름은 많이 봤습니다만, 감동에서 급 유머로 마무리되는 건 제가 한 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아마도 앞의 뭉클했던 감정들을 깡그리 없애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광고를 보며 느꼈던 애틋한 감정이 의미가 없게 돼버리는 느낌입니다.


결국 그 남자는 커플이 되지 못했습니다. 커플 탄생을 저주하는 이들은 이 광고를 보고 만족했을 겁니다!

그녀가 사람이 아니라는(?) 복선은 깔려 있었다. 두 장면 사이의 오버랩이 그 이유(이미지 출처 : 워크넷 유튜브)




사오정 편


같은 시리즈인데 다르네

워크넷 광고 시리즈의 사오정 편은 이른 나이에 정년퇴직을 해 의욕을 잃은 아버지가 다시 일에 대한 열정을 불태운다는 스토리입니다. 엄마 편, 그녀 편과는 달리 실제 촬영이 아닌 만화 그림체로 광고를 제작했습니다. 분명 세 편의 시리즈가 모두 같은 대행사에서 제작되어 같은 날에 공개된 광고 시리즈인데, 이렇게까지 다른 시리즈 광고는 본 적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게 문제가 되는 건 전혀 아닙니다. 그냥 신기했을 뿐입니다. 너무 신기한 나머지 대행사에서 2편을 제작하는 데 힘을 쏟아부어서 사오정 편은 다른 곳에 외주를 줬나.. 싶을 정도로 분위기가 확연히 다릅니다.

엄마 편, 그녀 편과 달리 만화체 방식을 택한 사오정 편(이미지 출처 : 워크넷 유튜브)


하지만 사오정 편은 1분 27초라는 긴 시간 동안 오디오를 쉴 새 없이 채우는 내레이션에서 워크넷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물론 엄마 편, 그녀 편도 설명은 없었죠. 하지만 그 두 편은 감정을 움직이는 크리에이티브를 발휘한 것과 달리 사오정 편은 정년퇴직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소 유머스러운 방식으로 표현하였습니다. 감동적인 광고에서 중간에 광고 제품이 끼어들면 광고는 깨지지만, 사오정 편처럼 자잘한 개그와 구구절절 설명하는 방식이라면 친구가 홈쇼핑을 운영한다는 설명에 중장년층 성실프로그램 등을 잠깐이라도 언급해줬으면 괜찮지 않았을까 합니다.


그리고 탈모 개그를 썼는데 이는 많은 이들의 분노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탈모 놀리면 지옥간다 이 악마들아(이미지 출처 : 워크넷 유튜브)




달라 보이는 세 광고의 공통점은?

이 세 편의 광고 시리즈는 모두 일하고 싶다는 마음을 되새겨주는 역할을 합니다. 엄마 편은 아이의 질문으로, 그녀 편은 그녀(공룡?)를 만나면서, 사오정 편은 정년퇴직 후 2막을 살고 있는 친구를 만나면서 다시 취업 또는 창업의 문을 두드릴 용기를 얻습니다. 취업이 필요하거나 문턱이 막힌 모든 계층들을 각 시리즈로 묶어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에 여러 가지 취업, 창업 패키지를 나열만 할 뿐, 다양한 설명이 없는 것은 아쉽습니다. 그냥 이름만 들어서는 어떤 도움을 주는지 대략적으로라도 알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각 계층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상을 표현해 공감을 얻어내고 다시 일을 할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힘을 주는, 어쩌면 가장 중요한 표현을 훌륭히 해내었습니다.


사실 고용노동부에서 취업을 위해 도움을 주는 서비스는 굉장히 많습니다. 다만 사람들이 잘 모를 뿐이죠. 이 광고가 좀 더 취업, 창업 패키지를 알릴 수 있는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그랜저 IG 광고 시리즈는 세 쌍둥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