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추세경 Aug 16. 2023

[추세경의 필사노트]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추세경의 필사노트 2탄입니다. 가장 좋아하는 작가인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을 소개합니다.

무라카미 하루키,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임홍빈, 문학사상사(2006)


인간의 내부에는 자신이 제어하지 못하는 사악함이 있다는 것을 깨닫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그것은 나라는 인간이 궁극적으로 악을 행할 수 있는 인간이라는 사실이었다. 나는 누군가에게 악을 행하고자 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동기나 생각이 어떻든, 나는 필요에 따라 제 멋대로 일 수 있었고, 잔혹해질 수 있었다. 나는 참으로 소중히 해야 할 상대에게 조차 그럴듯한 이유를 대며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결정적인 상처를 줄 수 있는 인간이었다.


우리는 늘 완벽함을 갈망하지만, 막상 그런 삶이 이루어지면, 그 삶이 주는 평화를 참지 못하는 이상한 본능을 가지고 있다.

삶이 우연과 본능에 의해 계획과 달리 빗나가며 인간은 오류에 의해 성장한다는 것

남을 용서한다는 것은 곧 자신을 용서한다는 것인데 용서는 증오를 없애는 게 아니라, 마음 한편으로 치워버리는 것

욕망은 경계를 모르고 있다. 아무것도 이에 저항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제 남은 것은 개인이 경계를 넘지 않는 일뿐이다.

현실 생활에 있어서는, 그 누구나 다소간의 차이는 있지만, 과거란 극복 해야만 할 일이다. 결국 과거라는 이름의 덫에서 벗어나는 길은, 망각과 현실 긍정 밖에 없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스스로의 나쁜 생각에 가끔 놀랄 때가 있다. 순수하게 이기적이고, 오로지 나만을 위한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사람으로서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지, 내가 배운 도덕이란 그런 게 아닌데, 사회에서의 나는 그러지 않는데, 라며 이런 내 생각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고민하곤 했다. 나는 진짜 나쁜 사람인가, 하면서. 하지만 나쁜 생각도 결국은 인간의 일부다. 내가 나빠서 그런 게 아니라, 사람이란, 인간이란 원래 그렇다. 그런 생각들이 그저 생각으로 머무르지 않을 때 사람들은 범죄를 저지른다. 하지만 그런 내 생각을 자각하고, 부정하고, 행동으로 통제할 수 있는 한, 나는 괜찮다. 그러니 너무 자책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나는 참으로 소중히 해야 할 상대에게 조차 그럴듯한 이유를 대며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결정적인 상처를 줄 수 있는 인간이었다"라는 하루키의 말마따나 나 역시 그럴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런 평범한 인간이다. 사람은 누군가를 사랑하는 만큼 미워할 수 있고, 누군가를 너무 사랑해서 너무 미워할 수도 있다. 세상에는 빛과 어둠이 있고 그 둘의 끈적한 조합으로 세상은 돌아간다. 나 또한 세상의 일부고, 그렇게 살아간다. 악마 같은 생각이 마음을 괴롭힐 때면 나무에 앉았다 떠나는 한마리의 새를 떠올리려고 한다. 금세 떠나갈 생각이라고, 그러니 너무 자책하지 말자고, 말이다.


하루키의 소설에는 삶과 사람이 녹아 있다.



두 번째 책을 출간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교보문고 온라인>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08470719

<예스 24>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21532683

<알라딘>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22285700



매거진의 이전글 [추세경의 필사노트] 천 개의 공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