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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사진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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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운 May 17. 2024

역광으로 촬영해 보셨나요?

배경을 찾아라!!

중학교 1학년때 아버지께서 느닷없이 검은색 아주 작고 귀여운 반자동 필름 카메라를 선물로 사주셨어요. 톱니 모양의 휠을 오른쪽으로 돌리면 필름이 한 컷씩 감기는 반자동 카메라였어요. LOMO 로모카메라처럼 생겼죠. 토이카메라라고 하기엔 만듦새가 제법 견고하고 묵직해서 제법 비싸보였죠. 카메라를 건네주시면서 "사진은 태양을 등지고 찍는 거야"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나에겐 하나의 사진 찍는 규칙처럼 각인이 되어 사진을 찍을 때면 태양이 등 뒤에 있는지 살피곤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반대로 태양을 바라보면서 촬영하는 역광사진을 이야기하려고 해요. 태양을 바라보면서 촬영해 보셨나요? 

위 사진처럼 인물에 대한 정보가 사라지게 되니 역광촬영을 잘 안 하게 되죠. 실루엣만 찍히는 이런 촬영은 특별한 카메라 조작 없이도 어렵지 않게 찍히죠. 얼굴을 보이게 촬영하는 게 오히려 어렵죠. 이런 촬영에서 중요한 건 얼굴표정일까요? 멋지게 포즈를 취하고 환하게 웃는 얼굴로 촬영해 봐야 표정은 보이지도 않겠죠? 역광환경에서 이런 실루엣만 담기는 촬영에서는 사진처럼 큰 동작으로 모양을 만들어서 촬영해야 해요. 그래서 이런 환경에선 많이들 뛰죠~~ㅋ 뛰더라도 최대한 팔을 사방으로 벌려서 모양을 만들어야 해요. 그럼 역광촬영에서도 인물 얼굴이 잘 보에게 촬영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해 질 녘의 역광에선 주로 실루엣 촬영을 하게 되지만, 위의 사진처럼 한낮의 역광에서는 인물촬영을 시도하게 되죠. 이럴 땐 설명처럼 노출보정으로 사진을 밝게 촬영할 수 있어요. 그런데 이렇게 하면 인물은 밝게 나오지만 배경은 너무 밝아져서 인물만 찍히게 됩니다. 배경까지 함께 담고 싶다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

카메라에 플래시가 장착되어 있거나 외장플래시가 준비되어 있다면 어두운 인물을 밝게 비추면서 촬영할 수 있어요. 하지만 이것도 플래시 느낌이 나서 맘에 들지 않는 사진이 될 수도 있고, 위의 사진처럼 가지고 있는 플래시의 광량으론 부족한 사진이 될 수 있어요. 뭔가 다른 방법으로 역광촬영의 맛을 살리면서 배경까지 함께 담는 방법은 없을까요?

페이지 3번과 같은 배경 환경에서 무조건 촬영을 할 수밖에 없다면 적절한 노출보정과 플래시 이용, 그리고 RAW파일 데이터로 후보정을 통해서 배경과 인물의 노출을 적절히 살릴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이렇게 부족한 DR을 살려서 후보정하는 것도 HDR(high dynamic range)라고 해요. 정지되어 있는 사물이나 풍경을 촬영한다면 노출값이 다른 여러 컷을 촬영해서 합치는 방식의 HDR촬영법을 적용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장소를 이동해서 배경을 찾아서 촬영할 수 있다면, 페이지 2번의 실루엣 촬영이 특별한 카메라 조작 없이도 촬영이 가능하듯, 인물과 배경을 모두 잘 나오게 촬영할 수 있어요. 그럼, 배경을 찾는다는 것이 무슨 말일까요?

2번과 3번 페이지를 살펴보세요~ 인물 뒤의 밝은 하늘 배경이 그대로 사진 속에 노출되어 있죠? 이렇게 되면 카메라는 너무 밝다고 생각해서 전체 노출을 어둡게 촬영하여 인물이 어둡게 나올 수밖에 없어요. 그렇다고 노출의 기준을 바꾸어서 노출보정으로 밝게 촬영한다고 인물과 배경을 모두 적정노출로 담을 순 없었죠? 인물의 밝기와 배경의 밝기의 편차가 너무 커서 그래요. 이걸 DR이 넓다고 하고 이렇게 DR이 넓은 환경을 카메라 센서는 힘들어해요. 생각보다 센서의 DR범위는 좁아요. 밝음과 어둠의 편차가 큰 환경을 동시에 담아내는 걸 힘들어하죠. 그래서 편법으로 후보정하기도 하고, 여러 컷의 촬영결과물을 합쳐서 보완하는 거예요. 그렇다면 역광 환경이지만 밝음과 어둠의 편차를 줄여서 촬영해야 하는데요. 그 방법이 배경을 찾는 거예요. 위의 6페이지의 사진을 보세요. 첫 번째 아이사진과 세 번째 여자모델 사진을 살펴보세요. 인물 뒤가 숲배경으로 채워져 있죠? 두 번째 사진처럼 밝은 하늘배경으로 열러 있지 않고요. 이렇게 되면 배경이 되는 숲과 인물의 얼굴 모두 역광환경이라서 둘 다 사실 어두워요. 카메라는 어둡다고 생각하고 이 장면을 밝게 촬영하게 되어, 인물과 배경이 모두 적절하게 밝게 촬영됩니다. 이런 촬영스폿을 찾으면 비교적 쉽게 이런 촬영 결과물을 얻을 수 있어요. 역광이라서 상대적으로 인물의 가장자리 빛은 더욱 밝아져서 매우 매력적인 사진으로 완성되고, 가장자리의 밝은 빛은 인물과 배경을 분리시키는 효과도 있어 사진의 완성도 역시 끌어올리게 됩니다. 아래 7~9페이지에 원리이해를 위한 설명을 덧붙입니다. 이해되실 거예요~~



촬영을 꺼리게 되는 역광환경에서 어떻게 촬영하면 좋을지 살펴봤어요. 적극적으로 태양과 맞서서 촬영해 보세요. 순광촬영은 선명하고 쨍한 채도가 높은 사진을 완성하기에 좋지만 인물촬영에선 그만큼 강한 대비가 모델을 힘들게 할 수도 있어요. 역광촬영으로 매력적인 인물사진에 도전해 보세요. '와우~' 하는 인생샷을 건질 수 있을 겁니다.


궁금한 점은 댓글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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