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지트에서 첫 밤은 설쳤다. 마치 칸티 캠핑카 구입 후 처녀 출정 때처럼. 이젠 여러 날 지내보니 편안한 잠자리가 되었다. 마치 집처럼. 제 아지트 어때요? 꼬마자동차 붕붕이처럼 아주 꼬꼬마죠ㅎ
늦잠 자고 식전에 동네 마실 한 바퀴 합니다. 히컨 냉갈이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게 목가적이네요~ 칸티 타고 여행지에 느끼는 맛하고는 또 다른 느낌입니다. 시골생활에 젖어든달까요ㅎ
장독대도 이쁘고요~
시골의 돌담길이 정겹습니다. 펜이는 도회지에서는 맛볼 수 없는 이런 풍경이 이쁘더라고요~ 아침이지만 시골이라 조용하네요. 추워서 모두가 구들장 짊어지고 있는지 마실을 도는데 그림자 하나 안 보입니다.
간밤이 추웠는지 웃자란 마늘잎에 하얀 서리가 내렸네요. 겨울이라지만 이곳 남녘에서는 2년째 눈 구경 못했어요...
주변 경관을 바라보며 시나브로 마을에서 제일 높은 언덕배기까지 오릅니다. 이제야 해가 뜨네요... 몇 시냐고요? 8시 50분이요~
마을 아래를 내려다보니 농촌의 전통집과 현대적인 건물이 조화롭게 꾸며져 있네요.
아지트에 돌아와 창밖을 내다본 모습이에요. 겨울 햇볕에 비친 서산이 따스하게 다가오네요. 가을이면 이쁜 단풍 들겠죠~ 기대됩니다. 아침에 동네 마실을 한 바퀴 도는데 아무 생각이 나지 않더라고요. 그저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면서 두 눈에 농촌의 풍경을 스치듯 담기만 하면 돼요. 몸이 릴랙스 되고 마음에 여유가 생긴달까요? 제일 좋은 게 도시 아파트 사이로 가슴 철렁하게 울리는 응급차의 사이렌 소리가 나지 않아 다행입니다.
아지트에서는 매일 같이 할 일이 생깁니다. 장작도 만들어야 해요. 솥뚜껑을 걸으니 장작이 필요하더라고요. 지난번에는 칸티에 있는 캠핑용 장작을 땠는데 이젠 직접 만들어야겠죠ㅎ 전기톱도 샀어요... 칸티 리모델링하면서 직소기 등 장비가 늘어나더니 이젠 아지트 생기니 또 장비가 늘어납니다. 도끼도 사야 하는데... 용돈이 모두 장비발에 들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