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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날의 햇살 May 05. 2020

끈기 부족에서 끈기의 미덕을 얻기까지..

작은 습관 1년 실천기

예전의 나는 끈기가 부족하고 포기가 빠른 사람이었다. 무엇을 시작하기 전에 수많은 생각과 걱정이 앞서는 사람이었고, 완벽한 준비를 하지 않으면 시작을 못하는 사람이었다. 늘 계획들은 거창했지만, 그걸 해내는 끈기가 부족했다. 열정도 화르르 불같이 타올랐다가도 쉽사리 사그라들었다. 


어느 날 우연히 내가 생각만 했던 것들을 시작한 사람들을 보았다. 그들의 시작은 미미하고 작았지만, 그렇게 작게 하나씩 하나씩 쌓아 올리더니 결국 자기가 원하는 것을 이루어내고 있었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 문을 두드리더니 결국 그 문을 열었다. 그들을 통해 나를 되돌아보니 생각만 했던 것들이 많았고 이룬 것은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후회가 밀려왔다. 또다시 이런 후회를 느끼고 싶지 않았다.


그런 생각을 할 즈음에 우연히 도서관에서 이범용의 <습관 홈트>를 발견하여 읽게 되었다. 그 책에서는 매일 작은 습관 3가지를 실천하는 것에 대한 내용이 나왔다. 저자는 매일 글 2줄 쓰기, 책 2쪽 읽기, 스쿼트 10개 하기를 통해 책도 쓰고, 운동도 시작하게 되어 건강한 몸을 만들었다고 하였다. 그 정도의 작은 습관이라면 나도 한 번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도 그것을 나의 평생 습관으로 가져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 이번에는 정말 실천을 해보기로 했다. 책을 읽고 생각만 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진짜 행동으로 옮기자고 말이다.


일단 시작해보자. 한 번 해보자.

이런 마음으로 그렇게 2019년 4월부터 매일 글 2줄 쓰기, 책 2쪽 읽기, 스쿼트 10개의 작은 습관 실천하기를 시작했다. 초반에는 매일 책도 읽고, 글도 쓰는 것이 재미있고 즐거웠었다. 휴직 중이었기에 시간적 여유도 있었고, 매일 해나가는 성취감도 있었다. 다른 어떤 것보다 작은 습관 3가지가 우선이었다. 최소한으로 정한 양보다 늘 많이 하게 되었다. 글을 쓰다가 블로그에 포스팅 하나를 뚝딱 해낼 때도 있었고, 서평을 쓰는 날도 있었다. 책 읽기 역시 어느 날은 한 권을 읽어버리는 날도 있었고, 몇 백 쪽을 읽은 날도 꽤 있었다. 스쿼트 10개 역시 10개 이상 하는 날도 있었고, 걷기나 홈트레이닝과 같은 다른 운동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져갔다. 정말 피곤하고 하기 싫은 날에도 일기와 같이 쓰기 쉬운 글을 단 2줄을 쓰더라도 글쓰기를 했고, 그림이 많은 에세이 집이나 시집을 읽더라도 책 2쪽을 읽었으며 어설프게 하더라도 스쿼트 10개를 해왔다. 설, 추석과 같은 명절처럼 상황이 여의치 않아도 잠깐의 시간을 내어 꾸준히 해왔다. 작은 습관을 실천하는 것은 단 10분이면 충분히 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행동하는 것은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의지'의 문제였다. 끈기가 부족한 나와의 '약속'이자 스스로의 '다짐'이었기 때문에 그것을 깨고 싶지 않았다. 나를 너무 잘 알기에 한 번 무너지면 와르르 무너질 것 같아서 그 흐름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몇 개월이 지나자, 매일 해온 것들이 아까워서 거기에 흠집을 내고 싶지 않았다. 이제껏 쌓아왔던 것을 무너뜨리고 싶지 않아서 계속하게 되었다. 


하루도 빠짐없이 1년 동안 매일 글을 쓰고, 책을 읽고, 스쿼트를 했으면 그럴듯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어설픈 기대감 같은 것도 있었다. 그러나, 그런 생각은 착각이었다. 매일 쓰면서 책을 한 권 낸다던가, 매일 읽으면서 1년에 100권을 읽는다던가, 매일 스쿼트를 하며 살이 빠진다거나 하는 눈에 보이는 결과물은 없었다. 그러나, 그것 또한 내 욕심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1년 동안의 '작은 습관 실천' 하기를 통해 나는 '행동하는 사람'이 되어 가고 있었다.


 1년이 지난 지금, 나는 예전보다는 조금 더 '끈기'있는 사람이 된 것 같다. 시작하기 전에 생각만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일단 해보자.’, ‘한 번 해보자’라는 마음이 생겼다. 그리고 그것을 해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무엇을 이루었다기보다 노력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음에 스스로 대견하다. 그래서 앞으로도 노력하는 사람, 행동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작지만 한 걸음씩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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