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W파일 포맷을 들어보셨나요? 익숙한 분들도 JPEG파일포맷과의 차이를 명확히 설명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JPG에 비해 용량이 큰 파일, 혹은 후보정에 조금 더 유리한 파일포맷 정도까지 이해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번엔 두 개의 파일포맷을 개념적으로 좀 더 명확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필름카메라엔 당연히 필름을 넣어서 촬영하겠죠? 그래서 필름을 넣어서 촬영해야 할지, 인화지를 넣어서 촬영해야 할지를 고민조차 하지 않습니다. 디지털카메라 시대가 열리면서 필름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게 되어 뭔가를 장착할 일이 없어졌습니다. 대신 파일 포맷을 선택하라고 합니다. RAW파일포맷으로 촬영할지, JPEG파일포맷으로 촬영할지를 선택해야 합니다. 사실, RAW파일포맷으로 촬영할지, JPEG파일포맷으로 촬영할지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정확히 말하면 카메라에게 현상과 인화를 맡길지, 아니면 내가 자가현상을 할지를 선택하는 옵션입니다.
4페이지를 먼저 살펴보세요~ 아날로그 필름 카메라에 필름을 장착하고 촬영을 합니다. 촬영한 필름은 다시 꺼내어 현상소 가져다주게 됩니다. 눈에 보지 않는 필름을 눈에 보이보도록 필름에 상이 맺히도록 처리하는 과정이 현상입니다. 현상소에서 필름을 맡기면 그 현상작업을 진행하게 됩니다. 필름에 상이 맺힌 상태 즉, 현상된 필름을 확대경으로 다시 노광 하면 인화지에 드디어 사진이 나타납니다. 이과정이 인화입니다. 이러한 아날로그 현상과 인화과정은 그대로 디지털로 바뀝니다. 디지털 현상과 디지털 인화과정으로 통해서 우리는 JPEG 이미지파일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카메라가 사진을 완성하는 과정은 아날로그와 다르지 않습니다. 아날로그 사진완성 절차는 물리적인 현상소에 필름을 가져다주었다면, 이젠 그 현상소가 카메라 속에 프로그램으로 들어와 버렸습니다.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의 입자는 아날로그 필름의 감광유제에 반응하여 상이 맺힙니다.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의 입자는 CMOS 반도체 센서에 반응하여 디지털 신호로 바뀌어 저장됩니다. 최초의 저장된 파일이 RAW파일입니다. 아날로그 필름에 맺힌 눈에 보이지 않는 상과 동일합니다. 이렇게 저장된 날 것의 데이터파일은 디지털 현상소를 통해서 눈에 보이도록 현상하게 되며, 공유할 수 있는 이미지파일로 디지털 인화하게 됩니다.
아날로그 필름을 현상하기 위해선 빛이 없는 암실(Darkroom)에서 현상과 인화작업을 해야 하지만, 디지털 신호로 바뀐 데이터파일은 아날로그 빛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카메라의 현상소에 맡길 필요가 없습니다. 스스로 소프트웨어를 활용해서 자가현상을 시도하더라도 컴퓨터를 가지고 굳이 깜깜한 방으로 들어가서 작업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래서 그냥 밝은 방에서 컴퓨터에 설치된 현상프로그램으로 작업하면 됩니다. 그래서 어도비 회사는 디지털 사진 데이터를 현상하는 프로그램 이름을 라이트룸(밝은방)이라고 지었습니다.
카메라 메뉴에서 RAW파일 포맷을 선택했다면 카메라는 자체 현상소에서 데이터를 현상과 인화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그대로 데이터를 저장하기만 합니다. 만약 JPEG를 선택했다면 위에서 살펴본 모든 과정을 거쳐 완성본인 JPEG이미지 파일을 만들어줍니다. 그리고 RAW 데이터는 지워버립니다. 현상프로그램으로 자가현상을 하고 싶다면 RAW파일도 함께 선택하면 카메라가 현상과 인화를통해 보정해 준 최종이미지와 내가 스스로 완성한 이미지를 비교해 볼 수도 있습니다.
위에서 사진처리과정을 아날로그 필름과 디지털의 대응관계를 살펴보았습니다. 그렇다면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차이는 도대체 뭘까요? 아날로그 감성이란 말도 사진에서 많이 합니다. 그 감성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요? 아날로그 Vs 디지털을 구분하는 기준을 한번 생각해 보시겠어요?
카메라에서 JPG이미지를 알아서 만들어주는데, 내가 컴퓨터에서 현상프로그램을 사용해서 직접 불편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늘 자가현상할 필요는 없지만, 꼭 필요한 경우가 분명 있습니다. 다음포스팅에선 굳이 RAW데이터를 이용해서 자가현상하는 이유를 조금 더 살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