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aytimeMoon Oct 10. 2017

향수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신은 그에게 천부적인 재능을 주고, 아주 사소한 것을 가져갔다.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향수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를

읽고나서




'향수-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는

영화로 개봉할 당시

18세 관람가가 붙을 정도로 충격적이다.


 난 이 책을 중학교때 읽었다.


처음에 이 책을 읽었을 때는

진짜 책을 덮고나서

한참 멍해있었다.


당시 난 5살 위의 언니를 따라

넘버스, CSI 같은 피가 낭낭히 흐르는

범죄수사미드에 빠져있었을 때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정말 차원이 다른 작품이었던 거 같다.


근데 신기하게 한 번 읽고나면

또 보고 싶고

또 보면 또 보고 싶은 이상한 책이다.

(조만간 리뷰 할 예정인)'나를 찾아줘'를

만나기 이후까지

나의 최애 스릴러 책이었던 거 같다.


향수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이 책의 줄거리는

파리의 어느 악취가 진동하는 시장 골목에서도

가장 악취가 심한 생선 가판대에서

태어난 장 바티스트 그르누이가

자신의 천부적인 후각을 통해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세상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이 사랑하는 '향기'들을 모아

최고의 향수를 만들기 위해

살인까지도 불사하게 된다.




신이 악취를 풍기다니 .

정말 보잘것없고 초라한 악취였다.

신이 사람들에게 속았거나

아니면

신 자신이 그르누이처럼

사기꾼임에 틀림없었다.

- 물론 훨씬 더 못된 사기꾼 말이다.



이 내용은

주인공 그르누이가

인간 본연의 냄새까지 만들어내

사람들을 속이고 교회에 가

조각상앞에서 하는 생각이다.


여기서 그르누이가 인간 본연의 냄새를

담은 향수를 만들어낸 이유는

 그르누이 자신은 아무런 냄새가 없기 때문이다.


즉, 신은 그르누이에게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냄새를 맡을 수 있고

이를 조합해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어떤 냄새든 만들 수 있는 놀라운 재능을 주고

정작 그르누이에게서는 냄새를 빼앗아갔다.

 

그르누이는 자신에겐 아무런 냄새도 없지만

자신의 재능을 이용해

세상의 모든 냄새를 구별하고

심지어 자신에게는 없는

인간 특유의 냄새까지 만들어낸다.


과연 이 둘 중 누가 더 못된 사기꾼일까?

나는 둘 중에 누가 더 못된 사기꾼인지는

모르겠지만

저 내용을 보고

그르누이에게서 엄청난 광기를 느꼈다.


그르누이는 세상의 모든 냄새를 느낄 수 있지만

자신에게는

정작 아무 냄새를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당황을 시작으로 엄청난 좌절감에 빠져

세상으로부터 도망치고, 또 다시 돌아간다.


그리고 거짓말로 자신을 속이고 이를 통해

어느 귀족의 도움을 받아

자신에게 없던 사람의 냄새를 만들어

그동안 스스로 분리해왔던

사람들과의 관계에 걸어들어간다.


그르누이는 자신이 원하다면

인간 본연의 냄새도 만들 수있고,

사람들을 조종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교회에 들어가

아무 냄새도 없는 자기와는 달리

 악취로 진동하는 신을 비웃는다.



그의 숙소인 오두막에는

스물네개의 작은 향수병에 담긴

스물 네명의 소녀의 재취가

솜으로 채워 놓은 상자에 담겨있었다.

.

.

.

스물다섯번째의 에센스,

가장 귀하디귀한 에센스를

 그르누이는 오늘 가져올 생각이었다.


그르누이의 첫 살인은

자신이 지금까지 알아오던 냄새 중

제일 아름답고 황홀했던 향기를 가진 소녀를

만났을 때 일어났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아무런 냄새도 나지 않는 그르누이를 두려워하며

어느 누구도 세상에 대해 알려주지 않았고

그르누이는 냄새를 통해

스스로 세상을 깨달아갔다.


