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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버슬립 Jun 23. 2024

사기당하고 개인회생까지 한 대표가 여전히 사업하는 이유

작은 조직 인터뷰 #7 페런츠 김보미 대표님

이번 인터뷰 주인공은 인테리어 소품, 반려동물 간식 유통을 하는 김보미 대표님을 인터뷰했습니다. 김보미 대표님의 10, 20대는 상당히 흥미로운 스토리로 가득해요. 초등학생 5학년때부터 아이돌 잡지를 소분하여 팔기 시작하며 용돈을 받은 적 없다고 해요. 고등학생 때는 싸이월드 채널에서 지금의 공동구매, 리셀방식으로 유통하기도 하고요! 20대 중반엔 사기로 인해 개인회생김보미 대표님의 이야기, 지금 바로 확인해보세요! 


페런츠 소개

페런츠는 PET과 Parents의 합성어로 반려동물을 부모의 마음으로 보살핀다는 마음을 담은 브랜드입니다.

▪️페런츠 스토어: https://perents.co.kr/


초등학생 5학년, 첫 판매를 시작하다!

Q. 돈을 번 경험을 엄청 일찍 했다고 들었어요. 언제 처음 돈을 번 거예요?

제가 4학년에서 5학년 넘어갈 때 분당이 떠오르던 도시였어요. 천당 밑에 분당이라는 말이 돌 정도로. 경기도 광주에 살았지만 분당으로 학교 전학을 다니게 되었어요. 당시 좌석 버스, 시내버스, 전철을 갈아타고 학교에 다녔어요. 혼자 2시간 반이 걸리는 학교에 다닌 거죠. 집이 잘 사는 편이 아니었는데요, 그때 상대적 박탈감을 처음 느꼈던 것 같아요. 제가 경험해 보지 못한 삶들을 친구들은 다들 살고 있었어요. 



Q. 예를 들면 어떤 게 있었나요?

일단 친구들의 집 평수가 남달랐어요. 60평 집에 딱 들어가면 코너가 꺾이는 가죽 의자가 있는 거예요. 그런 가죽 의자를 제가 실물로 본 적이 없었거든요. 저희 집은 뒷집에서 막 쥐가 나오고 이러던 환경이다 보니 차이를 느낀 거죠.


결정적인 계기는 저희 집에만 컴퓨터가 없었어요. 학교에서 컴퓨터 수업을 하고 숙제를 내주면 PC방에서 숙제를 하는 거죠. 엄마가 그게 불쌍했는지 컴퓨터 좋은걸 사주셨어요. 당시 기준으로 되게 좋은 컴퓨터에 CD를 구울 수 있는 CD롬이 붙어 있었어요.


제가 당시에 아이돌을 되게 좋아했어가지고 잡지 같은 걸 팔았거든요. 그때 월간지가 되게 많이 나오던 시절이었는데 잡지랑 파일철을 사요. A4 클리어 파일에 제가 좋아하는 연예인 제외하고는 나머지를 소분해서 그걸 나눠서 파는 거예요. 그게 팔려요. 그러면 잡지 가격 이상으로 파는 거죠.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 사진도 챙기고 나머진 팔아서 약간의 용돈이 생기는 거죠.


그러다 CD롬이 있으니까 그럼 CD를 구울 수 있겠다 생각한거예요. 그땐 노상 리어카에서 CD팔던 시절이잖아요. 혹시 엔티카라는 커뮤니티 사이트 아시나요? 싸이월드 미니홈피 이전에 나왔던 캐릭터 커뮤니티 사이트가 있었는데 거기가 P2P와 같이 연계된 사이트였어요. 거기서 CD를 팔기 시작했었죠.

