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가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 보내는 공개서한
영화인들을 홀대한 아카데미를 비판하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최고 논란은 촬영과 편집을 포함한 4개 부문의 수상 장면 대신에 광고를 송출한다는 시상식의 방송 방침입니다. 이전 포스팅에서 이 사태를 소개하며 기예르모 델 토로, 알폰소 쿠아론 등 할리우드 명감독들의 비판을 번역해 올렸습니다.
아카데미에 분노한 영화인들이 미 촬영감독 협회 ASC (American Society of Cinematographers)를 중심으로 시상식 방송 방침 철회를 원하는 공개서한을 올렸습니다. 로저 디킨스, 엠마누엘 루베즈키, 마틴 스콜세지, 쿠엔틴 타란티노, 크리스토퍼 놀란, 브래드 피트 등 미국 영화 산업을 이끄는 400여 명이 아카데미를 비판하는 서명에 동참했습니다. 영화인들의 입장이 담긴 편지를 번역해서 올립니다.
아카데미와 91회 아카데미 시상식 방송의 제작진에게 보내는 공개 편지:
2019년 2월 11일 월요일, 영화예술아카데미의 회장인 존 베일리는 올해 시상식에서 촬영, 편집, 실사 단편 영화, 메이크업과 헤어 부문의 수상 장면을 생방송으로 방영하는 대신 광고 방송이 나가는 동안 시상할 방침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번 결정은 시상식의 길이를 4시간에서 3시간으로 줄이기 위해 내려졌다고 합니다. (영화 현장) 동료들의 뚜렷한 반응과 업계를 이끄는 지도자들의 즉각적인 반발은 지금이라도 아카데미가 이번 결정을 철회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아카데미는 1927년 영화 예술의 우수성을 유지하고, 상상력을 고무시켜,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세계를 연결하자는 취지로 설립되었습니다.
불행하게도, 우리는 오락성만을 추구한 나머지 예술을 찬양하고 예술을 가능케 한 사람들을 축하하는 본연의 임무에서 멀어져 왔습니다.
91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영화 현장에 필수적인 전문영역에 걸맞지 않은 지위를 부여하는 것은 우리가 선택한 직업에 삶과 열정을 바친 사람들에 대한 모욕에 지나지 않습니다.
행사의 연출자인 글렌 와이스는 네 명의 수상자들의 소감 중 "감동적인" 순간들만을 골라 방송 후반부에 방영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추가적인 시상자의 코멘트나 수상자의 연설 등 방송 제작진에 입맛에 맞지 않는 장면은 편집될 것입니다.
첫 아카데미 시상식이 시작된 이래 방송 포맷은 새로움을 유지하기 위해 바뀌어 왔지만, 결코 아카데미 본연의 임무를 희생하는 방향으로 제작되지 않았습니다.
뛰어난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기관이 스스로 영화인들의 위신을 떨어뜨리는 행위를 하게 된다면, 이는 협력의 예술인 영화를 기리는 아카데미의 정신을 위반하는 일입니다.
동료인 배우 세스 로건의 말을 인용합니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을 공개적으로 존중하지 않는 것이 영화의 업적을 기념하는 최선의 방식인가요"
이전에도 말했듯이 시상식은 대중의 눈에 보이지 않는 스태프의 공로를 기념하는 유일한 자리입니다. 할리우드는 전 세계 영화 산업에서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곳입니다. 미 영화인들이 하나가 되어 부당한 처우에 들고 일어난 사건은 다른 문화권의 영화계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중요한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제작 현장에 있는 모두를 응원합니다.
원문 링크
PS.
아카데미가 결국 항복을 선언했습니다. 9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녹화 방송으로 대체하려던 4개 부문은 다른 카테고리와 동등하게 생방송으로 방영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