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어를 낮추는 비법이 숨어 있는 책을 만나다.
골프를 시작한 지 10년이 훌쩍 넘었지만,
나는 여전히 스코어를 낮추는 방법을 몰랐다.
조금씩 드라이버 비거리가 늘어도, 아이언 샷 감이 좋아져도
최종 라운드 결과는 늘 90대 언저리를 벗어나지 못했다.
나의 레슨 프로님은 “오버스윙이 심하다”, “스웨이가 생긴다”라고 말했다.
나는 그 말대로 고치려 노력했지만,
사실 최종 결과(스코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솔직히 말해, 나는 예쁜 스윙폼보다
스코어 낮추는 것에 집착하는 골퍼였다.
공이 얼마나 멀리 가느냐,
볼 스피드가 얼마 나오냐,
폼이 이쁘냐...보다
그날 몇 타에 끝낼 수 있느냐가 진짜 고민이었다.
어느 날, 퇴근길에 들른 서점 스포츠 코너에서
두꺼운 책 한 권이 눈에 들어왔다.
『The Short Game Bible – Dave Pelz』
머리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스코어를 낮추는 비법이 숨어 있는 책이다.”
그 문장을 보는 순간,
나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내가 찾던 책이 여기에 있었구나.”
이런 문장도 책의 머리글에 있었다.
“나의 의도는 골퍼들로 하여금 스코어링 게임을 향상시키고,
더 나은 골퍼가 되며, 게임을 보다 많이 즐길 수 있도록 돕는 데에 있다.”
그 문장을 읽으며 나는 생각했다.
“그래, 열심히 노력해도 얻지 못하던 Low 핸디캡의 방법은
모든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예쁘고 멋진 스윙이 아닐 수 있고,
예쁜 스윙이 아닌 다른 해법,
즉, 이 책이 제시할 낮은 스코어링의 그 해법은,
앞으로 내가 골프를 진정 즐길 수 있게
행복함을 안겨줄지도 모르겠다."
골프를 10년 넘게 쳐왔지만,
왜 나의 스코어가 안정적이지 못한 지에 대한 정확한 원인을 알 수가 없었다. 그저 “오늘은 감이 좋았다”, “다음엔 더 집중해야지” 같은 말로 넘겼다.
결국 계속 감으로 쳤고, 결과가 그렇게 나쁘면
“또, 감이 나빴던 날이너”라고만했다.
그즈음, 정말 성실하게 연습하는 형님이 있었다.
매일 퇴근 후 ‘닭장’(실외 연습장)으로 향해
60분 중 드라이버 30분, 아이언 30분(웨지는 빼고) 연습하며, 한겨울에도 땀으로 범벅이 되는 분이었다.
그의 공은 대부분 곧게 날아갔고, 타구음은 시원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형님의 스코어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는 점점 더 확신하게 되었다.
“오직 스윙만으로는 스코어가 바뀌지 않는다.”
그런 내 생각은 이 책의 첫 페이지 위 첫 그림과 궤를 같이 했다. 예쁘고 멋진 스윙은 스코어링과 깊은 관련이 없었다.
펠츠는 골프를 다섯 가지 게임으로 나눴다 —
멘탈, 파워, 숏게임, 퍼팅, 그리고 매니지먼트.
그 그림을 보는 순간, 머릿속이 정리됐다.
“나는 지금까지 다섯 가지 중 오직 스윙 즉, ‘파워 게임’ 하나에만 매달리고 있었구나.”
그동안의 연습은 드라이버 비거리와 아이언 타격감에만 쏠려 있었다. 하지만 펠츠는 말한다.
진짜 스코어를 만드는 건 숏게임과 퍼팅, 이 두 가지였다.
이 그림 한 장은 나의 골프가 지향하고자 했던 방향,
즉, 남들과 다른 나의 시선과 접근법을 지지해주는 근거가 되어 주었다.
라운드가 끝나고 스코어카드를 가만히 들여다봤다.
18홀 중엔 버디도 있었고, 보기로 막은 홀도 있었다.
그런데 이상했다.
버디를 한 날도, 최종 스코어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래서 그날의 라운드를 처음부터 다시 복기해 봤다.
그리고 명확하게 깨달았다.
“스코어를 바꾸는 건 버디가 아니라, 더블과 트리플이었다.”
골프는 잘하면 점수를 얻는 득점(得點)게임이 아니라,
한 번의 실수로 무너지는 벌점(罰點)게임이었다.
즉, ‘한두 번의 좋은 샷’보다
‘단 한 번의 큰 실수를 줄이는 것’이 훨씬 중요했다.
그래서 나는 버디 한 홀보다
트리플을 기록한 홀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
“그 홀에서 왜 트리플을 했을까?”
“티샷이 문제였을까, 아니면 무리한 선택이었을까?”
그 질문이 내 골프를 바꾸기 시작했다.
스코어를 낮추는 핵심은 ‘더 잘 치는 법’이 아니라,
‘못 치지 않는 방법’을 찾는 것이었다.
그 무렵, 유튜브에서 **‘제주촌놈’**의 영상을 보게 되었다.
제목은 〈따블, 트리플 방지기술 “배제” 아세요?〉
https://youtu.be/m1n91GV9070?si=1CbaiD7jZt0ABmWK
“골프는 잘 치는 법을 찾는 게 아니라,
위험을 피하는 법을 배우는 게임이다.”
생각해 보면, 내 트리플보기의 대부분은
‘공을 잘 보내려는 욕심’이 아니라
‘리스크를 무시한 선택’ 때문이었다.
그날 이후 나는 무엇을 할지보다, 무엇을 하지 않을지를 먼저 생각했다. 공대식으로 말하자면,
“최적화는 더하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선택을 빼는 일이다.”
그게 바로 내가 찾던 스코어링의 해법이었다.
그 이후 나는 예전처럼 스윙 폼을 고치는 데 집착하지 않았다. 라운드 중 한두 번의 멋진 샷보다
불필요한 위험을 배제하고, 일관된 선택을 유지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골프는 감각의 스포츠지만,
**결국 감각을 통제하는 건 사고(思考)**다.
그래서 나는 감이 아닌 판단으로,
매 라운드의 변수를 줄이는 연습을 꾸준히 이어갔다.
그 결과, 4년 전 90대 언저리에 머물던 내 스코어는
지금은 80 중반대로 떨어졌다.
숏게임 바이블을 읽으며 시작된 그 변화는,
결국 ‘예쁜 스윙’이 아닌
‘생각하는 골프’로의 전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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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스윙을 말할 때,
나는 스코어를 고민했다.
그리고 그 답은 ‘예쁜 스윙’이 아니라,
‘위험을 줄이는 선택’ 속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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