ュ んı절 엔티ㅋΓ バr○l트 


Q. 그럼 CD 안에 어떤 걸 넣은 거예요?

당시만 해도 저작권에 대한 법이나 인식이 지금과 같이 자리잡은 때가 아니었어요. 다들 소리바다, P2P 사이트에서 다운받아 듣던 시절이죠. CD는 제 마음대로 굽는 게 아니라 엔티카 커뮤니티에서 노래 리스트 주문을 받아요. 700MB CD 안에 한 12곡 정도 들어가거든요. 요청한 노래를 제가 다운받아서 보내주는 거예요. 


Q. 대표님처럼 하는 사람은 많이 없었나요?

있긴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제가 잘 됐어요. 당시 친구들은 다 학원에 가는데 저는 할 게 없으니까 집에서 혼자 포토샵을 했거든요. 이때 포토샵을 독학했어요. ‘장미가족 태그 교실’ 이런 다음카페 커뮤니티 가서 도트 찍어가며 공부했죠.


당시 저한테 CD를 사면 컬러 케이스가 넣어주고 CD 라벨지를 껴서 줬어요. 포토샵을 할 줄 아니까 CD 라벨지도 포토샵 작업해서 주니까 선물용으로도 좋은 거예요. CD 선물도 할 수 있으니까 한 장씩 구매하시는 분들은 별로 없었어요.

Cđ로 음악을 구워nㅓ Cđ플레○løł로 듣ヱ ⊂ト녔던 んı절 


Q. 이때 물건 팔면서 느낀 게 있었을까요?

지금 와서 보면 차별점, 비용 절감이 중요하다 느꼈던 거 같아요. 다른 사람들은 그냥 CD에 리스트 넣어서 팔기만 하고 CD도 주문이 오는 만큼 문구점에서 한 장 한 장씩 사다가 파는 거죠.

‘비용을 좀 줄이는 방법은 없을까’라는 고민이 들더라고요. 어느 정도 판매가 되고 난 후에 당시 야탑에 관보 빌딩이라고 있어요. 거기 지하로 내려가면 컴퓨터 관련 용품을 많이 팔았는데 거기서 공CD 500장을 벌크로 팔았거든요. 벌크로 싸게 사면 원가가 줄고 조금 더 남잖아요. 당시에 좀 운이 좋았던 게 컴퓨터를 살 때 컬러 프린트기를 같이 줬어요. 그 덕에 CD 라벨도 뽑을 수 있었던 거예요. 지금 돌아보니 그게 원가 절감, 제품 차별화였던 거죠. 


Q. 그만둔 시점이 있었나요?

MP3가 나오면서 시장의 변화로 그만뒀어요. 잡지사서 소분해서 팔는 건 계속하고요. 예전에는 축전이라고 아이돌 누구 생일이면 ‘누구누구야 생일 축하해’ 이런 거 이미지 만드는 걸 했어요. 아까 말한 엔티카 커뮤니티에서 500원, 몇 백원받고 만들어주기도 했어요. 초등학교 5학년 이후부터 용돈을 안받았어요. 


Q. MP3 추억 돋네요. 그 이후는 그럼 용돈은 어떻게 벌었어요?

반윤희라고 저희 세대의 온라인GD라고 할 만큼 영향력이 있었던 인플루언서가 있어요. 싸이월드에서 그분이 착용하는 스타일의 옷들을 제가 떼다가 팔기 시작했어요.


초등학교, 중학교 때부터 집에 붙어 있다기보다는 연예인 좋아하다 보니 나다니잖아요. 옷도 좋아하니까 동대문 가서 놀고 공연 보러 자주 갔어요. 자연스럽게 동대문에 도소매 옷을 판다는 걸 자연스럽게 안 거죠.

ュ んı절 싸ト○l월드.. ブl억ㄴrLI.. 


Q. 물건을 팔려면 옷을 매입해야 하고 나름 투자금이 필요하잖아요.

그때부터 했던 방법이 선주문받는 거였어요. 미니홈피 보면 몇 명 들어왔는지 투데이가 뜨잖아요. 많이 들어올 때는 하루에 한 1,400명씩 들어왔어요. 다른 매장에서 구하기 어려운 옷을 주로 팔고 당시 싸이월드 안에도 커뮤니티 기능이 있어서 그걸 활용하기도 했어요.  