그러던 중 자신이 만난

가장 아름다운 향기를 가진 소녀를 만났을 때,

그는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 사랑인지,

호기심도 구분하지 못한 채

 그저 향기를 원하는

자신의 본능을 위해 소녀에게 다가갔고

자신의 본능을 채우기 위해

소녀를 죽이고 말았다.


그러나 사람을 죽이면 향기

역시 금방 사라진다는 것을 배우고

그르누이는 향기를 영원히

간직할 수있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


바로 향수이다.


아무런 냄새도 없는 그르누이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황홀한 모든 향기를 모아

향수를 만들고자 했다.


그러면서 위의 내용처럼

 스물네명의 소녀와

그가 최후의 에센스로

사용하고자한 한명의 소녀까지.


총 25명의 소녀를 죽여

차가운 유지와 침지법이라는 기술을 이용해

사람의 향기를 저장하고 이를 에센스로 만들어

세상 어디에도 없는 향수를 만든다.


나는 각종 스릴러 작품과 범죄수사드라마까지

제법 많은 살인과 살인 이유,

그로 인한 결과도 봤지만,

이러한 그르누이의 이야기는

정말 다른 차원의 이야기 같았다.


도대체 어떤 삶을 살아야

이런 일을 벌일까?


전혀 가늠이 안되었다.


그러다 나에게 든 생각은

신이 버린 인간의 발악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냄새는 정말 사소한 것이다.


근데 그 사소한 냄새가 하나 없다고

그르누이는

사람들과는 교류도 없이 분리되어 살았다.


사람들도 그를 무의식적으로 피하며

그를 무시하며 살아왔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소녀들을 죽여 만든 향수를 뿌리자

세상은 그에게 열광한다.


아니, 그 향수에만


이를 통해 그는 자신이 어떻게 하든

사람들은 자신을 사랑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르누이는 향수에 의지해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을꺼라는 생각에

25번의(+1) 살인까지 저지른다.


그러나 사람들은 온전히

'장 바티스트 그르누이'를 사랑하는 게 아닌

언젠가 사라져버릴 향수에만 열광한다.


결국 그르누이는 마지막 발악이라도 하듯

향수를 온몸에 뿌리고

향수에 현혹 된 듯 향수를 뿌린 그를 소유하고자

그를 먹어버리는 사람들 사이에서

만족하듯 죽어간다.


신이 준 천부적인 재능으로

신이 앗아간 냄새라는

자신의 결함을 극복하고자

그는 살인을 저지르고

사람들에게 죽음을 당한다.


마치 신이 보고 있다면

'당신이 날 이렇게 망가뜨렸다.'

애기라고 하듯이


신은 그를 버린 것일까?

아님 신은 그를 사랑한 것일까?  


p.s. 연쇄살인범으로 붙잡힌 그르누이는

사형대로 가기직전

자신이 만든 인류 최고의 향수를 뿌리고

이 냄새를 맡은 사람들은

향수에 홀린 듯 서로서로에게 사랑을 느끼며

대규모 19금 장면이 연출되는데

이 장면때문에 향수가

므흣한 내용인 줄 알고 책을 읽는 사람들이 있는데

전혀 그런 내용이 아니니

그런 기대를 갖고 책을 읽으면

상상이상의 충격에 빠질 수있다.


p.s.2 향수는 책과 영화로 만날 수 있는데,

그르누이의 모든 생애를 알고싶다면

책을 읽는게 좋고

훌륭한 영상미를 통해

시각적으로 냄새를 느끼고 싶다면 영화를 추전한다.

영화는 런닝타임때문에

거의 합챕터 정도 잘라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과 영화 모두 각각의 매력이 뛰어나니

책을 읽고 영화를 본다면

향수에 대한 이해가 더 빠르다.


p.s.3 놀랍게도 그르누이가 살던 프랑스는

현재의 프랑스와 달리

 굉장히 더럽고 위생에 취약해

사람들이 단명했는데

그르누이는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경우가 많아

주위 사람들을 매번 죽음을 준비했지만

그는 꿋꿋이 이겨냈다.


그러나 그르누이의 주위사람들은

이상하게도 죽음을 피하지 못한채 죽어갔다.

 


 



 






매거진의 이전글 우리가 사는 현재도 언젠가 역사 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