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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큐레이터한 Jun 19. 2020

배우 김수현 특집

김수현의 레전드 출연작들을 복기해보자

* 드라마 매거진 <드라마큐> : http://dramacuration.com/


군 복무를 마치고 브라운관으로 돌아오는 김수현 배우를 격하게 맞이하며 특별호를 준비했다. 6월 20일이면 무려 5년 만에 김수현 배우의 새 드라마를 볼 수 있다. 그 기념으로 배우 김수현의 드라마 필모그래피 중 주목받았던 작품들(이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품들이다...)을 살펴보도록 하자. 이중 끌리는 게 있다면 <사이코지만 괜찮아>가 시작하기 전에 날밤을 지새우며 정주행하는 것도 좋은 계획일 것이다.




1st drama : <정글피쉬1> (2008)

연출 최성범 / 작가 서재원, 임채준, 김경민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거대한 현실 속에서 고통을 당하며 성장통을 겪는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 사진 출처 : https://watcha.com/ko-KR/contents/twRpqyP

2007년 시트콤 <김치 치즈 스마일>로 방송 데뷔를 했던 김수현의 주연 데뷔작은 바로 단편 드라마 <정글피쉬1>이었다. 그가 맡았던 배역은 한재타라는 인물로, 학교에서 발생한 성적 조작 사건을 가까이에서 보게 되는 역할이다. 작품의 제목이기도 한 '정글피쉬'라는 이름의 블로그를 운영하는 조용하고 섬세한 감성을 가진 인물을 연기했다.


사실 이 드라마는 김수현 배우가 시사회 현장에서 꺼이꺼이 울었던 일화로 유명하다. 감독님의 디테일하고 친절한 디렉팅을 현장에서 소화했다고 생각했는데 시사를 해보니 그렇지 못했다는 생각에 울어버린 것이다. 첫 주연작에 대한 책임감과 연기 욕심을 엿볼 수 있는 일화로 종종 회자되곤 한다. 그러나 그는 이 작품 덕분에 <크리스마스에도 눈이 올까요?>의 '차강진' 아역으로 캐스팅되었고, 해당 작품을 통해 연기력을 입증할 수 있었다.


덧붙이자면, 김수현 배우와 더불어 신인이었던 박보영 배우도 함께 출연하기 때문에 이 드라마를 다시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여담이지만, 사실 이 드라마는 박보영 배우의 '찐팬'이라면 알고 있는 단편영화 <이퀄>, 청소년 드라마 <비밀의 교정>, <달려라 고등어>를 시작으로 그녀의 필모를 따라가다가 만난 작품이었다고 한다.) <정글피쉬1>이 마음에 들었다면 2년 후에 새로운 느낌으로 제작된 <정글피쉬2>를 이어서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2nd drama :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2009)

연출 최문석 / 극본 이경희

오지랖 넓은 명랑 소녀 한지완과 술집 작부의 아들이라는 멍에를 지닌 차강진. 두 사람은 만나고 싸우고 운명적으로 끌리지만, 뜻하지 않은 사건으로 헤어진 뒤 시간이 흘러 다시 만나게 된다.

/ 사진 출처 : https://programs.sbs.co.kr/drama/christmas/main

<정글피쉬1>을 보고 최문석 PD는 김수현 배우를 극 중 '차강진' 역할의 아역배우로 캐스팅했다. 드라마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는 <해를 품은 달>만큼이나 아역을 맡은 배우들의 임팩트가 컸던 드라마였다. (2회분이었지만 말이다.) '한지완' 역의 남지현 배우, '차강진' 역의 김수현 배우, '송윤주' 역의 여민주 배우가 만들어낸 연기들이 굉장히 강렬했다. 청소년기 인물들을 맡은 이 신인배우들은 사랑에 빠진 학생, 오랫동안 받아온 상처가 무뎌지지 않는 학생, 감정이 마구마구 흔들리는 학생을 제대로 표현해냈고 심지어 그 상황을 더 특별하게 만들었다. 그 유명한 장면을 기억하는가. 자기 가족을 멸시한 종석이 윤주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복수를 위해 강진이 윤주에게 접근해 윤주를 단숨에 사로잡는 장면 말이다. 교실 뒷자리에서 윤주를 뚫어지게 보던 장면, 수돗가 장면은 정말 명장면 오브 명장면이다. 김수현 배우는 해당 장면들을 통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데 성공한다. 특히 이 작품을 통해 김수현 배우가 독특하게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건 시간문제다. 많은 사람들이 극 중 배역의 개성만큼 이 배우에게 강렬한 인상을 받았을 것이다.


