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보라 구름 기린 Dec 29. 2020

사소한 일

킬링타임

몇 가지 일들로 보통 시간을 죽인다.

신경 써서 식사를 만들거나
TV를 틀어놓고 독한 술을 열어 마시고,
쌓인 집안일을 치운다.

준비과정에서 잠깐 흥이 나거나
때로 스치는 장면에서 실소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마음에 가시지 않은 묵직함과 함께다.

수저를 들고 식사를 시작하거나
술잔을 비우는 시간, 대부분의 상영시간 중에는
그렇게 흥이 나거나 웃는 일이 많지 않다.

천장 등은 너무 눈이 부시고
등을 끈 채 밤하늘에 의지하기엔 우울해서
퇴근길에 매장가가 인터넷보다 비싼 무드등을 샀다.
둘의 가격 차이는 며칠 밤 우울하고 싶지 않은 대가였다.

인터넷 쇼핑몰에 같은 제품보다 만원 넘게 비싼 가격이
억울해서 점포 사장님을 붙잡고 쿠폰 사용을 귀찮게
찾아냈다. 이걸 보면 그래도 생을 놓고 싶지는 않은 듯하다.

등을 켜놓고 침대맡에서 보이는 흐린 밤하늘,
그래도 커튼을 젖혀놓고 까만 하늘을 보고 있으면
조금 편안해진다.

이별의 일상.





https://youtu.be/c_t3 AgVjMEU


작가의 이전글 늦은 숙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