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aytimeMoon Jun 03. 2019

'나는 기획한다, 고로 존재한다'

기획이 아닌 디자인, 디자인이 아닌 기획, 지적 자본론을 '읽'고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起/

디자이너만이 살아남는다.


'지적 자본론'

이 책의 제목에서 주는 느낌은

"오 겁나 전문서적이겠네

알 수 없는 전문용어들이 가득하겠구먼

책장 꾸밀 때 좋겠네"


물론 읽어보면 맞는 말이다.

이 책은 전문서적이고, 어느 정도 전문용어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광고, 홍보를 공부하는 나에게

필요한 책이다.


전문적인 내용과, 용어들로 가득 찬 책들은

대부분 무엇을 말할 때도

전문적인 내용과 용어들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지적 자본론은

전문적인 내용과 전문적인 용어들로

간단하게 이야기한다.


'디자인도 기획, 기획도 디자인'

'물건을 팔지 말고 소비자가 원하는 걸 구매하게 해'

'제품, 서비스를 팔지 말고 소비자가 원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전달해'


즉, 기업의 이윤을 위한 걸 팔지 말고

 소비자가 원하는 걸 구매하게 만들어라


전문적인 이론, 용어도 아닌

모든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지'하게 만드는 내용들.


'지적 자본론'은

이론인 척 포장되었지만

결국, 상식을 이야기한다.




承/

책이 혁명을 일으킨다.


지적 자본론에서

내가 가장 기억에 남는 구절은

바로 두 개의 구절이다.


첫 번째는

"'제안능력'이 있어야 한다.

플랫폼은 수없이 많이 존재한다.

그러나 그것들은 단순히 '선택하는 장소'일 뿐,

플랫폼에서 실제로 선택을 수행하는 사람은

고객이다."

라는 구절이다.

지적 자본론은 이 구절을 통해 분명히 말한다.

기업이 잘 파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고객을 잘 사게 만드는 것이 중요한다는 것이다.


물론 같은 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말은 분명히 다르다고 생각한다.

잘 파는 것은

단순히 눈 앞의 이득을 위해,

불특정 다수에게 수익만을 위해,

물건을 구매하게 해

당장의 수익에 직결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고객이 잘 사게 하는 것은 다르다.

잘 사게 하는 것은

잘 설득한다는 것이고

잘 설득한다는 것은

고객을 생각하게 한다는 것이다.

고객이 스스로 생각하게 해

결론을 내린다는 것이

고객이 그 브랜드를 선택하게 하는 것이다.


즉,

고객이 생각해 선택한다는 것은

그 브랜드를 충분히 이해하고 만족했다는 것이고,

이런 설득을 통한 선택은

추 후 고객이 다시 이 브랜드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단순히 지금 당장 소비자가 우리의 제품을 구매해

 수익 올라가는 것에 만족하지 말고

소비자가 충성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우리를 찾도록 만들어야 한다.


두 번째는

"잡스는

 iPhone이라는 물건을 판매하려 했던 것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했다.

. . .그래서 CCC는

매장을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해주는 형식으로 재편했다."

라는 구절이다.


제품이 아닌 라이프스타일,

우리는 고객에게 좀 더 친밀하고

그들의 삶에 밀접하게 연관되어야 한다.


이것이 지적 자본론에서

이야기하는 기획이고,

디자인이다.


세상은 발전하고,

사회는 변화하며,

사람들은 매번 새로운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른 브랜드와 같이

제품을 판매한다는 건

결국 소비자가 다른 브랜드와 함께

선택을 고민하게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확실한 차별성이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해야 한다.


 


轉/

사실 꿈만이 이루어진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면서

소비자를 설득시키고 있는 브랜드가

과연 어떤 브랜드일까?


책에서 나온 거처럼

iPhone,

이 책의 저자인 마스다 무네아키가

운영하는 츠타야 서점도 있겠지만

 내가 생각한 브랜드는

바로 넷플릭스이다.



넷플릭스는 고객에게 지금껏 없던

서비스를 제공했다.

단순히 보고 싶은 영화 한 편을,

드라마 한 편을 구매해 이용하는 것이 아닌

월정액을 내면

영화와 드라마를 모두 볼 수 있다는 것.


넷플릭스는 이야기한다.

더 이상 굳이 영화관에 갈 필요도,

드라마를 티브이로 볼 필요도 없다고


넷플릭스를 이용한다면

사람들에게는

더 이상 영화관이란 플랫폼도

티브이라는 제품도 필요 없어진다.


넷플릭스는

영화관에 갈 시간적 여유가 없는 사람들에게

티브이의 존재가 불필요해진 사람들에게

적합한 라이프 스타일을 제공했다.


그리고

영화관에 가지 않아도 영화관 1편 볼 돈으로

영화를 무제한 이용하고

티브이가 집에 없어도

티브이의 가격보다도 파격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드라마를 볼 수 있게 만들어

스마트폰, 노트북이 보편화된 사람들을

설득하고 있었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노트북, 스마트폰으로

한 달에 일정액만 내면

당신은 영화관에 갈 필요도 없고

티브이가 없어도 드라마를 즐길 수 있어요.

라고


그리고 그들의 취향에 맞춰

프로그램을 추천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영화, 드라마, tv쇼를

업데이트한다.


소비자에게 라이프스타일를 제안하고

끊임없이 설득하는 것이다.


결국 사람들은 그들이 제안한 라이프 스타일을

수락했고, 설득당했다.


이제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은

영화관에 가고,

집에서 티브이를 보면서

넷플릭스를 즐긴다.



結/

회사의 형태는 메시지이다.


이 책에서 자유는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것이라고 한다.

시골에서 술을 마시기, 혹은

시내 나가 놀기라는 선택지에서

공공도서관을 설립함으로써

도서관에 갈 수 있다는 선택지를

하나 더 제공하는 것처럼 말이다.


넷플릭스 역시 사람들에게 자유를 준 것이다.

영화관에 갈 수 없다면,

티브이를 살 수 없다면,

넷플릭스를 해라


이 메시지는

영화관에 갈 수 있어도,

티브이를 살 수 있어도,

넷플릭스도 할 수 있다고

전달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넷플릭스가 영화관, 티브이를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고

그 말은 넷플릭스가 영화와 티브이보다도

나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관에 갈 수 있고

티브이를 볼 수 있어도

이 두 가지 선택지에 만족하지 못한 소비자는

넷플릭스라는

두 가지 선택지와 상응하는

하나의 선택지가 더 생긴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적 자본론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단순하게 기획하지 마라,

끊임없이 소비자에 맞춰

소비자의 입장에서

'디자인'하라고


-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