Q. 지금 인플루언서들이 많이 하는 공동구매 방식이네요.

그때 재밌는 경험을 했던 게 외곽에 있는 아웃렛 있잖아요. 요즘처럼 롯데 아울렛 이런 곳 말고 외곽에 있는 망한 물건 쟁여놓은 아웃렛들이 있어요. 여주랑 이천에 그런 아웃렛이 정말 많았거든요.

주말에 엄마랑 가서 보물 찾듯 팔릴 만한 거를 찾아내는 거예요. 그때 진짜 구하기가 힘든 아이템이었는데 제가 찾은 거예요. 거기서 3만 원짜리를 사가지고 제 싸이월드에 경매를 올려서 21만 원에 팔기도 했어요. 싸이월드에서 몇 시에 경매 마감한다고 올리면 댓글 달면서 가격이 오르다 마감 시간에 댓글에서 경쟁이 붙어요.  


Q. 제품 보는 눈이 되게 중요했네요.

그렇죠. 이게 잘 나갈지 안 나갈지 판단해야 하니까요. 요즘 말로 리셀 같은 개념이죠. 


Q. 선주문 같은 경우는 어떻게 진행하셨어요?

선주문 같은 경우는 미리 제가 아예 물건을 1개만 사 오면서 도매가를 같이 알아 와요. 언제부터 언제까지 공동 구매 방식으로 주문을 받는 거죠. 동대문 업체와도 관계가 좋아지다 보니 그 이후로는 들어올 샘플을 받아서 싸이월드에 사진 올려서 주문받아요. 그럼 업체에서 입고되면 출고해 주는 식으로 했어요.


어느 정도 금액이 고등학교 2학년 통장에서 돌아가는 금액이 커지니까 깡이 커져가지고 사입도 쟁여놓고 하기도 했어요. 당시 제 통장에 항상 200~500만원은 있었어요. 


Q. 규모가 작다고 해도 초기 투자금이 그래도 필요하긴 하잖아요.

맞아요. 그래서 엄마한테 200만 원을 빌렸어요 이게 너무 될 것 같고 물건 보는 자신도 있었어요. 요즘도 리셀이 가격이 붙잖아요. 당시에도 그랬고요. 프리미엄 운동화들이 있었는데 그걸 구하는 루트를 알게 됐던 거예요. 사실 사기 당하기 딱 좋은 케이스였어요. 그때 한정판 나이키 운동화를 사이즈별로 한 다스를 사야 하는 조건이었어요. 


Q. 판매자는 어떻게 알게 된 거예요?

미국에 있는 한국 사람이었는데 이베이에서 찾았어요. 어떻게 거기까지 흘러 들어갔는지 모르겠는데 벌크로 사면 이 가격에 준다라고 해서 샀어요. 지금으로 치면 해외 구매 대행인 거죠. 그때는 그런 개념도 전혀 없었고 돈이 되겠다는 생각이었어요. 그걸 사입했을 때 200만원 정도 들었던 것 같아요. 사이즈별 제품을 다 팔고 한 바퀴를 돌면 금액이 되게 커질 것 같다는 느낌이 딱 있었거든요. 당시 그 모델이 진짜 구하기 힘든 모델이어서 실제로 남은 수익이 한 500만원 되었어요.  


Q. 내가 계획한 대로 실행해서 돈을 번 경험이 임팩트가 클 거 같아요. 당시 어떠셨어요?

’내가 생각하는 대로 됐네’, ‘나는 이걸 해야 한다’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하다가 아디다스 신발을 팔려고 했던 적이 있어요. 당시 제 기준으로는 수량도 많았어요. 이베이에서 300만 원을 주문했는데 물건이 오지 않았죠. 다행히 선 주문을 다 받은 상태는 아니었어서 제가 환불해 줘야 할 금액이 크지 않았거든요. 그게 인생 처음으로 사기당한 경험이었어요. 


