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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조 Sep 15. 2021

사라져 가는 나의 티 없음에게

티 없이 맑은 그날을 그리워하며 어쩔 수 없었다 말하는 나에게

‘티 없이 맑은’ 추억 속 나를 바라보고 있으면

나를 휩쓸고 간 모든 일들은 단단하고 작게 뭉쳐진 아주 까만 물감 같다는 생각을 해요.

온몸을 더럽히고도 남는 양의 그것들은

고민, 걱정, 두려움, 시기, 질투, 계산됨 그리고 내가 겪어오면서 가장 밑바닥에 있던 감정들이 모여 만들어졌나 봐요.


나는 성장한 것일까요? 아니면 그냥 너무 많은 것을 알게 된 것일까요?


가끔 순수하게 생각하며 순수하게 웃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하지만 이런 마음을 갈망하며 계산하는 내가 그 마음 뒤에 서있죠.


내가 가는 길이 뻔하다는 생각이 들어 중간에 눈을 감아버리기도 하고

가끔은 그러다 길을 잃어도 무기력해요.


그래서일까요.


나는 이렇게 티 없이 맑은 날에도

비가 올까 봐 우산을 챙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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