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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제영 Apr 11. 2022

문제 해결 능력과 행복

몇 달 동안 무척 바빴다.

하루 종일 여러 일을 처리하다 보니 사소한(?) 일에는 크게 신경 쓰지 못했다.


언제가부터 사용하던 PC가 소음을 내기 시작했다.

PC 내부의 냉각 팬이 돌기 시작하면 떨리는 소리가 났다.

무척 거슬렸지만 일에 집중해야 해서 참고 넘어갔다.

너무 거슬리면 가끔 PC를 가볍게 손으로 쳐주었고 소리가 일시적으로 멈추기도 했다.

일 처리가 우선이어서 몇 달간 그렇게 지냈다.

그리고 이 문제는 의뢰받은 일을 끝내고 나서야 해결할 수 있었다.


필자는 조립 PC를 사용하고 있다.

PC 케이스는 14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쓸만하다.

간혹 PC 케이스 옆 판을 열어야 하는 경우가 있다.

부품을 확인 혹은 교환하거나 메모리 혹은 디스크를 새롭게 설치할 때이다.

그런데 옆 판을 열고 작업한 후 다시 케이스의 옆 판을 닫을 때에는 쉽게 닫히지 않는다.

(물론 열 때에도 힘이 들지만 닫을 때가 더 힘들다.)

즉 힘을 줘서 옆 판을 억지로 끼워주어야 한다.


문제의 해결은 PC 케이스의 옆 판을 우연히 보게 되면서 시작되었다.

옆 판의 일부가 1~2mm 정도 살짝 벌어져 있었다.

그제야 문제의 원인을 짐작할 수 있었다.

몇 달 전 윈도우 11을 설치하느라 케이스의 옆판을 만졌는데 그때 제대로 닫지 않았던 것이었다.

그래서 다시 옆 판을 열고  정확히 꼭 끼도록 닫아 주었다.

문제 해결에 5분이 채 안 걸렸다.


우리 인생에서 이와 같은 맥락의 문제를 얼마나 안고 살아갈까?

위 사례는 단지 몇 달이지만 어떤 문제는 죽는 그 순간까지 계속 반복될 것이다.

위 사례는 그나마 불편한 정도였지만  자신의 건강을 해치거나 경제적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문제도 있을 것이다.


문제 해결 능력은 행복에 큰 영향을 끼친다.

그렇지만  현대 교육은 이를 제대로 다루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문제를 잘 보지 않는다.

( 잘 듣지 못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

그러니 문제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평생 수많은 문제를 등에 업고 살아간다.


학교에서는 지식의 습득(대부분은 암기에 의존)에 치중할 뿐 관찰 능력을 길러주지 못한다.

관찰 능력을 기르지 못하니 인지 능력 발달은 멈출 수밖에 없다.

인지 능력이 발달하지 못하니 문제를 이해할 수 없다.


삶의 비극은 관찰 능력의 부족함에서 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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