월 1천만원 벌다가 사기로 개인회생하기까지

Q. 대학교는 자퇴했다고 들었는데 왜 자퇴하셨어요?

1학년 다니고 휴학하곤 의류 판매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어요. 그러다 화장품을 인터넷으로 팔 수 있는 루트를 알게 돼서 블로그로 팔기 시작했어요.


진행하는 과정 자체가 쉽지 만은 않았어요. 처음 1년 동안은 한 푼도 못 벌었거든요. 그러면 사실 포기할 만도 했어요. ‘전 이게 좋은 사업이라 생각이 들었고 비전을 가졌다면 투자를 해서 여기서 결과를 내야 되지 않나?’, ‘죽이 되든 밥이든 이걸로 결과를 내야 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방법을 찾기 시작했던 게 블로그였어요.


지금은 블로그로 화장품을 파시는 분들이 많죠. 당시에는 방문판매 같은 콜드 마케팅이 대다수였는데, 전 그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나는 찾아오는 사람한테 설명을 진짜 잘해서 잘 팔 자신은 있어, 그러면 웜한 콜드를 해보자’라는 생각이 들어서 블로그를 꾸미고 글을 올리기 시작했어요.


제 블로그에다 직접 찍은 제품 이미지와 제품 설명을 넣고 상세 페이지처럼 만들었어요. 화장품 말고도 의류, 핸드메이드 액세서리 등도 같이 팔았어요.


Q. 블로그 하곤 매출이 서서히 늘었나요?

블로그를 계속 꾸준하게 하고 있다가 신제품이 나왔을 때 매출이 거의 완전 수직으로 상승했어요! 신제품을 보곤 ‘이거를 가지고 뭔가 결과를 내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만약 제품군이 30만 원 제품군, 10만 원짜리 제품군, 5만 원짜리 제품군이 있다면은 저는 무조건 고가를 팔아야 된다고 생각하는 편이거든요. 한 사람한테 제대로 효과를 주고 파는 게 낫다는 것을 그때 배웠어요.


블로그를 보고 제품이 궁금해서 만나긴 했는데 가격이 얼마인지 모르잖아요. 제가 시간을 들여서 1시간, 2시간 이렇게 데모를 해주고 설명을 한 후에 고객님이 ‘10만 원짜리 살게요.’ 이러면 저는 아예 안 팔았어요. 죄송하지만 이렇게 사도 효과 못 보실 것 같다고 나중에 그냥 살 수 있을 때 연락 따로 달라고요.


고객님도 투자하신 건데 효과 못 보면 아깝잖아요. 실제로 제대로 효과를 보려면 고가 제품을 써야 하니까요, 대신 고가제품을 사시는 만큼 매일매일 제가 알려드리는 대로 쓰셔야 된다고 하고 소통을 다 따로 했어요. 네이버 카페에서 사용법을 공유하고요. 진짜 다 연결이 되는 게 중학교, 고등학교 때 온라인 커뮤니티를 한 경험이 그때는 이렇게 하면 되겠다는 그림이 그려지더라고요. 


Q. 당시 수입이 얼마였나요?

최고 많이 벌었을 때가 월 1천만 원 가까이 되었어요.

그때 배운 게 정말 많은데요, 그중 하나가 거절에 관한 거였어요. 보험 영업 같은 영업하시는 분들한테는 진짜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요. 지금도 너무 와닿는 내용인데 보통은 목표를 잡을 때 성공에 대한 목표를 잡잖아요. ‘오늘 몇 건 전화해서 다섯 건의 미팅 약속을 잡아야지’ 이런 식인데 그걸 반대로 생각하는 거예요.