김수현 배우가 아역으로 나온 작품이 이 작품과 <자이언트>가 있는데, 그중 한 작품을 고르느라 애먹었다. 두 작품에서의 캐릭터 소화가 전부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 <자이언트>에서도 이 작품 못지않게 좋았으니 그의 아역배우 시절의 연기가 궁금하다면 두 작품 다 추천한다.




3rd drama : <드림하이> (2011)

연출 이응복, 김성윤 / 극본 박혜련

연예예술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청춘들의 스타가 되기 위한 꿈과 사랑을 그린 드라마

/ 사진 출처 : https://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12/27/2010122700475.html

김수현 배우를 청춘스타로 만들어준 드라마였던 <드림하이>. 이 작품은 막 스타로 발돋움을 하던 출연진들로 가득했으며, <소나기>를 닮은 시골 배경으로 시작해 전국노래자랑, 플래시몹, 예술고등학교, 무대까지 정말 다양한 화면들을 담아냈다. 이 모든 게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았던 건 해당 드라마의 큰 힘이었다. 시골에서 올라와 재능을 펼치며 성장하는 삼동, 집이 어려워져 성악을 그만두게 된 혜미, 노래를 잘 하지만 외모 때문에 기회를 잡기 어려웠던 필숙, 친구에게 열등감을 느끼는 백희 등 캐릭터들도 굉장히 입체적이었고, 학생뿐 아니라 선생님 배역들도 다양한 캐릭터를 보여줬다.


배우들이 직접 춤을 추고 노래를 하기 때문에 드라마가 더 살아난 부분도 있다. 아이돌 사이에서 홀로 배우였던 김수현 배우는 극 중에서 많은 노래를 불렀고 가수 못지않은 실력을 보여준다. 동시에 시골에서 홀로 상경해 성장해가는 삼동의 감정선을 명확하게 이어가주는데, 순박하고 열정적이었던 삼동과 혜미를 짝사랑하는 삼동, 귀가 들리지 않아 좌절하는 삼동 등 여러 변화를 자연스럽고 매력적으로 표현해내 시청자들의 감정을 오르락내리락하게 만들어버렸다.




4th drama : <해를 품은 달> (2012)

연출 김도훈, 이성준 / 극본 진수완

조선시대 가상의 왕 이훤과 비밀에 싸인 무녀 월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그린 공중 로맨스 드라마

/ 사진 출처 : https://m.imbc.com/program/1002657100000100000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에서 주인공의 고등학생 시절을 연기하며 진가를 발휘했던 김수현 배우가 이 드라마에서는 입장이 바뀌어 아역 배우들이 첨예하게 만들어 놓은 세계의 다음 타자가 되었다. 아역 배우들의 저력이 입증되고 큰 인기를 끌었던 대표적인 드라마였던 만큼 이 작품의 초반 6회분은 성인 배우들이 펼쳐내는 그 어느 드라마만큼이나 애절하고 흡입력 있었다. 꽃미남 도령들과 예쁜 색감, 흥미진진한 스토리도 인기 요인이었겠지만, 이 드라마의 최고 인기 비결은 여진구 배우와 김유정 배우의 열연과 캐릭터 소화력이었을 것이다. 이 어린 배우들 때문에 우리들은 배시시 웃었고 대성통곡하며 울곤 했더랬다.


