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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연구가 Oct 15. 2023

부산국제영화제의 매력

BIFF는 나에게 칸 영화제 같은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다 알아야 하는 거 아니야?
칸 영화제처럼?



매년 10월 초에 시작되어 10일간 진행되는 부산국제영화제(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는 비경쟁 영화제이다. 대학 시절 우연히 이 영화제에 관심이 생기면서 자원봉사자를 신청할 만큼 큰 애정을 갖게 되었고, 직접 부산에 가서 며칠간 영화에 푹 빠져 집중해 보는 추억을 쌓아보았다. 한국에서 개봉하지 않는 전 세계의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대학 시절엔 남포동 일대가 주 무대여서 씨앗호떡이나 비빔당면을 먹으며 상영되는 영화를 보았고, 현재는 센텀시티에 있는 영화의 전당이 주 무대가 돼서 광안리나 해운대에 숙소를 잡아 영화와 부산 바다를 즐기고 있다. 매년 부국제를 한해의 일대 행사로 계획해 두어 2박 3일 일정으로 짜둔다. 10월까지 잘 버틴 나에게 주는 보상과도 같고, 영화인들의 축제에 참여하여 그 분위기를 즐기며 부산의 음식과 바다를 맘껏 즐기기 위함이기도 하다.


2023 BIFF 거리(해운대)


또한, 부국제를 통해 한국 영화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고, 전 세계 거장들의 신작, 수상작, 화제작 등을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꼭 가볼 만한 곳이라 생각한다. GV(관객과의 만남), 오픈토크, 야외무대인사, 액터스하우스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일정마다 영화의 전당이나 해운대 일대에서 진행되어 영화 보고 난 전후에 틈틈이 영화배우나 감독님의 생각을 들을 수도 있다. 특히 GV를 통해 몽골, 조지아, 인도, 인도네시아 등 접하기 쉽지 않은 나라의 감독들이 직접 무대에 등장해 작품 배경이나 비하인드 스토리를 얘기해 주고, 관객이 던지는 질문에 배우나 감독이 답하며 내용을 더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다. 일정 중 무조건 예매해 두는 저녁 8시, 야외의 전당에서 하는 영화는 사실 어떤 영화를 봐도 제일 여운이 깊게 남는다. 그날의 분위기, 엄청난 스케일의 스크린 속 배우들의 연기, 목소리와 영상미, OST 등 뭐 하나 빠지는 것이 없을 만큼 최고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의 전당(야외)-밖에서 대형 스크린을 통해 보는 영화의 매력이란
2023 BIFF 중 바람의 도시(City of Wind) GV 모습



그리고 영화제 기간 동안 배우들이나 감독을 길거리나 영화관에서 우연히 마주칠 수 있다는 점도 묘한 매력이다. 둘째 날 일정으로 몽골 영화 '바람의 도시'를 보러 가던 길에 멋지게 정장을 갖춰 입은 여성과 남성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같이 타게 되었다. 영화를 시청한 후, GV시간을 갖는데 뒤편 좌석에서 함께 엘리베이터를 탔던 그 여성과 남성이 내려오는 것을 보고 설마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은 무대에 올라와 이 영화의 감독과 배우임을 소개했고, 순간 그들의 모습에서 아우라가 펼쳐졌던 일화가 있다.  


그리고 작년 비프 일화를 들려주자면, 전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를 본 후, GV시간에 송강호, 아이유, 이주영 배우와 감독의 생각을 들었는데 다음날 저녁 해운대 밤바다를 보고 있다가 너무 낯익은 목소리가 옆에서 들렸다. 고개를 돌려보니 전날 본 브로커 영화 속 이주영 배우가 영화인들과 아무렇지 않게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이 아닌가. 마치 맥주 한 캔 들고 밤바다를 보며 수다 떠는 나와 같이, 많은 사람들 속 한 사람이 되어 편하게 영화 얘기를 나누던 그녀의 모습에서 앞으로도 BIFF를 떠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영화 '거래' 오픈토크 중 매력 넘치는 이주영 배우의 모습


올해도 다녀온 BIFF는 언제나 다채로운 매력을 뽐내고 있었고, 며칠이 지나도 가시지 않는 여운을 남겼다. 매년 그랬듯이 BIFF는 한해를 잘 마무리할 수 있는 힘을 주었고, 영화를 이렇게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조언을 주었다. 외국인들도 치열한 티켓팅을 통해 참여하는 BIFF를 한국인이라면 당연히 가봐야 하는 거 아닐까? 조심스럽지 않게 추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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