거절의 목표를 세우는 거예요. ‘나는 오늘 5건의 거절을 당한다!’ 이렇게요. 거절 당할 동안 한 번도 성공 못 시킬 수도 있고 세 번만 성공시킬 수도 있고 10번 성공시킬 수도 있겠죠. 반대로 성공을 목표에 두면 거절이 힘들게 다가올 수 있거든요. ‘싫어요’, ‘그거 필요 없어’, ‘ 나한테 전화 걸지 마’ 이런 거절을 받다 보면요! 거절을 목표에 두면 거절 당했으니까 ‘오케이! 다음’ 이렇게 넘길 수 있는 마음이 생겨요.

거절에 대한 생각을 바꾼 책 


Q. 거절을 목표로 한다는 건 정말 신선하네요. 저도 적용해 봐야겠어요.

네, 제품이든 서비스든 팔아야 하고 계속 도전해야 하는 건데 계속 성공만 할 수는 없으니까요. 실패를 목표에 두면 오히려 행동이 더 쉬워져서 마인드셋이 바뀌는 것 같아요. 


Q. 그렇게 잘 벌었는데 어떻게 개인회생까지 하게 되신 거예요?

블로그로 고객을 만나던 중에 동대문에 고객이 한 명 통해서 오래전 거래처 언니를 만나게 된 거예요. 

매출이 계속 잘 일어나던 중에 유혹이 왔죠. ‘이거 한번 팔아보지 않겠어’라고요. 구하기도 어렵고 괜찮은 제품이었어요. 나중에 보니 사기였던 거예요. 괜찮은 제품이니 고객들한테 선주문도 받고 제 돈을 더 투자해서 추가 주문을 넣었어요. 이미 손해본 금액에 추가로 선주문한 고객들 돈을 물어줘야 하잖아요. 그게 거의 한 1억 됐던 것 같아요. 


Q. 현타가 심하게 왔을 것 같아요. 힘들게 모은 돈도 날리고 빚도 생겼으니..

그렇죠, 대출이 없었는데 대출을 받아서 우선 고객들 돈을 다 처리를 먼저 했어요. 그러고 나서 보니 멘붕이 왔어요. 장사를 하긴 해야 하는데 이게 제대로 잘 안 되잖아요. 어떻게 하지 하다가 개인회생 처리를 했죠. 어쨌든 회생을 하려면은 수입이 계속 꾸준하게 있어야 하잖아요. 디자인 쪽으로 회사를 가볼까 하고 나가기도 했는데 회사에서 주는 월급보다 대출 금액이 더 큰 거예요. 차라리 내가 장사를 다시 시작하는 게 더 잘 볼 수 있겠다는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Q. 다시 시작하기가 너무 어려웠을 거 같은데 어떻게 극복하셨어요?

사기를 당한 후에 상황 정리를 하며 1년을 쉬었어요. 제가 연예인 좋아했다고 했잖아요. 그냥 1년 내내 제가 좋아하는 연예인 그냥 따라다녔어요. 그러면서 잊힌 거예요. 그땐 온 정신을 그거에만 쏟았어요. 

아동복으로 다시 시작! 


Q. 그러다 다시 하신 게 어떤 거예요?

아동복을 했는데 생각보다 잘 됐어요. '귀여운 걸 잘 고를 수 있을 것 같다', '완전히 다른 분야를 한번 해보면 재밌겠다', '이런 식으로 연출하면 잘 나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당시 인플루언서 마케팅이라는 단어가 있지도 않을 때였는데 괜찮은 인플루언서들을 저장해놨어요.


팔로어 수를 기준으로 협찬할 인플루언서를 정하고 괜찮은 제품을 사입했어요. 그런 다음 사진을 잘 찍는 게 중요했어요. 이 사진가지고 인플루언서한테 협찬하는데 예뻐 보여야 하잖아요. 그런 세팅을 끝내놓은 다음에 팔로워가 많은 인플루언서를 협찬한 거죠. 초반부터 잘 되긴 했는데 재미가 없었어요. 제가 애가 없으니까.