성인 배우들로 넘어가면서 우려가 많았으나, 결국 해당 작품은 시청자들이 다시 새로운 결의 애정을 쏟게 만드는 게 성공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 김수현 배우가 있었다. 배우 김수현이 연기한 이훤은 마음이 많이 가게 되는 왕이었다. 극 중에서 이훤은 어린 나이에 사랑했던 사람을 잃고 권력의 소용돌이에서 수년을 살았다. 아픈 상처를 가슴 깊이 묻고 삶을 살아왔던 이훤과 세력가들에게 환멸을 느끼는 이훤, 자신의 사람들이라고 믿을 수 있는 사람들 앞에서만큼은 조금이나마 풀어지는 이훤, 아직까지도 연우를 그리워하는 이훤. 이렇게 그가 그려낸 이훤의 복합적인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혼란스러움과 그리움을 일으키던 세월의 간극을 메워주기에 거뜬했다. 특히나 후반부의 오열 장면이 여진구 배우가 울음을 터뜨리는 장면만큼 엄청난 파급력을 가져왔던 게 기억난다.


동시에 김수현 배우는 엄청난 케미스트리 왕이었다. 다들 이 드라마 안의 여러 가지 케미스트리를 떠올리겠지만, 내 경우에는 형선과의 케미, 중전 보경과의 케미를 가장 좋아했다. 방금 말로 눈치챘을 같은데, 난 메인보단 서브 케미를 찬양하는 편이다. 귀엽고 뽀짝한 형선과의 케미와 ‘그대의 가식이 싫’다는 대화를 나누는 중전과의 케미를 아직까지도 잊지 못한다.


아무튼 2012년은 ‘김수현의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대중들에게 얼굴을 많이 비추고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모았던 시기였다. <해를 품은 달>로 대한민국에 신드롬을 일으킬 만큼 큰 인기를 받음과 동시에, 같은 해에 영화 <도둑들>로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인기와 더불어 연기력으로 굉장히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 특히 윤여정 배우가 눈여겨보는 후배 배우로 김수현 배우를 언급하기도 했다. 선배 연기자들의 쏟아지는 칭찬과 최우수연기상 수상으로 가득했던 2012년이었다.




5th drama : <별에서 온 그대> (2013)

연출 장태유 / 극본 박지은

400년 전 지구에 떨어진 외계남 도민준과 왕싸가지 한류여신 천송이의 기적과도 같은 달콤 발랄 로맨스

/ 사진 출처 : https://programs.sbs.co.kr/drama/lovefromstar/main

<별에서 온 그대>는 김수현 배우가 일으킨 두 번째 신드롬이었다. 사람들은 김수현 배우를 좋아했고, 영화 <도둑들>에서 만난 전지현X김수현의 엄청난 케미스트리에 허덕이며 그 가능성을 보게 되어버렸다. 이에 화답하듯 장태유 PD와 박지은 작가는 두 사람을, 그것도 외계인과 톱스타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드라마에 캐스팅하면서 역대급 파장을 일으킬 만반의 준비를 했다. 그리고 모두가 예상했던 두 사람의 레전드급 드라마는 실화가 되었다. 사람들은 참신한 스토리와 매력적인 캐릭터에 빠져들었고, 두 배우의 딱 들어맞는 연기 합에서 쾌감을 느꼈으며, 찰진 대사와 유머 코드에 자지러졌다. 2013년, 우리는 이 외계인과 톱스타에 열광했고, 그 인기는 해외로까지 퍼져나갔다. 


도민준과 천송이의 별그대. 모두를 뒤흔들었던 이 유명한 드라마에 대해 말해 뭐하겠는가. 김수현 배우와 전지현 배우의 연기력은 물론이고 스타성, 케미스트리, 설렜다 웃었다 울었다 먹먹했다 다 하게 하는 스토리 라인, 장따고 감독님의 디테일 끝판왕을 보여주는 연출, CG로 표현되는 도민준의 외계인 모먼트 등 매력 포인트가 넘쳐나는 드라마였다. 이제와 다시 보면 그 당시에 나노 단위로 한 회 한 회 반복해서 봤던 기억이 새록새록 날 것이다. 


2015년의 <프로듀사>를 마지막으로 (카메오 출연을 제외하면) 드라마에서 얼굴을 볼 수 없었던 김수현 배우의 새로운 드라마 첫 방송이 머지않았다. 과연 그의 새 드라마는 지난날동안 그랬던 것처럼 우릴 사로잡고 나노 단위의 시청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인가 기대감을 가지면서 배우 김수현 특집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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