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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펜이 May 05. 2019

오늘 나의 발걸음이 향한 곳은...

최근 갈등이 많다.
하나님의 자녀로서 이렇게 세상 것에 휩쓸려 살아가야 하는가...

내게 가장 소중한 아들을 잃고 방황했다.
벌써 1년 하고도 4개월이 지났다.

남들은, 믿음 있는 자들은 고난이 닥칠 때마다 더욱 하나님을 붙잡고 매달린다고 하는데...
나는 전혀 반대로 나아갔다.

나가던 교회도 안 나가고 내 안에 계신 하나님께 적개심만 더해 갔다.
살아계신 하나님이시라면 세상에 나온 지 불과 17년 2개월 만에 거둬가신 이유를 명확히 설명해줘야 하지 않겠는가...

왜 나에게만 이런 참척의 고통을 주셨는지...
다른 고통으로도 얼마든지 하나님을 배신하지 않을 방법이 있을진대...

자식을 앞세운 부모가 과연 부모로서 자격이 있을까...
자식은 이 세상에서 이미 사라졌는데 이 세상을 산들 또한 하나님을 믿은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5년 전 세월호 사건으로 수많은 어린 생명이 안타깝게 사라져갈 때 온 국민이 공분을 하고 마음에 크나큰 상처를 입었다.
그때 펜이도 마음적으로 슬퍼했으나 내 자식이 아니어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참 이기적이었다.

그런데 그 또래인 아들이 잘 가란 이별의 말 한마디도 없이 갑자기 사라지니 그분들의 마음을 이해하게 됐다.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아들 없는 세상은 사는 게 사는 것이 아닌 못 죽어서 살아가는 그야말로 고통 그 자체였다.
물론 지금도 현재진행형이지만...

이 육신의 생명이 다해야 벗어날 수 있을까...
줄곤 이런 생각에 휩싸여 먹는 약 가짓수만 늘어가니 참 서글프다.

이런 삶 같지 않은 삶 속에서 점점 내 안에 하나님은 멀어져 갔다.
지금은 완전히 그리스도인의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

예전에도 믿음 생활이 조금 나태해질 때마다 하나님께서는 회초리로 살짝살짝 매질을 해주셨다.
그것이 하나님의 사랑의 매질로 알고 바로 정신 차리고 하나님만 바라봤다.

그런데 이번에는 도통 다른 문제다.
물론 하나님의 또 다른 계획이 있으셔서 그리하셨는지 모르지만...

피조물인 인간의 생각으로는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다.
왜 나에게만 이런 고통 아니 자식을 앞세운 참척의 고통을 주셨느냐고 신랄하게 비난하고 떠나갔다.

그런데 지난주 친구들 모임 이후 믿음 좋기로 유명한 친구 권사님이 내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톡과 간증 영상을 두어 번 보내줬다.
주일을 앞둔 어제도 마찬가지.

지난주 텃밭 일을 그리 심하게 하지 않았는데 이상하게도 허리에 통증이 수반됐다.
결국 예전에 살아계시는 하나님의 성령 체험이 몇 번 있었기에 지난 1년여의 시간을 반추하기에 이르렀다.

아들 일로 그만큼 했으면 됐으니 이제 돌아오렴 하는 하나님의 음성이 내 안에서 울렸다.
그래 하나님과 연을 쌓아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으니 이제 하나님을 떠나서는 살 수가 없지 하는 강렬한 마음이 들었다.

주일 오전 옷을 주섬주섬 입고 집을 나섰다.
성경책이 낯설었다.

실로 1년 5개월 만에 발걸음이 주의 집으로 향했다.
그런데 횡단보도를 걷는데 갑자기 또 다른 생각이 들었다.

미친 척하고 차가 나를 들이받았으면 하는 생각이...
아들이 하늘의 별이 된 이후 이따금 드는 생각이다.

모두 부질없는 생각이라며 예배당에 앉았다.
깨어지고 부서지고 산산이 조각난 저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시고 돌아온 탕자처럼 반겨주시라고 고뇌 깊은 기도를 드렸다.

물론 한때 방황했던 자신을 회개하고 용서를 구했다.
처음 보는 예배당이지만 하나님께서는 목사님을 통해 나의 죄를 반추시켰다.

하나님의 자녀인 부모는 자녀를 마땅히 성경적으로 교육하고 자녀를 위해 아낌없이 기도해야 한다고 선포하셨다.
돌이켜보면 구구절절이 내가 하지 못했던 것을 낱낱이 발췌해내셨다.

아이쿠 하나님 아버지
어찌 저의 죄를 이렇게까지 밝히십니까...

이렇게 후회한들 아들이 다시 돌아올 일은 만무하다.
하지만 나머지 자녀 두 딸을 위해서도 기도해야겠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또한 설교는 역대 세상을 바꾸는 위대한 인물 뒤에는 반드시 어머니의 헌신적인 기도가 있었음을 상기시키는 영상물까지 이어졌다.
부모라면 자녀를 위해 응당히 해야 할 일일 것이다.

오늘 다시 만난 하나님을 경외하며 다시금 나의 믿음 생활이 이어지도록 하나님께 강구했다.
주여 저를 버리지 않으심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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