금액이 크진 않았지만 스토어를 팔고 여성 의류를 다시 시작해 보니 사이클이 너무 빨라진 거예요. 그래서 사이클이 안 빠른 게 뭐가 있을까 찾은 게 인테리어 소품 쪽이었죠.


Q. 유통하시면서 마주한 문제점이나 고민은 없었나요?

저는 항상 공산품을 했어요. 만들어진 제품을 사입하거나 비슷한 제품을 외주를 통해 제조해서 판매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었어요. 의류 유통을 하다보니 재구매에 한계가 있다는 걸 느꼈어요. 재구매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마진율을 가져갈 수 있는 영역을 찾아보고 공부를 하다 보니, 지금 다들 생각하시거나 하고 계신 화장품 아니면 건강기능식품이더라고요.


좀 더 찾아보니 반려동물 식품도 있더라고요. 이 분야는 나름의 진입장벽이 있어서 어렵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많으시고요. '오히려 기회다'라고 생각해서 제대로 된 브랜드로 키워보고 싶어요. 우리만의 스토리와 브랜딩을 통해 내수 뿐만 아니라 수출까지 이어가도록요. 


어벤저스같은 팀을 꿈꾸며!

Q. 지금 팀원은 몇 분이신가요? 채용하시면서 어려움은 어떤 게 있으셨나요?

지금은 팀원과 둘이서 일하고 있어요. 항상 혼자서만 일하다가 처음으로 팀다운 팀을 세팅했던 거는 4, 5년전이었던거 같아요. 많을 때는 6명이었어요. 팀원과 일하면서 ‘어떻게 성장시키지, 아니면 어떻게 가이드를 주지’가 진짜 항상 고민이고 지금도 숙제라고 생각이 드는데요, 요즘 제가 내린 방향은 ‘같이 공부해야 된다’예요.


제가 공부하는 걸 좋아해가지고 강의도 많이 듣고 책도 많이 읽고 유튜브도 그런 쪽만 보는 편이에요. 근데 대표만 이렇게 해서는 성장이 안 되더라고요. 대표 혼자 새로운 걸 도입하고 ‘우리 이런 쪽으로 해보자, 이렇게 해보자’ 해도 직원 입장에선 무슨 얘기인지 그림이 안 그려지는 게 눈에 보이잖아요.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처음에는 협업 툴이나 OKR같은 방법론을 적용하면 해결이 될 줄 알았거든요. 근데 아니더라고요. 물론 조직이 커지며 조직 문화가 생기고 그러면 모르겠지만 지금 단계에서는 ‘같이 공부하는 게 먼저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요즘은 그렇게 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김보미 대표님이 요즘 꽂혀있는 책 (참고로 강점도 '승부'라고 합니다!) 


Q. 팀원에게 같이 책을 읽자고 해도 팀원에게 일처럼 느껴질 수도 있잖아요.

네, 그래서 제가 항상 고민하는 게 뭐냐면요. 대표가 팀원들의 미래를 책임져줄 수 없잖아요. 우리 회사가 진짜 작은 회사고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니까요. 그들을 책임져 줄 수는 없지만 같이 이걸 공부하는 것만으로도 직원에게 무조건 남는 게 있을 거예요. 뭔가를 배운다는 건 그 사람에게도 경험으로 남게 되니까요. 물론 머리가 커져서 나갈 수도 있겠지만 그거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편이고 같이 공부하면서 발전해야 한다 생각해요.  


Q. 지금은 팀원이랑 두 분이시고 이전에는 6명 정도 됐었잖아요. 그때랑 일하는 방식에서 차이가 있나요?

일단 업무의 퀄리티가 좋아진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예전에는 제품 하나를 업데이트하거나 소싱하더라도 쫓기는 느낌이었어요. 제품을 셀렉하고 사입한 후에 사진 촬영, 보정, 업데이트하고 상세 페이지 제작, 제목 세팅 등 여러 가지 일들을 해야 하잖아요. 예전에는 이런 업무들이 시즌에 맞춰서 1~2주 전에 미리 세팅하지 못하고 급급하게 했어요. 오히려 지금은 프로세스가 정리되어서 탄탄하게 루틴화되가고 있어요.

그리고 요즘 많이들 관심 있어 하시는 AI 프로그램, 툴 이런 거 활용 많이 하거든요. 진짜 많이 쓰고 그런 거에 돈을 안 아끼는 편이에요. 거의 한 명의 인건비 정도를 쓰고 있는 것 같아요.

[매일 실무에 활용하고 있는 AI툴/도구 리스트]

타입캐스트: SNS 콘텐츠 영상더빙에 활용

브이캣: AI 기반 빠른 광고소재 생성에 활용

캔바: 다양한 이미지 소스가 많고, 빠르게 이미지 작업을 할 수 있어 활용

ChatGPT: 이건 … 말이 필요없겠죠..

씨그로: 커머스 매출관리 통합 프로그램



Q. 사실 혼자서 적당히 벌고 생활할 수도 있잖아요. 이렇게 팀원을 채용하고 사업을 하려는 이유는 뭘까요?

어느 정도 적당히 벌고 싶은 단계는 넘어선 것 같아요. 그렇다고 100억 부자 이런 목표로 하고 있지는 않아요. 엄청나게 확장시켜서 30명 이상 직원을 거느린 조직도 생각하지 않아요. 팀원들이 우리 회사에서 잘 배워간다고 그러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저를 통해 팀원이 잘 성장해서 다른 곳에 가더라도 그 친구도 역시 좋은 리더로서 영향력을 발휘하면 보람찰 것 같아요.


그리고 혼자서 몇 년간 사업을 해보니 제가 가고자 하는 길에 팀원이 꼭 필요하더라고요. 서로 동기부여 주면서 단단하게 성장할 수 있는 어벤저스 같은 조직이었으면 좋겠어요.


김보미 대표님과 나눈 3가지 인사이트 요약

1. 잘 노는 역량이 사업으로 이어진다고? 

김보미 대표님이 10대 때 돈을 벌었던 콘텐츠는 바로 아이돌 잡지, 옷이었어요. 좋아하는 콘텐츠 덕질을 하다보니 강점이 생겼습니다. 취미처럼 하던 커뮤니티 사이트, 싸이월드, 블로그가 판매채널이 되었어요. 내적 즐거움을 꾸준히 채워간 과정이 수익화에 힘이 되었습니다. 


2. 거절을 목표로 삼아라?!

대다수는 높은 목표치를 설정하고 달려갑니다. 그러다보면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현실에 좌절감, 무기력함을 느끼고 중간에 포기하기도 하거나 과한 스트레스에 시달립니다. 반대로 거절을 목표로 삼는 건 어떨까요? 파트너나 고객에게 거절을 당하더라도 심리적으로 받는 타격은 훨씬 덜할거예요. 거절을 목표로 세워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보세요! 회복탄력성을 높여 꾸준히 일을 이어가는 게 중요합니다! 


3. 작은 조직이 높은 퍼포먼스를 내는 법 

요즘 워낙 다양한 AI툴, 협업툴이 나오다보니 조직에 따라 업무 생산성도 차이가 나기 시작하고 있어요! 김보미 대표님도 한 사람 인건비 가량의 비용을 지출하며 여러 툴과 함께 매일 루틴업무를 함께 쳐내고 있습니다. AI, 협업툴을 활용할 때 중요한 건 '질문'과 '시도'입니다. 지금 우리 조직이 풀어야 할 문제는 무엇인지, AI툴로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목표 기대치를 얻기 위해 어떤 시도를 할지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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